임대인에 30~50% 삭감 요청

부동산 펀드·리츠 등 잔존 계약 10년 이상도

채권신고 전 분위기 파악 목적, 투자자 난색

홈플러스가 3월 4일 신용등급 하락으로 인한 잠재적 자금이슈에 선제적으로 대응하기 위해 서울회생법원에 기업회생절차 개시를 신청했다고 밝혔다. 이날 오전 서울 강서구 홈플러스 본사 인근 신호등에 빨간색 불이 켜져 있다. 임세준 기자
홈플러스가 3월 4일 신용등급 하락으로 인한 잠재적 자금이슈에 선제적으로 대응하기 위해 서울회생법원에 기업회생절차 개시를 신청했다고 밝혔다. 이날 오전 서울 강서구 홈플러스 본사 인근 신호등에 빨간색 불이 켜져 있다. 임세준 기자

[헤럴드경제=심아란 기자] MBK파트너스가 홈플러스의 채권자 목록 제출을 앞두고 3조5000억원 규모 리스부채 줄이기에 돌입했다. 홈플러스 매장을 세일즈 앤 리스백(매각 후 재임대) 방식으로 인수한 운용사와 리츠에 임대료 삭감을 요청하며 임대인 동태 파악에 나섰다. 물론 투자자는 임대료 1%만 낮춰도 손실이 불가피해 MBK 요청에 난색을 보이는 분위기다.

8일 투자은행(IB) 업계에 따르면 홈플러스는 전일 리츠와 부동산 펀드 운용사에 임대료 삭감을 요청하는 공문을 발송했다. 홈플러스 매장을 편입한 사모펀드와 리츠에 50%, 공모펀드에는 30% 조정을 요청한 상태다. 현재 펀드와 리츠를 운용 중인 기관은 이지스자산운용, 유경PSG자산운용, 신한리츠운용, 하나대체투자자산운용 등 10곳 이상으로 파악된다.

MBK는 홈플러스의 잔여 임차 기간에 대한 임대료 삭감을 시도하고 있다. 운용사에 따라 임대차 계약 기간은 상이하다. 잔존 기간은 짧게 2년에서 길게 10년 이상 장기계약도 존재한다.

시장 관계자는 “홈플러스 임대차 계약을 기반으로 만들어진 부동산 상품인만큼 임대료 1%만 낮춰도 손실”이라며 “홈플러스의 요청은 과도한 수준이며 임대인들 입장을 확인하기 위한 절차로 보인다”라고 말했다.

MBK는 홈플러스의 최대 부담인 리스부채 조정이 절실한 상황이다. 작년 11월 기준 홈플러스의 리스부채는 3조5133억원, 1년 내 만기가 도래하는 규모는 1조원에 육박했다. 이는 홈플러스 매장을 매각한 후 재임차한 계약에 따라 예상한 전체 임차료를 현재가치로 환산한 금액이다. 다만 지난달 4일 회생절차를 개시한 이후부터 지급 시기가 도래한 리스료는 지급하지 않고 있다.

물론 채권 조사도 완료되지 않은 시점에 부동산 투자자들이 선제적으로 고통을 분담할 유인은 떨어질다는 평가다. 홈플러스는 오는 10일까지 서울회생법원에 채권자 목록을 제출해야 하며 채권 신고 마감일은 이달 24일이다. 채권 조사는 내달 8일까지 진행된다.

홈플러스는 유통업 본연의 경쟁력이 떨어진 만큼 이번 회생절차의 핵심은 자산가치 평가다. 핵심 자산은 감정가 4조7000억원이라 주장하는 부동산이다. 2조원에 육박하는 금융부채와 리스부채를 단순 합산해도 5조원을 훌쩍 넘어 일부 채권자는 손실이 예상되고 있다. 특히 부동산에 대한 선순위 권리는 최대 채권자인 메리츠증권 몫이다.

여기에 MBK는 홈플러스 상환전환우선주(RCPS)를 인수한 중순위투자자 국민연금도 고려해야 한다.작년 11월 말 기준 미지급 이자를 포함한 RCPS 잔액은 1조1226억원이다. 그나마 조정할 여지가 있는 리스부채를 줄여야 RCSP의 손실을 최소화할 수 있는 상황이다.

업계 관계자는 “홈플러스의 임대료 삭감 요구는 갑작스러운 상황이고 임대인이 당장 응답하진 않겠지만 최악의 시나리오로 가지 않게 협의를 이어갈 것으로 보인다”라고 말했다.


ars@heraldcorp.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