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차 한화오션 수행…1·2차 개념설계로 ‘빌드업’

해군, 이례적으로 개념설계 두 번에 나눠서 진행

HD현중과 미국 방산기업 팔란티어가 공동개발 중인 무인수상정(USV) ‘테네브리스’ 조감도. [헤럴드DB]
HD현중과 미국 방산기업 팔란티어가 공동개발 중인 무인수상정(USV) ‘테네브리스’ 조감도. [헤럴드DB]

[헤럴드경제=신대원 기자] 해군의 미래 전장을 대비한 유·무인 복합전투체계인 ‘네이비 시 고스트’(Navy Ghost)의 핵심이 될 ‘전투용 무인수상정’(USV) 2차 개념설계를 HD현대중공업이 맡았다.

21일 헤럴드경제 취재를 종합하면 HD현중은 지난달 경쟁입찰을 통해 해군의 전투용 무인수상정 2차 개념설계 사업을 수주했다.

전투용 무인수상정은 해군이 그리는 인공지능(AI)과 초연결 등 최첨단 기술을 종합한 미래 무인해상전력의 핵심 무기체계다.

해군은 2040년대 무인수상함전대를 비롯해 무인잠수정(UUV)전대, 그리고 무인항공기(UAV)전대 등 수상·수중·공중 무인전력을 통합하는 무인전력사령부 창설을 구상중이다.

무인전력사령부가 가시화되면 절반에 육박하는 해군 전력이 무인전력으로 꾸려질 전망이다.

최근 착수회의를 가진 HD현중은 올 연말까지 전투용 무인수상정 2차 개념설계를 수행하게 된다.

이르면 2030년대 초반 전력화될 예정인 전투용 무인수상정의 제원을 포함한 구체적인 내용은 알려지지 않았다.

다만 올해 부산 벡스코에서 열린 ‘2025 드론쇼코리아’를 통해 대략적인 골격을 미뤄 짐작할 수 있다.

해군은 드론쇼코리아에서 무인수상정 기본형을 공개했는데 20㎜ 원격사격무기통제체계(RCWS)와 130㎜ 유도로켓 비룡, 다기능레이더 SPS-560K 등을 장착한 모습이었다.

전력화가 마무리되면 참수리급 고속정(PKM·150t급)을 대체해 서해 북방한계선(NLL) 등 적 위협이 큰 전방 영해에서 유무인 복합 근접전투 수행이 가능할 것으로 기대된다.

HD현중의 전투용 무인수상정 2차 개념설계 수주는 기존 국내 무인수상정 분야를 한화시스템과 LIG넥스원이 사실상 양분해왔다는 점에서도 주목된다.

HD현중은 최근 미국 방산기업 안두릴 인더스트리와 무인수상정 개발과 공동 시장 진출을 위한 양해각서(MOU)를 체결하는 등 해양 유무인 복합체계 연구·개발(R&D)에 역량을 집중하고 있다.

안두릴 인더스트리는 AI 기반 임무통제체계와 감시정찰체계, 무인잠수정, 무인항공기 등을 미국과 호주 국방부 등에 납품하고 있다.

해군의 미래 전장을 대비한 유·무인 복합전투체계인 ‘네이비 시 고스트’(Navy Ghost)의 핵심인 ‘전투용 무인수상정’(USV) 2차 개념설계를 HD현대중공업이 맡았다. 군집 무인수상정의 방호전투를 위한 기동장면. 사진은 기사와 무관. [헤럴드DB]
해군의 미래 전장을 대비한 유·무인 복합전투체계인 ‘네이비 시 고스트’(Navy Ghost)의 핵심인 ‘전투용 무인수상정’(USV) 2차 개념설계를 HD현대중공업이 맡았다. 군집 무인수상정의 방호전투를 위한 기동장면. 사진은 기사와 무관. [헤럴드DB]

전투용 무인수상정 1차 개념설계의 경우 한화오션이 작년에 수행했다.

해군이 함정 개념설계를 1·2차로 나눠 진행한 것은 처음 있는 일이다.

이는 전투용 무인수상정 사업을 소요결정 이전 분석실험과 소요검증, 선행연구 수행 등 획득기간을 단축하기 위한 ‘통합소요기획 시범사업’으로 진행했기 때문이다.

정부는 첨단 전투력을 신속 확보하기 위해 기존 획득 절차와 국방연구개발의 틀을 깨는 혁신이 필요하다는 이유로 작년에 전투용 무인수상정 사업을 통합소요기획 시범사업으로 선정한 바 있다.

이에 따라 해군은 작년 상반기 작전운용성능(ROC) 중심의 1차 개념설계 연구용역을 발주한 데 이어 이번에 개념운용요구 등을 반영한 2차 개념설계 연구용역 입찰을 진행했다.

군 소식통은 “통상적으로 개념설계는 한번에 그치는데 이번에는 통합소요기획 시범사업이라는 새로운 형태를 적용하다보니 해군이 1차 개념설계만으로 부족했다고 판단한 것 같다”며 “1·2차 개념설계를 나눠 진행한 것은 업체 간 경쟁이라기보다는 최상의 전투형 무인수상함을 도출하기 위한 빌드업 과정이라 봐야 한다”고 말했다.

정부와 해군은 향후 전투형 무인수상함과 관련해 예산 편성과 국방무인체계 계열화·모듈화(K-MOSA) 등 사업관리방식을 결정한다는 방침이다.


shindw@heraldcorp.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