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재무구조가 악화된 삼성엔지니어링은 지난 2월 15일∼16일 증자 실권주를 일반공모해 경쟁률 2543대 1을 기록했다. 그러나 신주상장(2월 26일)을 사흘을 앞두고 주가하락에 베팅한 공매도 세력의 매매비중이 13.8%로 전날(6.8%)의 두 배로 치솟았다. 이 영향으로 2월 23일 1만 850원이던 삼성엔지니어링 주가는 이튿날 8% 빠진 9980원까지 밀렸다.
#.현대상선은 지난달 18일∼19일 이틀간 실시한 2억 8000만주에 대한 유상증자 일반공모에서 개인투자자가 약 400억원어치를 청약했다. 이후 약 1억 5000만주의 신주를 배정받은 채권단이 신주상장 이틀 전인 지난 3일부터 권리공매도를 통해 상당량의 주식을 내다 팔았다. 결국 지난달 18일 1만 2500원에서 지난 4일 유상증자 공모가(9530원)를 크게 밑도는 7100원까지 급락했다.
주식시장에서 재무구조개선 목적으로 증자를 결정한 부실기업들이 공매도 세력의 타깃이 되는 것은 어제 오늘의 일이 아니다. 이로인해 애꿎은 개미(개인투자자)들만 손실 위험에 노출되고 있다.
유상증자 신주 상장을 앞두고 빚어진 현대상선 주가 급락은 금융당국이 차등배정 유상증자를 허용하면서 예상됐던 부작용이다. 이를 두고 일각선 기업 부실을 일반 개인투자자들에게 전가하는 것이라는 지적이 나온다.
현대상선이 지난 2일 정규시장 종료후 2000억원 규모 전환사채(CB) 발행 계획을 공시한 날 공교롭게도 장중 현대상선에 15만 5655주의 공매도 물량이 쏟아졌다. 이날 현대상선 전체 거래량에서 공매도가 차지하는 비중도 37%까지 이상 급등했고 이 같은 공매도 비중은 올해 들어 가장 높은 것이다.
유상증자 공모에 참여했던 개인투자자들은 갑작스러운 CB 발행으로 신주 가치가 희석된 데다 대량 공매도 물량까지 주가 급락을 부추겼다며 분통을 터뜨리고 있다. CB 발행 공시 후 이틀간 현대상선 주가는 33%나 급락했다.
공매도 투자자들은 하락장에 베팅하면서 유상증자된 신주를 9530원에 받아 되갚으면 ‘땅 짚고 헤엄치기’ 식으로 30%에 달하는수익을 낼 수 있었다. 반면 공모로 진행된 유상증자에 참여한 개미들은 신주발행가 대비 20%가량 손실을 입는다. 현대상선은 관리종목이어서 개인들은 공매도를 하고 싶어도 할 수 없는 상황이었다.
금융투자업계 전문가들은 “금융당국이 채권단에 (유상증자 신주 물량에 대한) 보호예수까지 풀어줘 공매도를 통해 일반투자자들에게 손실을 떠넘기도록 방치했다”고 밝혔다.
전문가들은 증자를 앞둔 종목에 대해 공매도를 한 투자자의 경우 증자 참여를 제한할 필요가 있다는 지적이 제기된다. 일본과 미국 등은 이미 관련 제도를 시행하고 있다.
일본은 금융상품거래법 시행령 26조6항에서 증자 계획 발표 후 신주 발행가격 확정 전까지 공매도를 한 투자자의 경우 증자로 받은 신주로 공매도 차입 결제를 못하도록 차단했다.
미국은 연방준비제도이사회의 시장 규제 조항인 ‘레귤레이션 M’에서 증자 발행가격 결정 5영업일 전부터 발행가격 결정 당일까지 공매도를 한 경우 증자 참여 자체를 금지하고 있다.
금융 당국은 미국처럼 공매도 투자자의 유증 참여를 제한하는 제도를 검토하고 있다. 하지만 현행 공시제도의 정보 공개 수준을 대폭 강화하는 건 어렵다는 입장이다.
최원혁 기자/
choigo@heraldcorp.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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