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U(유럽연합) 집행위원회는 오는 2029년까지 향후 5년간의 정책 추진 방향을 담은 ‘경쟁력 나침반’ 이니셔티브를 지난달 발표했다.
미국·중국 등 주요 경제국들과의 생산성·성장률 격차를 줄이기 위해 EU 경쟁력을 강화해야 한다는 인식 하에 3대 핵심 과제로 ▷혁신 격차 해소 ▷탈탄소화 및 경쟁력 강화 ▷역외 의존도 축소 및 경제 안보 강화를 정했다. 지난 20년간 동안 유럽의 산업 경쟁력이 계속 감퇴했음을 인정하고 혁신 격차 해소를 주요 과제로 삼은 것으로 분석된다.
내용을 보면 우선 혁신 촉진을 위해 EU 집행위는 내년 1분기까지 혁신법을 제안해서 혁신기업이 EU 연구·기술 인프라와 공공자금으로 지원한 프로젝트에서 창출된 지적 자산에 접근할 수 있게 하고, 신규 아이디어의 개발과 테스트를 활성화할 계획이다.
또한, 기업법·노동법·파산법 등의 분야에서 EU 차원의 단일한 법적 체계를 마련해서 EU 여러 회원국에서 활동하는 기업의 사업 환경을 개선할 예정이다. 올해 2월 26일에는 중소기업보다 크면서 대기업보다 작은 소규모 중견기업을 별도로 정의하고, 이들을 위한 규제 완화 혜택을 제안하겠다고 밝혔다. 이외에도 인공지능(AI)을 비롯해 양자 기술, 생명과학, 첨단소재, 우주 분야에 대한 촉진 계획도 발표했다.
다음으로, 청정 경제를 경쟁력 강화를 위한 주요 원동력 중 하나로 보고 탈탄소화 노력을 이어갈 방침이다. 이달 26일에는 역내 청정기술산업 투자를 장려하여 탈탄소화와 성장을 동시에 달성하겠다는 ‘청정산업딜’을 발표할 예정이다. EU 내 가계와 산업계가 저가의 에너지에 접근할 수 있도록 보장하는 에너지 실행 계획 발표도 예정됐다. 이를 통해 2026년 말까지는 순환경제법을 제안해서 재활용 처리에 대한 투자를 활성화하고, 원재료 활용도를 높일 계획이다.
마지막으로 EU 집행부는 역외국 의존도를 경감하고, 경제 안보 강화를 위한 조치 중 하나로 2026년에 공공조달지침을 개정해서 전략산업과 관련된 공공조달 시 유럽산 제품에 우선권을 부여하는 방안을 추진하겠다고 밝혔다.
한편, EU는 이러한 과제들을 추진하기 위한 실행 계획의 일환으로 소기업을 위한 탄소국경조정제도(CBAM) 간소화 등 규제 간소화도 추진할 예정이다.
26일 ESG(환경·사회·거버넌스) 옴니버스 법안을 발표해서 기업 부담 완화를 위해 공급망실사지침, 기업 지속가능성 보고지침, ‘EU 택소노미’ 규정 등 EU의 ESG 관련 규제를 조정하겠다고 밝혔으며, 궁극적으로 기업의 보고 의무를 최소 25% 감축하겠다는 계획이다.
아울러 EU는 2월 말에 발표 예정인 청정산업딜과 ESG 옴니버스 법안 등을 통해 탈탄소화를 달성하면서 경제 성장을 이룰 방안을 구체화할 계획이다.
저비용의 에너지를 보장하기 위한 실행 계획을 통해 높은 에너지 가격이 유럽 제조사의 성장 걸림돌이 되어온 상황을 효과적으로 개선할 수 있을지 귀추가 주목된다. 트럼프 미국 신정부의 관세전쟁과 지정학적 불안정이 해소되지 않은 상황에서 EU가 제조업 경기 침체를 타개하고, 성장 국면으로 돌아설 수 있을지 지켜봐야 할 것이다.
양인혜 코트라 브뤼셀무역관 과장
bigroot@heraldcorp.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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