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9일 서울·판교·대전서 ‘하계휴가 캠페인’ 커피트럭 운영
“직장인 눈치휴가 없애자”…노동부 실국장·감독관 직접 참여
연차 사용률 59.1%…정부 부처 중 최하위 ‘휴가 역설’에 직면
김영훈 장관 “직원들이 먼저 다 써야 국민도 쉴 수 있어”
[헤럴드경제=김용훈 기자] “하계휴가 다 쓰십시오. 여러분이 건강해야 대한민국 모든 노동자가 건강합니다.”
김영훈 고용노동부 장관이 지난 24일 취임식에서 직원들에게 남긴 이 당부가 현실이 될 수 있을까.
연차휴가 사용률이 정부 부처 가운데 가장 낮은 고용부가 이번 여름, 민간을 대상으로 한 대국민 휴가 장려 캠페인에 나선다.
고용부는 28일부터 여름 휴가철을 맞아 ‘일하는 당신, 당당하게 누려라!’를 주제로 휴가문화 확산 캠페인을 본격 실시한다고 27일 밝혔다. 주요 메시지는 ▷자유로운 휴가 사용 ▷연결되지 않을 권리 보장 ▷공짜 노동 금지 등이다.
서울 가산디지털단지와 판교 테크노파크, 대전 대덕연구개발특구 등 직장인 밀집 지역에서는 점심시간 커피트럭 행사가 열린다. 현장을 찾은 시민들은 커피를 받으며 자유로운 연차 사용에 대한 설문조사와 초성 퀴즈에 참여할 수 있고, 일선 근로감독관들과 휴가 관련 고충도 직접 나눌 수 있다.
또한 고용부는 28일부터 8월 31일까지 ‘연차 사용 및 공짜 노동’ 관련 익명제보센터를 운영하고, 문제가 되는 사업장을 대상으로 기획감독에 착수할 방침이다. 오프라인 캠페인에 그치지 않고 정책 집행까지 병행하겠다는 의미다.
황종철 고용부 노동개혁정책관은 “휴가는 법적으로 보장된 당연한 권리이기 때문에 필요할 때 당당히 누릴 수 있어야 한다”며 “이번 캠페인을 통해 누구나 편하게 쉴 수 있는 문화를 정착시키는 데 고용노동부가 앞장서겠다”고 강조했다.
하지만 정작 고용부 내부 사정은 아이러니하다.
현재 고용부는 ‘연차를 가장 적게 쓰는 부처’라는 오명을 안고 있다.
국회 환경노동위원회가 2024년 공개한 자료에 따르면, 고용부의 2023년 연차 사용률은 59.1%에 그쳤다. 주요 중앙부처 중 유일하게 50%대 사용률로, 사실상 꼴찌를 기록한 셈이다.
앞서 2022년에도 1인당 평균 부여일수 18.44일 중 9.81일만 사용했고, 미사용 연차는 평균 8.63일에 달했다. ‘휴가를 권하는 부처가 가장 못 쉰다’는 비판이 나오는 이유다.
‘제 머리 못 깎는 조직’인 셈이다.
과중한 업무와 인력 부족, 보직자의 눈치를 보는 조직문화가 복합적으로 작용하면서 자유로운 휴가 사용이 여전히 쉽지 않다는 평가다. 이 탓에 정부가 국민에게 휴가 사용을 권하는 메시지가 설득력을 가지려면, 먼저 그 메시지를 발신하는 조직부터 바뀌어야 한다는 지적도 나온다.
일각에선 김영훈 장관의 첫 숙제는 고용부를 ‘휴가 장려 부처’로 체질을 바꾸는 것이란 우스개까지 나온다. 고용부 한 공무원은 “김영훈 장관은 과로와 안전을 둘러싼 노동 현실에 누구보다 민감한 인물 아니냐”며 “휴가 계획을 한번 세워보려고 한다”고 말했다.
fact0514@heraldcorp.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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