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니 돌연 튀르키예 전투기에 관심

UAE 내한…‘KF-21 의향서’ 체결

한국이 인도네시아와 국제 공동연구개발 중인 한국형전투기 KF-21(인니명 IF-X) 보라매 사업을 둘러싼 미묘한 움직임이 감지된다.

공동개발국인 인니가 돌연 튀르키예의 차세대전투기 사업에 러브콜을 보낸 가운데 ‘K-방산’의 큰손으로 떠오른 아랍에미리트(UAE)는 KF-21에 관심을 표명하고 있다.

KF-21 사업이 탐색개발을 성공적으로 마친데 이어 시험비행을 비롯한 체계개발을 진행중인 가운데 예사롭지 않은 흐름이라 할 수 있다.

먼저 인니는 4.5세대인 KF-21보다 진일보한 것으로 추정되는 튀르키예의 5세대 전투기 TF-X KAAN 프로젝트 참여 의사를 공공연히 드러냈다.

이와 관련 프라보워 수비안토 인니 대통령은 최근 레제프 타이이프 에르도안 튀르키예 대통령과 정상회담에서 양국 방산협력을 강조한 뒤 잠수함 프로젝트와 함께 KAAN 프로젝트에 참여하고자 한다는 뜻을 밝혔다.

인니 측이 KF-21 사업과 관련해 재정난을 이유로 애초 1조6000억원의 분담금을 6000억원으로 줄였다는 점에서 한국으로서는 당혹스러울 수밖에 없다.

방산 소식통은 15일 “튀르키예가 그동안 여러 국가를 상대로 KAAN 프로젝트 참여 의사를 타진해왔는데 이전까지 별다른 반응을 보이지 않던 인니가 갑작스럽게 나서는 바람에 당황스럽다”며 “의도와 배경을 파악해봐야 할 것 같다”고 말했다.

한국과 인니는 분담금 조정에 따른 기술이전 범위 조정을 비롯한 기본합의서를 새로 개정해야 한다.

그런데 인니 측이 자국 기술진들의 자료 무단반출 문제가 먼저 해결돼야 한다는 입장을 고수하고 있어 매듭을 짓지 못하고 있는 형편이다.

정부는 일단 인니 측의 튀르키예 KAAN 프로젝트 참여 의사에도 불구하고 KF-21 사업에는 별다른 지장은 없다는 입장이다.

방위사업청 관계자는 “석종건 방사청장의 지난 3월 인니 방문을 계기로 양국 실무진 간 협의가 활발히 진행 중”이라며 “튀르키예 KAAN 프로젝트와 관련해 인니 측의 KF-21 분담금 납부나 IF-X 물량 조정 협의 요청은 없었다”고 말했다.

반면 인니와 불협화음이 조성되는 듯한 분위기 속 오히려 UAE가 KF-21에 관심을 보이고 있어 주목된다.

이와 관련 방한 중인 라시드 모하메드 알 샴시(소장) UAE 공군방공사령관은 16일 사천기지에서 이영수 공군참모총장과 함께 ‘KF-21 포괄적 협력에 관한 의향서’를 체결할 예정이다.

문서에는 향후 KF-21 참가 훈련에 UAE 공군이 참관하고 관련 부대를 방문하는 등의 내용이 포함된다.

특히 알 샴시 사령관과 함께 한국을 찾은 아잔 알리 알누아이미(준장) AWC사령관은 한국항공우주산업(KAI) 시험비행조종사와 함께 KF-21 시제기에 탑승해 직접 성능을 체험할 예정이다. UAE 공군 대표단은 방한 기간 석 청장과 강구영 KAI 사장 등과 만나 양국 간 방산협력 증진 방안도 논의한다. UAE는 과거 인니의 분담금 납부가 지연되던 때 한국 측에 KF-21 사업 참여 의사를 타진했다는 관측이 돌기도 했다.

한편 이 총장과 알 샴시 사령관은 15일 계룡대 공군본부에서 대담을 갖고 양국 공군 대 공군회의를 정례화하는 양해각서를 체결했다. 중동국가중 한국과 공군 대 공군회의를 개최하는 국가는 UAE가 처음이다. 신대원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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