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분기 섬유류 무역적자 22.6억달러
베트남·중국·미국 등 주요 수출국 부진
“인력 빠져도 안 뽑아, 체감 최악” 우려
[헤럴드경제=강승연 기자] 섬유업계가 경기 부진과 소비 침체의 직격탄을 맞고 있다. 올해 섬유류의 무역적자가 사상 최대 수준으로 늘어날 가능성이 커지는 가운데, 글로벌 통상 갈등으로 회복의 불씨마저 꺼질 위기다.
24일 한국섬유산업연합회에 따르면 올해 1분기(1~3월) 섬유류 수출은 23억5300만달러로 전년 동기 대비 7.7% 감소했다. 수입은 0.3% 감소한 46억1700만달러였다. 무역수지 적자는 22억6400만달러로 집계됐다. 이는 전년 동기 대비 2.6% 증가한 수치다. 1분기 기준으론 역대 최대다.
섬유류 무역수지는 2015년 적자로 전환한 뒤 지난해까지 10년 연속 적자를 지속했다. 적자 폭도 커지고 있다. 2015년 1억5700만달러 수준이던 적자는 해마다 불어나 지난해 72억5700만달러를 기록했다.
올 2~4분기도 비슷한 흐름으로 가면 연간 적자 규모는 사상 최대였던 2023년(-79억6100만달러)을 넘을 것으로 관측된다. 지난달에도 적자는 8억5700만달러로, 2월(-5억9400만달러)보다 크게 늘었다.
수출은 모든 섬유류 품목에서 부진했다. 직물 1분기 수출액은 11억3200만달러로 전년 동기 대비 7.7% 줄었고, 섬유제품(7억5400만달러)과 섬유원료(2억4700만달러)도 각각 4.4%, 7.2% 감소했다. 섬유사 수출은 18.2% 급감한 2억2000만달러였다.
국가별 섬유류 수출 현황을 보면 주요 수출국이었던 베트남(-4.3%)과 중국(-9.7%), 미국(-4.4%), 일본(-1.3%) 등에서 일제히 감소했다. 튀르키예(-19.6%)와 홍콩(-25.7%)에선 20% 안팎의 급감세를 보였다.
수출이 흔들리며 업계의 주름살이 깊어지고 있다. 1~2월 섬유패션산업 생산지수는 74.8(2020년=100)로 전년 동기 대비 7.5% 하락했다. 특히 의복제조 부문의 생산지수는 68.7에 그쳤다. 2월 생산지수는 74.4로 코로나19 유행으로 타격을 입었던 2021년 2월(65.7) 이후 4년 만에 최저였다.
1~2월 출하 지수와 공장 가동률 지수도 각각 74.2, 97.9에 머물렀다. 가동률 지수가 100을 밑돈다는 건 기준연도인 2020년 대비 공장 가동이 위축됐다는 얘기다.
섬유류 수출과 업황이 나빠진 데는 국내외 경기 부진과 고물가 장기화로 인한 소비 침체가 영향을 미쳤다. 경기 악화로 소비자들이 소비재인 의류부터 지출을 줄이면서 섬유류 수요가 줄었다는 분석이다. 도널드 트럼프 미국 행정부의 관세 정책 불확실성으로 침체된 분위기는 계속 이어질 것으로 보인다.
업계 관계자는 “보통 원자재는 1년 전, 의류는 6개월 전에 생산하는데 생산이 줄었다는 것은 그만큼 향후 경기나 소비가 더 안 좋을 것으로 보고 있다는 의미”라며 “트럼프발 관세 여파까지 우려되는 상황이라 인력이 빠져도 사람을 뽑지 않을 만큼 분위기가 어둡다”고 전했다.
spa@heraldcorp.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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