‘에너지 3법’ 산자위 소위 통과
‘사용후 핵연료’ 처분 근거 마련
원전, 계속 가동하게 제도 보완
고질적 전력망 부족 해소 기대
사용 후 핵연료 저장 문제를 해결하기 위한 ‘고준위 방폐장 특별법’, 송배전망이 없어 전기를 못 보내는 현실을 타개하기 위해 마련한 ‘전력망 특별법’, 민간 사업자들의 난립 문제를 해결할 근거를 마련한 ‘해상 풍력 특별법’ 등 이른바 ‘에너지 3법’이 17일 국회 산업통상자원중소벤처기업위원회 소위원회를 통과했다. 여야 합의로 소위를 통과하면서 이달 내 법사위와 본회의 통과까지 이뤄질 가능성이 높다.
수년째 표류 중이던 에너지 3법이 법안 소위를 통과하자 산업계에서는 고질적인 전력망 부족 문제 해결을 위한 기반이 마련됐다고 한목소리를 냈다. 인공지능(AI) 혁명으로 전력 수요는 급증하는데 정작 송배전망이 부족해 남아도는 재생에너지를 적시 적소에 공급하지 못하는 문제를 해소할 수 있기 때문이다.
18일 정부와 정치권에 따르면 에너지3법은 전날 국회 산업통상자원중소벤처기업위원회 소위원회를 통과했다. 여야 합의로 소위를 통과함에 따라 19일로 예정된 상임위는 물론 이달 내 법사위와 본회의 통과까지 이뤄질 가능성이 높아졌다.
이로써 원전을 가동하면서도 사용 후 핵연료 저장·처분 시설이 없는 현실을 두고 ‘화장실 없는 아파트’라는 비판이 커지며 발의됐던 고준위 특별법은 2016년 첫 논의된 후 9년만에 법 제정이 가시화됐다. 이에 따라 2030년 전남 영광 한빛 원전부터 사용 후 핵연료를 보관하는 원전 내 수조가 꽉 찰 것으로 예상되는 상황에서 법이 통과됨에 따라 임시·중간 저장 시설, 영구처분장 등의 건설에 탄력이 붙을 것으로 기대된다.
통상 ‘사용후핵연료’라 불리는 고준위 방사성폐기물은 현재 원전 내 습식저장시설에서 보관된다. 별도의 방폐장이 없기 때문이다. 문제는 2030년 한빛 원전을 시작으로 대부분 원전의 습식저장시설이 포화된다는 점이다. 고준위 방폐장 건설을 지금 당장 시작해도 2050년께나 완성할 수 있기 때문에 그 사이 고준위 방사성폐기물을 보관할 시설이 필요하다. 건식저장시설은 습식저장시설에서 더이상 감당할 수 없는 고준위 방사성폐기물을 보관하기 위해 원전 부지 내 설치되는 콘크리트 저장 시설이다.
야당은 건식 저장 용량을 원전 설계수명 기간에 맞춰야 한다고 입장이다. 원전의 최초 설계수명이 종료되면 저장 용량을 늘릴 수 없도록 해 사실상 ‘탈원전’ 기조에 발맞춰 시설을 만들자는 것이다. 반면 여당은 원전 운영 허가 기간의 발생 예측량으로 하자고 의견이다. 원전 연장 수명 가능성을 고려해 실제 필요한 용량을 확보하자는 이유에서다. 통과된 고준위방폐장법은 야당안을 중심으로 수용됐다.
고준위방폐장법에 앞서 소위를 통과한 ‘국가 기간 전력망 확충 특별법’은 정부가 송전선로 확충을 지원해 전력 생산에 속도를 내도록 돕는 내용이 핵심이다. 구체적으로는 국가기간전력망 관련 실시계획을 수립할 때 지방자치단체장이 60일 이내에 주민 의견을 수렴해서 회신하도록 했으나, 이 기간이 지나면 협의를 마친 것으로 간주하는 조항을 넣어 사업이 지연되는 상황을 방지했다.
또 기업의 지방 이전을 유도하고 수도권 전력 집중 문제를 해결하기 위해 생산된 전력은 생산지에서 우선 사용할 수 있도록 했다. 산업계의 RE100 (재생에너지 100% 사용) 흐름에 대비하기 위한 조항도 포함됐다. 탄소중립기본법에 따른 중장기 국가 온실가스 감축 목표를 고려해 국가기간전력망 확충 우선순위를 정할 수 있도록 했다.
아울러, 민간이 주도하던 사업을 정부 주도의 계획 입지 방식으로 바꾸는 내용의 해상풍력특별법도 의결됐다. 해상풍력특별법은 풍력 사업 인허가 절차를 간소화해 풍력발전 보급을 확대하면서 해양 공간의 공공성을 고려한 균형 있는 개발을 통해 탄소중립에 이바지하는 게 목적이다. 이를 위해 풍력발전 지구 내에서는 해상풍력 발전의 신속한 추진을 위해 필요하다고 인정되면 예비타당성조사를 면제할 수 있다.
석탄화력발전소를 운영하는 공공기관이 해상풍력사업으로 전환할 경우 사업자 선정에서 우대할 수 있는 조항도 포함됐다. 탄소중립 흐름에 맞춰 석탄화력사업자들의 ‘에너지 전환’을 장려하자는 취지다. 기존의 인허가를 받은 해상풍력사업자는 기존 법률에 따라 사업을 그대로 영위하거나, 특별법상 해상풍력 발전지구에 편입돼 혜택을 얻는 방안 사이에서 선택할 수 있도록 했다. 배문숙 기자
oskymoon@heraldcorp.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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