박승진 하나증권 해외주식분석실장 인터뷰

“美 증시, 4월 불확실성 고점 지나 하반기 반등 예상”

“엔비디아는 증명해야 하는 시기…사이버보안 틈새시장 주목”

“해외의존도 낮고 자국 경쟁력 높은 中, 올해 여전히 좋다”

박승진 하나증권 해외주식분석실장이 지난 26일 헤럴드경제와 인터뷰를 하고 있다. [하나증권 제공]
박승진 하나증권 해외주식분석실장이 지난 26일 헤럴드경제와 인터뷰를 하고 있다. [하나증권 제공]

[헤럴드경제=김민지 기자] “4월 2일 상호 관세 발표와 함께 미국 증시는 정책 불확실성에 대한 정점을 통과하게 될 겁니다. 조정 후 2분기 이후부터 시장은 반등, 낙폭이 컸던 기술주를 바탕으로 단기적인 상승을 할 것으로 예상합니다.”

미국 도널드 트럼프 행정부의 관세 위협으로 뉴욕증시가 다시 흔들리자 투자자들은 연일 피로감을 호소하고 있다. 시장의 불확실성이 적지 않은 타격을 주고 있는 것이다. 더군다나 지난해 개미들의 전폭적인 지지를 받았던 미장인 만큼 미장 대세론도 탄력을 잃고 있다.

하지만 오랜 시간 미국 증시를 연구해 온 박승진 하나증권 해외주식분석실장은 지난 26일 서울 여의도 하나증권 본사에서 진행한 헤럴드경제와의 인터뷰에서 다시 돌아올 뉴욕증시를 전망했다.

“트럼프, 전형적인 비즈니스맨…미장, 4월 불확실성 고점 지나 하반기 반등 예상”

박승진 실장은 결국 트럼프 대통령의 목표는 미국 경제 우위의 상황과 정치적 기반을 유지하는 데 놓여있다고 봤다.

그는 “트럼프 대통령이 협상 우위를 점하고자 경제 부담을 크게 신경 쓰지 않는 듯한 정책 기조를 내세우며 글로벌 무역 분쟁이 감세와 규제 완화보다 먼저 부각된 가운데, 미국의 경제 성장 전망이 훼손됐다”고 분석했다. 실제로 대형 성장주들이 뒷받침하던 뉴욕증시 3대지수도 고점 대비 하락, 매그니피센트7(M7)의 수익률은 올해 들어 모두 하락세로 돌아서기도 했다.

박 실장은 “그러나, 결국 예측 가능한 방향으로 가게 될 것”이라고 봤다. 트럼프 대통령의 우선순위는 미국의 경제 증진에 있기 때문이다. 다만 그는 4월 이후에 조정될 것으로 전망했다. 특히 스탠더드앤드푸어스(S&P500)의 경우, 2월 고점 수준에서 크게 상승하기보다 ‘5% 내외’에서 그칠 것이라고 분석했다. 2022년 10월부터 강세장을 2년 넘게 이어왔기 때문이다.

박 실장은 “탄력 둔화 가능성은 존재하나 현 레벨에서의 트레이딩 기회는 분명 존재한다”며 단기 대응은 낙폭이 컸던 기술주를 보는 걸 추천하면서도 리쇼어링(해외 생산 국내 복귀) 정책을 강하게 펼치는 트럼프 특성상 산업재 또한 주목할 부분이라고 했다.

아울러 “기술주와 산업재는 통상 경기가 돌아오는 상황에서 지수를 이끄는 종목이기에 결국 제자리를 찾아갈 것”이라고 내다봤다.

단, 기술주들은 단기 반등 이후에 작년과 재작년처럼 강한 모멘텀을 가져오기는 어렵다고 판단했다. 이미 고점을 형성한 이유에서다.

“엔비디아는 증명해야 하는 시기…사이버보안 등 틈새시장 노려라”

박 실장은 여전히 서학개미(미국 주식 개인 투자자)들의 관심이 높은 ‘엔비디아’는 “증명해야 하는 시기에 놓여있다”고 말했다.

인공지능(AI) 산업에 대한 관심이 본격화되기 시작한 2023년 이후 엔비디아에 대한 눈높이는 꾸준히 상향 조정됐기 때문이다. 그에 따르면 엔비디아는 반복된 서프라이즈로 인해 기대 효과가 이미 높게 구축됐고, 높아진 눈높이에 더해 저가 모델에 대한 불안감도 형성되어 있기 때문에 서프라이즈의 난이도가 더욱 올라간 상황이다.

그가 언급한 저가 모델은 단연 중국의 ‘딥시크’다. 1월 말 등장한 딥시크의 존재는 과거 평균 레벨을 크게 상회한 미국증시의 밸류에이션 부담을 부각하는 요인으로 작용했다.

박 실장은 그러면서 AI와 양자컴퓨터 등이 대세인 시장에서 틈새로 AI 소프트웨어, 그중에서도 사이버 보안 관련주에 파고 들어야 한다고 말했다.

그는 “크라우드스트라이크, 팔로알토 등 사이버 보안 관련 기업은 AI 실적과 전망이 올라갈 때 같이 오르고, 조정도 같이 받는 산업”이라며 “(사이버 보안기업은) 주인공에게 가려져 있는 조연같은 느낌이지만 결국 AI 산업과 같이 가는 구조로, 사이버 보안 관련 상장지수펀드(ETF)도 긍정적으로 살펴봐도 괜찮을 것”이라고 덧붙였다.

“해외의존도 높은 美 대비 자국 경쟁력 높은 中, 올해 여전히 좋다”

박 실장은 미국의 관세 위협에 “해외 의존도가 고스란히 드러나는 한계를 보여준 것”이라고 지적했다. 그러면서 상대적으로 낮은 해외 의존도를 지닌 ‘중국’에 주목했다.

그는 “중국은 자국 내 밸류체인 구축이 충분히 가능하다”면서 규제에서 지원으로 바뀐 중국 당국의 기조도 강조했다. 올해 들어 중국에서는 적극적인 내수 부양책이 지속적으로 나오고 있다.

박 실장은 중국 시장에서 AI 소프트웨어 관련 대형 테크주인 ▷알리바바(AI 모델/클라우드) ▷텐센트(AI 모델/클라우드) ▷바이두(AI 모델/클라우드/로보택시)와, AI 하드웨어 관련 반도체 기업인 ▷북방화창(반도체 전공정 장비 국산화 수혜) ▷호라이즌 로보틱스(자율주행 반도체 설계) ▷허사이테크(라이다 선두기업)의 전망을 밝게 봤다.

그러면서 테크 기업의 모멘텀은 더 이어질 것이라고 말했다. 아울러 팬데믹 이후 눌려있던 소비 모멘텀의 회복도 함께 볼 만한 요소라고 짚었다.

하나증권, 리서치 센터 내 해외주식분석실 신설해 美·中 적극 대응

한편, 하나증권은 올해 초 늘어나는 해외주식 수요에 전문적으로 대응하고자 리서치 센터 내 해외주식분석실을 신설했다.

해외주식분석실의 수장을 맡은 박승진 실장은 “하나증권 리서치센터의 해외주식분석실은 역사적 추세를 통해 의미 있는 증명이 가능한 미국 주식시장이나, 정책 변화 가운데 가격 매력까지 부각되는 중국 주식시장, 빠른 속도로 성장하고 있는 국내외 ETF 종목들을 폭넓게 커버 가능한 애널리스트들로 구성된 조직”이라며 “특정 지역이나 방향성에 편향되지 않는 다양한 투자전략을 제시할 예정”이라고 의지를 피력했다.


als@heraldcorp.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