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헤럴드경제=문영규 기자]전 세계적인 유동성장세와 코스피(KOSPI) 기업들의 호실적 전망, 신용등급 상승이 ‘삼박자’ 조화를 이루면서 외국인 투자자들의 매수 강세를 이끈 가운데, 환율이 외국인 투자자들을 움직일 추가 변수로 떠오르고 있다.
▶외국인 7월 누적 순매수 4조원 넘어=9일 한국거래소에 따르면 외국인 투자자들의 지난달 누적 순매수는 4조97억원을 기록했다. 월별 누적 순매수로는 지난해 4월(4조6493억원) 이후 사상 최고치다.
금융감독원이 8일 발표한 ‘7월 외국인 증권투자 동향’에서도 외국인 투자자들의 순매수는 두드러졌다.
외국인들은 코스피를 포함한 전체 주식시장에서 4조1000억원을 순매수하며 6월에 이어 순매수를 이어갔다.
특히 유럽 지역이 2조8000억원으로 대규모로 순매수했고 이중에서도 영국이 7850억원 순매수로 가장 많았다.
금감원은 “브렉시트(영국의 유럽연합 탈퇴, 6월 24일) 및 싸드(THAAD, 고고도미사일방어체계) 배치결정(7월 8일) 이후 외국인의 증권투자 관련 특이동향은 나타나지 않았다”고 분석했다.
코스피 지수가 연중 최고치를 기록한 가운데, 외국인 투자자들의 매수세가 꾸준히 유지되며 증시 상승을 견인했다.
외인 매수세에 코스피 지수가 2000포인트를 견디면서, 기관도 매수세로 돌아와 분위기도 바뀌는 모양새다.
▶코스피 글로벌 유동성 장세 수혜=외국인 자금이 국내 증시로 꾸준히 유입되는 것은 신흥국향 글로벌 유동성 장세 때문이라는 분석이다.
김영일 대신증권 연구원은 “주요 선진국 국채 금리가 마이너스를 지속함에 따라 여타 자산에 대한 투자 수익률 욕구가 높아진 상황에서, 상대적으로 브렉시트 영향이 작을 것으로 예상되는 아시아 신흥국에 대한 선호가 커지고 있다”고 분석했다.
여기에 영란은행(BOE)의 기준금리인하, 양적완화 등 유동성 확대는 외국인 수급에 긍정적인 영향을 미칠 것이란 평가다.
이경민 대신증권 연구원은 8일 “글로벌 금융시장에는 다시금 BOE발 유동성 확대 기대감이 커지는 모습”이라며 “BOE발 유동성 모멘텀이 코스피 2030선 돌파의 동력이 될 수 있다”고 밝힌바 있다.
실제로 이날 코스피는 2031.12로 2030선을 넘어섰다.
이경민 연구원은 “외국인 매매패턴이 코스피 등락에 절대적인 영향력을 미치고 있다”며 “앞으로 BOE 정책 서프라이즈에 의거한 영국계 자금 유입, 이로 인한 외국인 수급모멘텀이 유지/강화될 경우 코스피는 단기 등락과정 이후 2차 상승국면으로 진입할 가능성이 커진다”고 내다봤다.
마주옥 한화투자증권 연구원 역시 “주요국 정부 및 중앙은행의 경기부양책이 강화되고 있고, 이는 글로벌 유동성을 확대할 것”이라며 “이런 상황에서 국내 주식시장은 다른 신흥국 및 선진국 시장에 비해 20~50% 할인된 수준이어서 밸류에이션 매력이 높다. 결국 국내 주식시장에서 외국인이 수급을 좌우할 것”으로 판단했다.
▶신용등급 ‘AA’ 사상최고=국가신용등급 상향조정은 국내 경제에 대한 외국인 투자자들의 낙관론을 유지하는 배경이 될 수 있다.
3대 신용평가사인 스탠더드앤드푸어스(S&P)는 한국의 국가신용등급을 ‘AA-’에서 사상최고 등급인 ‘AA’로 상향조정했다.
이는 중국이 받은 ‘AA-’(부정적)보다 한 단계 높고 일본의 ‘A+’보다는 두 단계 높은 것이다.
지난해 12월 한국은 무디스로부터 사상 최고인 ‘Aa2’ 등급을 받은 바 있다. 이는 S&P 기준으로 ‘AA’ 수준에 해당하는 것이다.
S&P는 “한국이 최근 수년간 선진 경제보다 견조한 성장세를 나타냈고 지난해 대외 순채권 상태로 전환되는 등 대외부문 지표가 개선됐다”고 평가했다.
S&P는 등급 상향조정 이유로 당국의 통화정책이 견조하고 지속가능한 경제성장을 지원해왔다는 점도 꼽았다.
박상현ㆍ김진명 하이투자증권 연구원은 “글로벌 자금의 위험자산 선호 현상이 강해지고 있고 원화의 추가강세 기대감이 높아질 수 있다는 점에서 국가신용등급 상향조정은 국내 주식시장, 특히 외국인 투자 흐름에는 단기적으로 긍정적 영향을 줄 수 있을 것”으로 분석했다.
▶코스피 기업 수익 ‘사상최대’ 전망=코스피 기업들의 실적이 올해 사상최대를 기록할 것이란 전망도 외국인 투자자들의 발길을 잡아끄는 소식이다.
마주옥 연구원은 “올해 (코스피)영업이익은 약 150조원으로 사상최대치가 될 것”이라며 “향후 기업실적 전망치가 대폭 하향조정될 수도 있지만 이를 감안하더라도 연간실적 사상최고치 달성은 무난할 것”으로 봤다.
최민 신한금융투자 연구원도 2분기 실적시즌이 순항하고 있다며 직전 4개 분기 코스피 합산 이익은 95조4000억원으로 이번 2분기에 사상 최대치를 경신할 것으로 봤다.
박석현 유진투자증권 연구원은 “코스피 영업이익은 2분기에 이어 3분기에도 분기 최대치 경신을 이어갈 전망”이라면서 “2분기 코스피 영업이익은 사상 처음으로 40조원을 돌파할 것으로 예상되며, 3분기 전망치는 41조원을 넘어섰다”고 분석했다.
▶남은 변수는 ‘환율’=변수는 환율이다. S&P가 한국의 국가신용등급을 상향조정하면서 원/달러 환율은 달러당 1108.3원으로 1110원선 아래로 내렸다.
원/달러 환율은 지난 1일 1108.0원으로 13개월만에 1110원선 아래로 떨어진 바 있다.
통상 국가신용등급이 오르면 외환 조달금리 하락과 외국인 투자 확대 기대로 통화가치가 오른다.
박상현ㆍ김진명 연구원은 “국가신용등급 상향조정은 최근 강세를 보이고 있는 원화의 추가강세 압력으로 이어질 공산이 크다”며 “주변국에 비해 상대적으로 가장 높은 신용등급을 보유하게 됨으로써 국내 채권 등이 안전자산으로서의 입지가 높아질 수 있음은 단기적으로 외국인의 국내 채권 및 주식시장으로 추가유입 요인으로 작용할 수도 있을 것”으로 예상했다.
보통 원화가치가 하락하면 환차손에 대한 우려 때문에 외국인 자금의 유출로 이어진다. 환율이 오를땐 반대다.
그러나 원화가치가 오른다고 해서 시장에 모두 긍정적인 것만은 아니다. 상장 수출기업의 경우 원화강세가 수출에 불리해 기업 실적에 영향을 미칠 수 있기 때문이다.
ygmoon@heraldcorp.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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