장미란 문체차관 ‘여행가는봄’ 맞춰 방문
놀이터 된 사찰·금풍양조장·숲속 요가
호국의 인문학·톡톡 튀는 문화예술 조화

세계적인 K-드라마 ‘미스터션샤인’ 스토리의 출발점은 두 번의 양요, 즉 미국, 프랑스 무장선단의 침입을 물리친 강화도이다.
극중 조선 파견 미군으로 나오는 유진초이의 아버지는 신미양요 때 강화도 돈대에서 마지막까지 강화를 사수하다 전사하는 것으로 나온다. 실제 두 나라 군대는 “변방의 섬 하나 점령하기 힘든데, 조선은 도저히 이길 수 없는 나라”라면서 물러갔다.
강화도엔 고조선연방 및 단군 유적과 고인돌 부터, 고려성, 호국의 상징 초지친과 돈대, 강화평화전망대에 이르기까지, 선사시대~현대를 망라하는 족적들이 즐비하다.
최근에는 발랄해진 2025년형 ‘미즈-미스터 선샤인’ 역사를 만들어가고 있다. 봄꽃 대궐로 변신한 호국사찰 전등사는 어린왕자 석상 2개를 앞세워 손님을 환대한다.
‘한국관광의 별’로 떠오른 청풍 요가의 건강성, 참기름공장에서 현대예술 공간으로 변신한 ‘아트팩토리참기름 강화’의 재치 등이 ‘명랑하고 씩씩한 강화도’를 만들어가고 있다.
다른 곳 보다 늦게 피는 강화의 벚꽃, 만첩매 등 봄꽃 만발한 정원 속에서 육회비빔밥과 불고기를 맛깔스럽게 차린 매헌1935, 강화의 좋은 쌀, 맑은 물로 막걸리를 빚어낸 금풍양조장, 청량한 온실 속에서 세계의 모든 차와 빵을 즐기는 두운리카페 등 강화 음식여행도 다채롭고 맛있다.

한국 관광정책을 총괄하는 장미란 문체부 제2차관과 준정부기관인 한국관광공사의 ‘여행가는 봄(3~5월)’ 대국민 캠페인 담당 스태프들이 관광미디어와 함께 인구감소지역 내수관광 촉진을 위해 지난 18일 강화도를 찾았다.
4월 중하순 문체부와 한국관광공사는 4500㎞ 코리아둘레길 걷기여행 시작을 알리는 부산오륙도 선포식, “여행은 지역을 살리는 기부”라는 슬로건으로 안동과 영덕 등 산불 피해지역 ‘돈쭐내기 여행’을 캠페인도 진행하고있다.
강화 전등사는 고구려 소수림왕 때인 386년 세워졌다. 이곳엔 고조선시대 어느 단군왕검의 세 아들을 상징하는 삼랑성에 자리잡았다. 정족산성이라고도 한다. 정(鼎)자는 세 발이 큰 솥을 지탱한다는 뜻이다. 대조루를 지날 때 고개를 숙여야한다.
겸손한 마음으로 대조루 밑을 나오면 대웅전의 부처님이 웃는 모습으로 방문객과 시선을 맞추는 구조이다. 대웅전 네 귀에 지붕을 지탱하는 불상이 나무로 조각돼 눈길을 끈다. 이뤄지지 못한 사랑의 쓰라림을 맛본 목공이 더욱 견고하게 만들겠다는 의지를 담았다고 한다.
대웅전 안에는 결전에 임하던 병사들의 이름과 다짐이 씌여진 기둥이, 밖에는 어린왕자 석상이 있다. 휴게전각인 죽림다원의 꽃연못, 꽃정원 옆에도 어린왕자가 있다.
여암 전등사 주지는 “동심과 불심이 만나는 공간”이라고 말했고, 장미란 차관은 아름다우면서도 재미난 전등사 인문학 해설에 감사를 표했다. 아름다운 산책길은 대조루 앞, 정족산성으로 오르는 길인데 걸어서 10여분이면 된다.
물이 좋은 온수리의 금풍양조장은 100년 역사의 전통 발효 방식으로 막걸리를 빚는 강화의 대표 양조장이다. 이곳에선 6.9도 막걸리, 9.6도 블랙 막걸리, 13도 골드막걸리를 시음하고, 막걸리 빚기, 2층 막걸리 역사 전시관 관람, 내 인증샷과 내 삼행시 양조장에 붙여두기 등 놀이도 한다.

봄꽃 정원 같은 ‘매헌 1935’에서 육회비빔밥과 육전을 폭풍흡입한뒤, 지난해 한국관광의 별로 선정된 지역관광 협동조합 청풍의 여러 콘텐츠 중 숲속요가마당을 찾았다.
청풍은 강화도의 지역 주민, 청년, 예술가 등과 지역문화관광 활성화 협동조합을 설립했고, 지역문화 기반 관광 ‘잠시섬’, 로컬 라이프스타일 체험, 기념품 상점, 게스트하우스 등을 운영하며 새 트렌드에 맞는 강화여행 서비스를 제공한다. 숲속에서 다양한 요가동작, 싱잉볼 명상 등을 체험하면서 심신을 이완한다. 싱잉볼의 은은한 여운에 장 차관은 오묘한 표정을 지어 보였다.
전국의 많은 카페테리아가 유럽 모드, 전통 스타일, 강변 산들바람 컨셉트, 산정 뷰, 설치미술관 병행 등 다양한 컨셉트로 운영되는데, 강화 두운리카페는 식물원 온실을 겸하고 있다. 싱그러운 초목이 내뿜는 산소 탱크 같은 찻집-빵집 양수겸장 카페이다. 강화에선, 마니산 참성단, 8만대장경을 만든 선원사(합천 해인사로 이동 보관) 등 인문학여행과 달조형물 석양 맛집 동막해변, 패러글라이딩·롤러코스트를 VR로 타는 강화실감형 미래체험관 등 MZ감성여행을 넘나든다.
함영훈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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