AI·바이오·로봇·양자컴퓨팅·우주항공. 우리 산업의 취약 분야다. 자본시장의 황폐화로 인해 고기술 분야 창업과 성장이 뚝뚝 떨어지고 있다. 대내외 여건도 최악이다.
이런 탓에 창업에 성공해도 자생력이 가장 취약한 3, 4년 구간에서 투자가 확 줄었다. 체력이 고갈된 상태로 ‘죽음의 계곡’에 들어선 형국. 가장 많은 자원이 필요한 시긴데, 살아서 건널 수 있을까?
원인은 갈수록 복잡해져 간다. 수 년간 고금리란 핵펀치에 이어 고충격 연타가 작렬하고 있다. 국장탈출, 정치갈등, 관세전쟁, 고환율, 제로성장….
어려운 숙제들이 중첩됐다. 월가에선 우리의 이런 처지를 ‘끓는 냄비 속 개구리’라 한다. 이 개구리에게 탈출은 어려워지고 있다. 냄비 벽은 더 높아지는 양상이다. 자포자기 심리에 위기 불감증마저 드리우고 있다. 냄비 밖도 달궈지려는 셈이다.
허황된 줄 알면서도 ‘고르디오스의 매듭’을 기대해보지만 부질 없다. 모두 합리성, 상식과는 다른 방향으로 간 선택들에 기인한다. 누굴 탓한다고 답이 나오지 않는다. 대개 스스로 초래한 성격이 짙다.
우리 산업군을 들여다 보자. BCG 매트릭스로 보면 캐시카우 분면에 대다수가 멈춰있다. 짭짤한 현금수익을 누리지만 머잖아 젖줄이 마른다는 뜻. 희망이 될 별빛은 희미하기만 하다. 이런 신산업 부재 상태는 암울한 미래의 현재적 표현이다.
몇가지 원인이 포착된다. 창업과 스케일업 투자시장의 와해, 창업의지를 꺾는 사회·정부 환경, 신산업에 대한 지나친 규제다. 또한 바람직한 규제체계를 만들지 못한 경우도 해당된다. 합리적 규제는 혁신의 도구가 된다.
당면 최대 문제는 이런 환경의 비우호성이 결코 아니다. 약해지는 위기의식과 자각능력이다. 반복적 경고가 의식 속에서 조건화돼버린 듯 하다. 아무리 섬찟한 경고도 먹히지 않는다. 반성, 재구조화. 실행이 전혀 연결되지 않는다. 이런 심리적 그로기 상태에선 어떤 해법도 통할 리가 없다.
여기서 말 것이 아니라면 일어서야 한다. 고통스럽더라도 혁신과 재구조화 외엔 답이 없다.
freiheit@heraldcorp.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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