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헤럴드경제=황혜진 기자]국내 은행들이 부동산 투자를 시작으로 유료 자문업 시장에 잇따라 뛰어들고 있다. 저금리 장기화로 예대마진이 감소하면서 수익형 부동산에 몰리는 자금에서 수수료 수입을 확보하기 위해서다. 부동산투자자문업은 은행이 고객들의 부동산의 매입 타당성이나 매각 가치 분석, 개발 타당성 등을 분석해 주고, 절세 방법 등을 상담 해주는 것을 말한다. 은행은 자문업에 대한 수수료로 자산가격의 최대 2%를 받는다.

14일 금융권에 따르면 KEB하나은행은 지난 6월 금융당국으로부터 투자자문업 겸영 인가를 받았다. 이로써 신한, KB국민, 우리에 이어 KEB하나까지 국내 4대 시중은행이 모두 부동산 투자자문업에 뛰어들게 됐다. KEB하나은행은 기존 행복한부동산센터의 이름을 부동산자문센터로 바꾸고 유료로 개발타당성 분석, 매각가치분석, 매입 타당성분석, 최유효이용자문(부동산의 효율적인 이용) 등의 서비스를 제공하고 있다.

빌딩매입 등 상업용 부동산이 주 투자자문 대상으로, 매입 자문고객에겐 건물외관, 내부설비, 시설, 전기 소방 설비 등을 점검해주는 건물실사 서비스도 진행해 유료화에 대한 거부감을 없앴다. 지난달 기준 진행중인 투자자문계약은 총 13건, 규모는 1000억원에 달한다.

해외 네트워크를 활용해 미국, 캐나다, 영국, 일본, 중국 등의 해외거주 교포 및 외국인에게도 부동산 투자자문서비스를 진행하고 있다.

업계 최초로 지난 2014년 11월 부동산투자자문업 인가를 받은 신한은행은 지난해 12억원의 수수료 수입을 포함해 기타 부대 수입으로 총 18억원의 이익을 거둔 것으로 알려졌다.

우리은행과 KB국민은행은 각각 지난해 7월과 11월 부동산투자자문업 등록을 마치고 담보가치 평가를 중심으로 부동산 투자자문 서비스를 제공하고 있다. 일정 기간 고객에게 부동산 관련 상담을 해주고 연회비 형식으로 수수료를 받기도 하고, 부동산에 대한 가치판단, 매각 지원 등으로 수수료를 받기도 한다. 우리은행이 올해 상반기 투자자문계약을 체결한 건수는 5건 정도이며 이를 통해 9350만원의 수수료를 벌었다.

이처럼 은행들이 부동산투자자문업에 뛰어든 이유는 갈수록 수익성이 악화되고 있는 상황에서 수익형 부동산이 틈새시장으로 부각되고 있기 때문이다. 저금리 시대에 수수료 수익 확보를 위해서다. 부동산은 건당 규모가 크기 때문에 창출되는 자문 수수료는 송금이나 입금 등 일반 은행 거래 수수료보다 훨씬 크다.

다만 아직까지 국내에서는 수수료를 내고 부동산 투자자문 서비스를 받는 것에 익숙하지 않아 시장이 성장하려면 한계가 있다는 지적도 나온다

은행권 관계자는 “일단 수수료를 지불해야 한다는 점에서 고객들은 거부감이 들 수도 있어 이 부분은 해결해야 할 숙제”라며 “단기적으로는 은행의 부동산 투자자문업이 활성화되기 어렵겠지만, 중장기적으로는 새로운 수익원이 될 것”이라고 말했다. 이어 “자문 서비스를 통한 부동산 연계 상품 등 다양한 아이디어 상품들도 곧 쏟아질 것“이라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