공직선거법 위반 혐의

1심 무죄→2심 당선무효형

대법, 당선무효형 확정

홍남표 창원시장. [사진=임순택 기자]
홍남표 창원시장. [사진=임순택 기자]

[헤럴드경제=안세연 기자] 당내경선 경쟁자에게 불출마를 대가로 경제특보 자리를 제안한 혐의를 받은 홍남표 창원시장에게 당선무효형이 확정됐다. 앞서 1심에선 무죄였으나 2심에 이어 대법원도 혐의를 유죄로 인정했다.

대법원 3부(주심 대법관 이숙연)는 3일 오전 공직선거법 위반 혐의를 받은 홍 시장에 대해 이같이 판시했다. 대법원은 징역 6개월에 집행유예 1년을 선고한 원심(2심) 판결이 정당하다며 확정했다. 공직선거법 위반으로 100만원 이상의 벌금형이 확정되면 직을 잃고, 당선이 무효가 된다.

홍 시장은 2022년 6·1 지방선거 때 당내 출마자로 거론되던 경쟁 후보에게 불출마의 대가로 공직을 제공하기로 한 혐의(공직선거법 위반)로 재판에 넘겨졌다. 당시 여론조사 기관의 설문조사에서 홍 시장은 3위와, 1위, 2위 등을 기록하는 등 변동이 심했다. 1위를 했을 때도 2위 후보자와 1.5% 차이에 불과했다.

홍 시장의 단독 범행이 아니었다. 선거캠프 관계자 A씨가 적극적으로 범행에 나선 것으로 조사됐다. 검찰에 따르면 A씨는 2022년 3~4월께 경쟁후보 B씨를 수차례 만나 “경제특보는 보장하고, 열심히 하면 부시장도 될 수 있다”며 “당내 경선에 출마하지 말고 홍 시장의 선거캠프에 합류하자”고 제안했다.

B씨는 실제 당내 경선에 출마하지 않았다. 홍 시장은 당내 경선을 거쳐 국민의힘 창원시장 후보로 확정됐고, 이후 지방선거에서 60%에 가까운 득표율로 더불어민주당 허성무 후보를 제치고 당선됐다.

사건은 홍 시장 당선 후 발생했다. B씨는 “홍 시장이 약속을 지키지 않았다”며 검찰에 고발했다. 재판 과정에서 본인의 범죄를 자백하며 선거과정에서 비리가 있었다고 폭로했다.

1심은 홍 시장에게 무죄를 선고했다. A씨와 B씨의 혐의만 유죄를 인정해 각각 징역 6개월에 집행유예 1년, 징역 4개월에 집행유예 1년을 선고했다.

1심 재판부도 선거 비리가 있었던 것 자체는 인정했다. 단, 홍 시장이 이를 알고 범행에 공모한 점이 증명되지 않았다며 A씨와 B씨만 처벌했다.

1심을 맡은 창원지법 형사4부(부장 장유진)는 지난해 2월 “A씨가 B씨에게 경제특보 자리를 제안하고 홍 시장이 동의한 것은 아닌지 강한 의심이 들기는 한다”면서도 홍 시장에게 무죄를 선고했다.

1심 재판부는 “B씨 입장에선 A씨의 말이 곧 홍 시장의 말이라고 믿었을 것으로 보이지만 홍 시장이 B씨 거취에 관해 얘기를 나눈 직접적인 증거가 발견되지 않는다”며 “검찰이 제출한 증거만으로는 합리적 의심의 여지 없이 공소사실이 입증됐다고 보기 어렵다”고 밝혔다.

이어 “당시 홍 시장은 선거에 처음 참여한 정치 신인이었다”며 “이런 사정을 고려하면 홍 시장이 선거캠프 내 선거대책위원들에게 큰 영향력을 행사하지 못하는 상황에서 A씨 등이 후보자의 당선만을 목표로 홍 시장에게 제대로 보고하지 않고 독자적으로 행동했을 가능성도 배제할 수 없다”고 했다.

2심에선 유죄로 판결이 뒤집혔다. 2심을 맡은 부산고법 창원재판부 형사1부(부장 민달기)는 지난해 12월, 홍 시장에 대한 무죄 판결을 깨고, 징역 6개월에 집행유예 1년을 선고했다. A씨, B씨에 대한 징역형의 집행유예 판결은 그대로 유지했다.

2심 재판부는 “셋(홍 시장·A씨·B씨)은 2022년 4월 한 식당에서 만났는데, 이 자리에서 A씨가 B씨에게 ‘경제특보는 보장하고 열심히 하면 그 이상도 가능하다’고 말한 사실이 인정된다”고 했다. 이어 “당시 홍 시장은 ‘응’이라고 답하며 고개를 끄덕였으므로 경제특보 자리 제안의 진정성이 있다”고 판시했다.

이어 “A씨가 홍 시장과 상의 없이 한 말이었다면 당선 후 홍 시장이 B씨를 5차례나 직접 만날 이유도 없었을 것”이라며 “당시 만남은 A씨·B씨 사이에 조율이 끝난 상황에서 결정권자인 홍 시장 의사를 확인하기 위한 자리로 해석하는 게 타당하다”고 밝혔다.

앞서 1심은 당시 자리 분위기가 화기애애했다는 것을 근거로 경제특보 자리 제안이 진지했다고 보기 어렵다고 했지만 2심은 반대로 판단했다. 2심은 “분위기가 화기애애했다는 것은 오히려 이야기가 잘 이어졌다는 것으로 해석하는 게 타당하다”고 밝혔다.

2심은 당선무효형을 선고하며 양형의 배경으로 “선거의 공정성과 국민의 신뢰를 심각하게 훼손해 죄책이 결코 가볍지 않다”며 “그런데도 범행을 부인하며 책임을 A씨, B씨에게 돌리고 있다”고 지적했다.

2심 선고 직후 홍 시장은 취재진 앞에서 “굉장히 억울하다”며 “어떤 자리도 제안한 적이 없는데 B씨의 주장에 판결을 끼워서 맞춘 느낌이 든다”고 호소했다.

홍 시장은 2심 판결에 불복해 대법원에 상고했지만 대법원의 판단도 같았다. 대법원은 “원심(2심) 판결에 법리를 오해한 잘못이 없다”며 당선무효형을 확정했다. 동시에 A씨·B씨에 대한 징역형의 집행유예도 확정했다.


notstrong@heraldcorp.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