고물가에 미용실 안 가고 직접 이발

SNS서 ‘셀프 커트·염색’ 비법 공유

올 들어 미용업 폐업 5000건 넘어

[게티이미지뱅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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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헤럴드경제=강승연 기자] #. 사회 초년생 김모(30) 씨는 최근 셀프 미용에 발을 들였다. 비교적 간단한 앞머리 손질이나 뿌리 염색 정도는 직접 해서 돈을 아끼자는 결심이었다. 김 씨는 “미용실에서 뿌리 염색을 하려면 4만원 정도인데, 집에서 하는 비용은 10분의 1 수준에 불과하다”고 말했다.

최근 고물가 영향으로 직접 머리를 손질하는 ‘셀프 미용’이 MZ 세대 사이에서 확산하고 있다. 소비를 줄이는 ‘짠테크’, ‘무지출 챌린지’가 유행하며 미용비가 절약 1순위 대상이 됐다.

10일 통계청에 따르면 지난달 미용료 소비자물가지수는 118.52(2020년=100)로, 전년 동월 대비 3.8% 상승했다. 2020년 미용비가 1만원이었다면 지난달에는 1만1852원이 됐다는 의미다. 지난달 미용료 상승률은 전체 소비자물가(1.9%)의 2배를 웃돌았다.

미용료 상승세가 이어지며 평균 요금은 2만원에 육박한다. 한국소비자원 가격정보 종합 포털 참가격에 따르면 지난 4월 전국 평균 미용실 요금은 1만9537원으로 집계됐다. 인천은 2만5000원, 서울은 2만3846원에 달했다.

소비 여력이 상대적으로 부족한 20~30대는 셀프 미용으로 눈을 돌리고 있다. 젊은 층에 무지출 챌린지 트렌드가 확산하면서 셀프 미용이 더 주목받고 있다. SNS(사회관계망서비스)에는 간단한 앞머리 자르기부터 단발머리, 레이어드 커트, 염색, 스트레이트파마 등 다양한 머리 손질법이 공유된다. 1년 전 올라온 ‘셀프 레이어드 커트’ 영상 조회 수는 1000만회를 넘었다. 네일 아트나 속눈썹 파마 등 셀프 시술 영상도 많다.

H&B(헬스·뷰티) 스토어나 온라인 쇼핑몰에서 구할 수 있는 셀프 미용 상품도 늘었다. 미용 가운부터 전문가용 미용 가위, 빗, 염색약, 파마약 등 다양하다. 앞머리 자르기 키트, 셀프 염색 키트 등 편리하게 셀프 미용을 할 수 있도록 하는 제품도 등장했다.

이커머스 업계 관계자는 “셀프 미용에 대한 관심이 늘면서 관련 상품 구색을 갖추고 있다”며 “머리부터 손톱 손질, 피부 관리, 미용기기까지 분야도 다양하다”고 말했다.

셀프 미용 트렌드에 불경기까지 겹치면서 문을 닫는 미용실도 늘고 있다. 행정안전부 지방행정인허가데이터에 따르면 올해 들어 이달 10일까지 폐업한 미용업소는 총 5334개로 나타났다. 미용업소 폐업건수는 2022년 1만1503건에서 2023년 1만2646건, 2024년 1만3287건 등으로 증가세다. 올해도 1만3000건 안팎에 달할 것으로 예상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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