美부부 3쌍 중 1쌍 ‘각방 수면’
[헤럴드경제=이원율 기자]최근 미국에선 부부가 각자 다른 공간에서 잠을 자는 ‘각방 수면’ 사례가 이어지고 있다.
각방 수면을 통해 부부 관계가 외려 더 좋아졌다는 증언 또한 주목된다.
월스트리트저널 등은 미국수면의학아카데미가 지난 2023년 3월에 시행한 설문조사 결과를 인용해 이러한 현상을 전했다.
조사를 보면 미국 성인의 35%는 파트너와 정기적으로 또는 자주 각방 수면을 한다고 답변했다.
한 부부는 “연애를 할 때는 같이 자는 게 문제가 없었는데, 갱년기 증상으로 자던 중 덥다며 이불을 걷어차 불편한 일이 많아졌다”며 “지금은 어떤 날은 같이 자고, 어떤 날은 따로 잔다”고 했다.
그런가 하면 결혼한 지 20년 가까이 된 한 부부는 결혼생활 중 절반을 각자 다른 방에서 잤다고 밝히기도 했다.
아내는 “남편이 코를 심하게 골고 하지불안증후군 탓에 자면서 다리를 툭툭 쳐 각방을 쓰게 됐다”고 했다.
남편은 자던 중 몸부림을 치다가 아내의 얼굴을 주먹으로 친 적도 있었다고 한다.
그래서 이들은 2017년부터 각자 침실을 꾸렸고, 그 후 부부 사이가 더 좋아졌다고 했다. 부부는 “잠을 잘 자야 인내심도 생기고, 상대에게 집중할 여유도 생긴다”며 “자기만의 시간이 있어야 더 좋은 파트너가 될 수 있다”고 했다.
20년차 부부의 말처럼, 따로 잔다고 해서 부부 관계에 문제가 있는 건 아니다.
수면 전문가는 “과거에도 부부는 따로 자는 경우가 많았다”며 “(언젠가부터)같은 침대를 써야 애정이 있다는 인식이 퍼져 따로 자는 부부에 대한 부정적 시각이 생겼다고 볼 수 있다. 부부끼리 대화를 통해 결정했다면 전혀 문제될 게 없다”고 설명했다.
또 다른 전문가는 “심한 코골이와 이갈이, 몸부림 등은 외려 부부관계를 악화하는 데 영향을 미칠 수 있다”며 “각방 생활이 되레 서로에 대한 배려가 될 수 있다”고 했다.
함께 잠을 자는 것은 되레 깊은 숙면을 방해할 수도 있다.
호주 모나시 대학교에서 수면과 인지 기능 분야를 연구하는 앨릭스 멜러 박사가 최근 비영리 학술매체 더 컨버세이션에 기고한 글에 따르면, 뇌파검사(EEG) 등 객관적으로 수면을 측정했을 때 함께 잠을 자면 수면의 질이 떨어지는 것으로 확인됐다.
다만, 한편으론 같은 침실을 쓰는 건 심리적 안정감 등에서 긍정적 영향을 줄 수 있는 것으로 전해진다.
yul@heraldcorp.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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