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헤럴드경제=배문숙 기자]기업 사업재편을 지원하는 ‘기업활력제고특별법(원샷법)’이 16일 본격 시행됨에 따라 국내 기업들의 신청이 이어지고 있다.

본격 신청 첫날인 이날에만 한화케미칼 등 4개 기업이 신청했다. 이번 법 시행을 계기로 국내 산업계가 본격적인 체질개선에 나설 것이라는 분석이다.

산업통상자원부에 따르면 한화케미칼은 이날 오후 세종청사 산업부 민원실에서 기업활력법 관련 산업재편 승인 심사를 신청했다.

다른 3개 기업도 민원실을 찾아 신청 절차를 마쳤다. 한화케미칼에 앞서 세종청사를 찾은 ‘신청 1호 기업’은 업체 이름을 공개하지 말아달라고 요청했다.

김학수 한화케미칼 사장이 16일 오후 정부세종청사 산업통상자원부부 기업활력법 사업재편 신청 창구에서 국내 기업 가운데 처음으로 원샷법 승인 신청 접수를 하고 있다. [사진=헤럴드경제DB]
김학수 한화케미칼 사장이 16일 오후 정부세종청사 산업통상자원부부 기업활력법 사업재편 신청 창구에서 국내 기업 가운데 처음으로 원샷법 승인 신청 접수를 하고 있다. [사진=헤럴드경제DB]

기업의 사업재편을 지원하는 원샷법은 지난 13일부터 시행됐다. 하지만 연휴가 겹쳐 16일이 사실상 첫 시행일이 됐다.

원샷법은 정상 기업의 자율적 사업재편을 돕는 법으로 상법·세법·공정거래법 등 관련 절차와 규제를 간소화해주고 세제·자금·연구개발(R&D)·고용안정 등을 한 번에 지원하는 게 골자다.

정부는 한화케미칼 등 이날 신청한 기업을 대상으로 사업재편심의위원회 심의 등을 거쳐 60일 이내에 승인 여부를 결정지을 방침이다. 이에 따라 이르면 9월말 ‘원샷법 공식 1호 기업’이 탄생할 수 있을 것으로 보인다.

산업부 관계자는 “기업활력법이 벤치마킹한 일본 산업경쟁력법의 경우 연 평균 40.4건의 사업재편계획을 승인했다”며 “우리나라의 경제 규모를 고려하면 연간 10~13건의 사업재편 승인이 적당하다고 볼 때 첫날 4건의 신청이 이뤄졌다는 점은 무척 고무적”이라고 밝혔다.

이날 사업재편을 신청한 한화케미칼은 울산 석유화학 산업단지 내 염소·가성소다(CA) 공장을 화학업체 유니드에 매각하는 방안을 추진하고 있다. CA 공장은 소금물을 전기 분해해 염소와 가성소다를 생산하는 공정을 처리한다. 염소는 주로 PVC(폴리염화비닐) 원료로, 가성소다는 세제 원료 및 각종 수처리에 각각 사용된다. 유니드는 이번에 인수한 생산설비를 개조해 가성칼륨을 생산할 계획이다. 가성칼륨은 비누·유리 원료 또는 반도체 세정 등에 광범위하게 쓰인다.

업계는 석유화학부문에서 일부 품목의 공급과잉으로 구조조정 필요성이 제기되는 가운데 민간업계 내부에서 자발적인 사업재편이 이뤄졌다는 점에 주목하고 있다.

이날 신청 서류를 접수한 김학수 한화케미칼 과장은 “가성소다 분야의 공급과잉을 해소하고 회사의 주력 부문인 PVC쪽을 경쟁력을 강화하기 위해 기업활력법 신청을 결정했다”며 “정부 심사를 통과하면 법인세 등에서 금융비용을 절감할 수 있을것으로 기대한다”고 밝혔다.

원샷법 특례는 과잉공급 분야의 기업이 생산성 향상과 재무 구조 개선을 목표로사업재편을 추진할 때만 얻을 수 있다. 해당 업종의 공급과잉 여부가 중요한 기준이되는 셈이다.

국내 증권·투자업계에 따르면 국내 산업 가운데 30%가량이 과잉공급으로 분류될 전망이다. 업종별로는 조선, 철강, 해운, 건설업, 액정표시장치(LCD), 자동차엔진, 건설기계 등이 과잉공급 업종에 포함되는 것으로 분석된다.


oskymoon@heraldcorp.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