강남3구 국평 평균 매매가 24억2539만원

토허제 재지정에도 반등…규제 효과 떨어져

강남구·서초구·송파구 순으로 높아

서울 강남구 일대 아파트 모습. [임세준 기자]
서울 강남구 일대 아파트 모습. [임세준 기자]

[헤럴드경제=박로명 기자] 지난달 서울 강남3구(강남·서초·송파구) 에서 매매된 ‘국민평형(이하 국평)’ 의 평균 거래가가 다시 24억원을 넘긴 것으로 집계됐다. 정부와 서울시가 과열 양상을 보이는 집값을 잡기 위해 강남3구와 용산구 아파트를 토지거래허가구역(이하 토허구역)으로 확대 재지정했지만, 자산가들이 ‘똘똘한 한 채’를 찾아 강남권 아파트로 몰리면서 석달을 가지 못하고, 지난달부터 상승 흐름을 보인 것으로 풀이된다.

10일 헤럴드경제가 직방에 의뢰해 국토교통부 실거래가 공개시스템을 분석한 결과, 5월 강남3구의 ‘국평’ 아파트 평균 거래가격은 24억2539만원(6월 9일까지 거래 신고건 기준)으로 집계됐다. 국평 아파트는 전용면적 83㎡ 이상 86㎡ 이하로 정의했으며, 취소 거래는 제외했다.

강남3구의 지난달 국평 아파트값은 올해 3월에 이어 두 번째로 높았다. 토허구역 해제 직후인 지난 2월 13일부터 재지정 직전인 3월 23일까지 강남3구의 거래가 일시적으로 증가하면서, 3월엔 이 지역 국평 아파트 평균 거래가가 24억8108만원으로 최고치를 기록했다.

거래건수도 규제 영향을 점차 털어내는 모습이다. 지난 3월 769건이던 거래 건수는 토지거래허가구역 확대 재지정 이후 65건으로 급감했지만, 지난달 111건으로 증가했다. 21억3977만원까지 떨어졌던 강남3구 국평 아파트값도 한 달 새 13.3%(2억8562만 원) 뛰며 오름세를 보이고 있다.

1년 전과 비교하면, 강남3구 국평 아파트 평균 매매가는 21억3445만원에서 24억2539만원으로 13.6%(2억9094만원) 올랐다. 같은 기간 전국과 서울 국평 아파트 평균 매매가격이 각각 5억3949만원, 12억8196만원인 점을 고려하면 강남3구가 각각 5배, 2배 가량 높은 것으로 나타났다.

지난달 강남3구 가운데 국평 아파트가 가장 비싸게 거래된 곳은 강남구로 27억4015만원이었다. 이어 서초구 27억2780만원, 송파구 20억8675만원 순으로 집계됐다.

강남3구 외에도 종로구(18억5409만원), 용산구(17억9973만원), 성동구(16억9372만원), 마포구(16억3053만원) 등도 국평 아파트의 평균 거래가격이 15억원을 돌파했다. 특히 마포구와 성동구 등 한강 벨트는 강남3구와 용산구가 토지거래허가구역으로 묶이면서 단기간에 가격이 많이 올라 ‘풍선효과’가 나타난 지역으로 꼽힌다.

전문가들은 당분간 강남권 아파트의 인기가 이어질 것으로 보고 있다. 정부와 서울시가 토지거래허가구역 해제 후 기존 ‘잠삼대청’(잠실·삼성·대치·청담동)뿐만 아니라 강남구 전체를 묶는 초강수를 뒀지만, 똘똘한 한 채를 찾는 매수세를 막지 못해서다. 실제로 강남3구 주요 단지에서는 신고가가 쏟아지는 등 상당수가 이전보다 가격이 높은 상승 거래로 확인됐다.

국토부 실거래가 공개 시스템에 따르면 강남구 압구정동 ‘한양5차’ 전용 82㎡는 지난달 24일 52억원(5층)에 거래되며 최고가 기록했다. 압구정동 ‘신현대(현대 9·11·12차)’ 전용 84㎡ 역시 지난달 60억원(6층)에 신고가로 거래됐다. 지난 1월 같은 면적 매매가 52억원(6층)과 비교해 4달 만에 8억원 올랐다. 서초구 반포동 ‘반포힐스테이트’도 지난달 전용면적 84㎡가 42억원(20층)에 최고가를 썼다.

강남구 대치동 은마아파트 전용 84㎡는 지난달 33억2000만원(8층)에 손바뀜하며 신고가를 갈아치웠다. 같은 면적 같은 층 매물이 지난 3월 30억3000만원(8층)에 거래된 점을 고려하면 2개월 새 3억 가까이 뛰었다. 강남구 개포동 ‘개포자이프레지던스’ 전용 84㎡는 지난달 39억원(10층)에 새 주인을 찾으며 신고가 뚫었다. 9일 전 같은 면적 매매가인 34억7000만원(13층)보다 4억3000만원 올랐다.

김은선 직방 빅데이터랩장은 “강남권에 수요가 집중되는 경향이 강해지고 있다”며 “지난 4월 토지거래허가구역 재지정 여파로 거래량이 잠시 주춤했지만, 거래에 대한 제한이 있을 뿐 수요가 줄지 않아 가격은 여전히 강세”라고 말했다. 이어 “강남권 신축 단지뿐 아니라 한강변 라인과 재건축 호재가 있는 구축들도 계속 오르는 등 여러 가지 요인이 복합적으로 작용하며 구축·신축 관계없이 강남권 아파트값이 상승세를 보인다”고 덧붙였다.


dodo@heraldcorp.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