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승연(왼쪽) 한화그룹 회장. [한화, 게티이미지뱅크]
김승연(왼쪽) 한화그룹 회장. [한화, 게티이미지뱅크]

[헤럴드경제=신동윤 기자] 김승연 한화그룹 회장이 세 아들에게 그룹 지주사인 ㈜한화 지분을 증여하면서 한화를 비롯해 그룹주 주가가 일제히 ‘불기둥’을 그리고 있다. 증권가에선 승계와 관련한 ‘불확실성 해소’란 호재 덕분에 ㈜한화 주가에 대한 눈높이를 올려 잡는다는 분석도 이어졌다.

1일 한국거래소에 따르면 이날 오전 10시 31분 현재 ㈜한화 주가는 전 거래일 대비 9.16% 오른 4만4700원을 기록 중이다. 장중 ㈜한화 주가는 전날 종가보다 14.63% 오른 4만7800원까지 치솟기도 했다.

지주사인 ㈜한화 이외에도 그룹사 주요 종목들이 모두 강세를 보이고 있다. 한화에어로스페이스(5.26%), 한화오션(3.73%), 한화솔루션(2.93%), 한화시스템(5.84%), 한화비전(0.18%) 등의 주가도 우상향 곡선을 그리고 있다.

전날 장 마감 후 한화는 김 회장이 보유한 ㈜한화 지분 22.65%의 절반인 11.32%를 세 아들에게 증여했다고 31일 공시했다. 증여 지분은 김동관 부회장 4.86%, 김동원 사장 3.23%, 김동선 부사장 3.23%씩이다.

증여 후 그룹 지주사격인 ㈜한화의 지분율은 한화에너지 22.16%, 김 회장 11.33%, 김동관 부회장 9.77%, 김동원 사장 5.37%, 김동선 부사장 5.37% 등이 된다.

김승연(왼쪽부터) 한화그룹 회장, 김동관 한화그룹 부회장, 김동원 한화생명 사장, 김동선 한화갤러리아 부사장. [한화]
김승연(왼쪽부터) 한화그룹 회장, 김동관 한화그룹 부회장, 김동원 한화생명 사장, 김동선 한화갤러리아 부사장. [한화]

세 아들은 한화에너지의 지분 100%를 가진 상태라 이번 지분 증여로 세 아들의 ㈜한화 지분율은 42.67%가 돼 경영권 승계가 완료된다.

김 회장은 경영권 승계와 관련한 불필요한 오해를 해소하고, 한화그룹이 본연의 사업에 집중하도록 하기 위해 지분 증여를 결정했다고 한화그룹은 설명했다.

앞서 발표된 한화에어로스페이스의 유상증자와 한화오션 지분 인수가 승계와 연관됐다는 오해를 해소하기 위한 차원이다. 아울러 지배구조의 불확실성을 제거하고 책임경영을 더욱 강화해 주주가치를 극대화하는 차원도 있다고 한화그룹은 전했다.

한화그룹은 “한화에어로스페이스는 유럽 방산 블록화, 경쟁 방산업체들의 견제 등에 대응하기 위해 생존전략으로 유상증자를 결정했다”며 “한화에어로스페이스의 한화오션 지분 인수 역시 승계와 무관하고, 두 회사의 글로벌 육해공 방산 패키지 영업을 위한 전략적 조치였다”고 밝혔다.

이어 “이번 지분 증여에 따른 승계 완료로 ‘㈜한화-한화에너지 합병을 위해 ㈜한화의 기업가치를 낮춘다’는 오해가 바로잡히고, 주주가치 훼손에 대한 의구심도 해소될 것”이라고 덧붙였다.

증권가에서도 불확실성 해소 측면에 높은 점수를 주는 분위기다.

이날 SK증권은 김승연 회장이 지분 증여를 결정하면서 승계 관련 주가 불확실성이 해소됐다며 한화의 목표주가를 4만4000원에서 5만4000원으로 올렸다.

최관순 연구원은 그간 “김 회장의 세 아들이 100% 보유하고 있는 한화에너지가 상장을 준비하면서 한화 주가에 대한 우려가 있었다”며 “한화에너지 상장 이후 한화와의 합병을 통한 그룹 승계가 유력하게 거론됐는데 이때 한화에너지 주가가 높고 한화 주가가 낮을수록 합병 비율 측면에서 김승연 회장의 세 아들에게 유리하기 때문”이라고 설명했다.

이어 “따라서 이번 지분 증여로 한화에너지 상장 이후 한화 주가 하락에 대한 우려는 크게 감소했다”며 “또한 증여세에 대한 과세 기준 가격은 한화 주가가 4만원대에 안착한 3월부터 계산되기 때문에 중장기적인 한화 주가 상승을 경영진 측에서 예상했다는 반증도 될 수 있다”고 분석했다.

대신증권도 한화 목표주가로 6만원을 제시했다. 지분 증여 결정으로 시장의 오해와 억측이 불식될 것이란 전망이다. 이 증권사 양지환 연구원은 “한화에어로스페이스의 갑작스러운 유상증자 발표 이후 한화의 재원 마련 방식과 기업가치 훼손에 대한 우려가 부각됐다”면서 “이번 증여 결정으로 한화는 승계와 관련해 변칙적인 방법을 동원하지 않을 것이라는 의지를 시장에 표명했다”고 평가했다. 이어 “할인 요인이 축소되며 지분 및 영업가치를 재평가받을 수 있을 것”이라고 봤다.


realbighead@heraldcorp.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