권성동 “무례한 공개 질의 답할 가치도 없어”
이재명 대표 ‘상속세 공개토론’ 제안에 선그어
與 내부, 경제 이슈서도 주도권 뺏길까 우려도
“‘좌파 안된다’가 아니라 ‘우파여야 한다’ 해야”
[헤럴드경제=주소현 기자] 더불어민주당이 상속세 개편 이슈도 주도적으로 흔들면서 국민의힘이 난감한 상황에 처했다. 이재명 민주당 대표는 23일 “뒤에서 거짓말 하지 말고 정말 떳떳하고 당당하다면 공개토론 하자“며 ”초부자 감세에 아직도 미련을 가지고 있다니, 초부자 감세할 여력 있으면 근로소득세 억울하게 늘어난 거부터 정상화하자“고 목소리를 높였다.
국민의힘 내부에선 민주당이 각종 현안을 주도하면서 논의를 이끌고 가는 것에 대해 의식하는 모습이다. 특히 그동안 국민의힘이 친기업과 시장경제 의제를 선도해왔는데 자칫 경제 정책과 관련해서도 민주당에 밀릴 수 있다는 위기감까지 감지된다.
권성동 국민의힘 원내대표는 이날 오후 기자간담회에서 “인생 자체가 사기고 인생 자체가 범죄인 이 대표의 무례한 공개 질의에 직접 답할 일고의 가치도 없다”며 “이 대표가 공당 대표인 만큼 상대 당에 대해서 좀 기본적인 예의와 품격을 갖추길 권고한다”고 강하게 비판했다. 이 대표가 상속세 관련 공개 토론을 제안한 것에 대한 답변이었다.
여야는 상속세법을 개정해야 한다는 데에는 공감대를 모았지만, 최고세율 인하와 자녀공제액 상향에서 이견을 보이고 있다.
국민의힘은 ‘가업 승계 부담 완화’를 이유로 상속세 최고세율 인하를 강조하고 있다. 우리나라 상속세 최고세율은 50%로 경제협력개발기구(OECD)에서 회원국 평균 상속세 최고세율 26%의 두배 수준이다. 이에 국민의힘과 정부는 상속세 최고세율을 50%에서 40%로 낮추고, 자녀공제 금액을 현행 5000만원에서 5억원으로 확대하는 내용의 상속세법 개정을 지난해 추진했으나 민주당의 반대로 무산됐다.
반면 민주당은 최고세율 인하가 ‘초부자 감세’라며 비판하는 대신 상속세 공제액을 현행 10억원에서 18억원으로 상향하는 개정안을 추진하고 있다. 상속세 일괄 공제액을 5억원에서 8억원으로, 배우자 공제액을 현행 5억원에서 10억원으로 늘리자는 것이다. 정치권에서는 조기 대선을 앞두고 민주당이 중산층의 표심을 겨냥한 상속세법을 내놨다는 해석이 우세하다.
민주당이 내놓은 상속세 개편안에 대해 국민의힘은 ‘대국민 사기극’이자 ‘갈라치기’라고 맞서고 있다. 이종배 국민의힘 부대변인은 이날 논평을 통해 “상속세 인하에 민주당 의원들까지 심정적으로 찬성할 정도”라며 “그런데도 이재명 대표는 초부자감세 운운하며 국민을 기만하고 있다”고 했다. 또 “이재명 대표가 최근 느닷 없이 ‘경제 성장을 외치다’가 인제 와서는 또 기업을 못 살게 하는 ‘천억 자산가 상속세’ 운운하는 것은 언어도단이며 대국민 사기극”이라고 했다.
하지만 국민의힘 내부에선 최근 ‘중도보수정당’이라고 강조하며 중도층을 향해 목소리를 높이고 있는 민주당에 경제 정책에서도 주도권을 뺏길까 우려하는 목소리가 나온다. 당의 자체적인 비전을 더 선명하게 제시해야 하는데 ‘민주당은 안 된다’는 점만 강조되면서 되레 더 뒷걸음질 치는 상황이 됐다는 지적이다.
지난 20일 국회 의원회관에서 열린 국민의힘 전략기획특별위원회 2차 세미나 박은식 국민의힘 광주 동남을 당협위원장은 “‘좌파는 안 된다’가 아니라 ‘우파여야 한다’고 해야 한다”며 “나라를 부강하게 할 의제가 있다고 해야 한다”고 지적했다. 또 “25만원을 그냥 나눠주겠다는 (민주당의) 포퓰리즘에 맞서 비용을 줄이는 의제를 강하게 내세워야 한다”며 상속세 개편안을 비롯해 적자 병원 통폐합, 행정수도 이전, 부실 대학 정리 등의 현안을 예시로 들었다.
일각에서는 이 대표의 ‘우클릭’으로 향후 조기 대선 레이스에서 국민의힘에 유리한 지점을 점할 수 있다는 분석도 나온다. 경제 정책이라는 국민의힘의 ‘전장’에 민주당이 스스로 들어왔다는 이유에서다.
한 국민의힘 지도부 의원은 “이 대표가 ‘중도보수’를 이야기하는 건 고마운 일”이라며 “오히려 대응하기 쉽다”고 봤다. 또한 “이 대표에 대한 비판을 계속 이어가야 하는 상황에서 빌미를 계속 생기는 것”이라며 “민주당 지지층의 핵심 기반인 호남에서 (중도보수를 내세울수록) 인정받지 못할 것”이라고도 말했다.
addressh@heraldcorp.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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