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청개구리펀드’ 공모형 리버스펀드 개인 한달새 1조4714억 유입 하락장베팅 코덱스인버스도 사자
코스피 2000선 위에서 개미(개인투자자)들은 ‘향후 주가가 떨어진다’는 쪽에 베팅을 하고 있는 것으로 드러났다. 최근 5년여동안 코스피가 1900~2000선의 박스권에서 움직이는 ‘박스피’에 대한 학습효과에 따른 것으로 풀이된다.
9일 금융정보업체 에프엔가이드에 따르면, 개인투자자가 주로 가입하는 공모형 리버스(reverse) 펀드에 지난 1달새 1조4714억원이 유입됐다. 반면, 같은기간 개미들은 국내주식형 펀드에서는 2조4581억원의 돈을 빼내갔다. 리버스 펀드는 주가가 떨어져야 돈을 벌어 소위 ‘청개구리 펀드’로 불린다. 코스피가 2000선을 넘어선 지난달 13일 이후 하락장을 내다본 개인투자자들이 대거 몰린 것이다.
7월 초 1조5489억원 수준이던 리버스 펀드 설정액은 5일 기준 3조247억원으로 두 배 가까이 증가했다.
ETF(상장지수펀드)도 상황은 마찬가지다. 지난달 13일 이후 개인 순매수 1위 종목은 ‘KODEX인버스’ ETF로 4535억원 어치를 사들였다. KODEX인버스 ETF는 코스피200 지수를 기초지수로 일별 수익률의 -1배를 추종한다. 기초지수가 하락해야 수익이 나는 상품이다. 이처럼 개인투자자 자금이 몰려들지만, 수익률은 신통치 않다.
16개 리버스 펀드의 지난 1달 평균 수익률은 -0.47%로 국내주식형(0.10%)보다 저조하다. 최근 6개월 성적은 더 차이가 난다. 리버스 펀드는 -5.90%를 기록한 반면, 국내주식형펀드는 2.13%성과를 냈다.
코스피가 박스권 상단을 테스트하며 꾸준히 랠리를 이어갔기 때문이다.
KODEX인버스 ETF도 최근 1달간 3.8% 하락했다. 삼성전자 등 대형주 랠리에 일반 리버스 펀드보다도 하락폭이 컸다.
금융투자업계 전문가들은 이른바 ‘박스피’에 익숙해진 개인투자자들이 ‘1900선 매수-2000선 매도’ 전략을 사용하듯, 지수가 2000선을 돌파하자 ‘시장 하락’에 쏠리는 것으로 보고 있다.
ETF의 환매가 지수 상승의 걸림돌이란 분석이 나올정도로 매매 패턴이 한결같다. 2000선이 일종의 심리적 저항선으로 작용하는 것이다.
최창규 NH투자증권 연구원은 “ETF 설정액 증가를 보면 시장 투자자들의 심리를 알 수 있다”며 “인버스 증가와 레버리지 감소는 결국 박스권에 대한 강한 확신을 보여준다”고 설명했다.
코스피 2000선을 박스권 상단으로 보고, 랠리에 베팅하며 수익률을 높이기 보다 안정적 수익에 무게중심을 두는 셈이다. 이처럼 수익률을 양보하더라도 인버스에 투자하는 수요는 당분간 지속될 것으로 보인다.
김남기 삼성자산운용 ETF운용 팀장은 “연초 기억을 되새겨 보면 작년말 단행된 미국 금리 인상으로 2016년 증시를 굉장히 비관적으로 보는 사람들이 많았는데, 여전히 미국 금리 인상은 지연되고 브렉시트(Brexitㆍ영국의 EU탈퇴)에도 코스피가 박스권 상단에 있기 때문에 시장 하락에 베팅하는 투자자가 급증했다”며 “연내 미국의 추가 금리 인상이 현실화돼 지수가 움직이기 전까지는 인버스 투자 대기 수요는 지속될 것으로 예상된다”고 말했다.
이한빛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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