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헤럴드경제=김성훈 기자] 미국 대선 판세가 급격하게 기울고 있다. 공화당 후보 도널드 트럼프의 지지율이 추락하면서 민주당 후보 힐러리 클린턴이 정치적 중립 지역인 스윙스테이트(경합주)에서 승세를 굳혀가고 있다. 심지어 공화당 우세 지역인 레드스테이트에서까지 민주당 깃발을 꽂을 수 있다는 전망이 나온다.

힐러리를 지지하는 최대 슈퍼팩(정치활동위원회) ‘미국을 위한 최우선행동’(Priorities USA)은 최근 경합주에서 TV 광고 집행을 하나둘 중단하고 있다. 이달 초에는 버지니아에서 TV광고를 그만뒀고, 또 다음달 20일까지는 콜로라도와 펜실베이니아에서도 잠정적으로 광고를 중단할 예정이다. 이 슈퍼팩은 그간 9개 경합주에서 1억1750만달러(약 1284억원)에 달하는 자금을 쏟아부으며 힐러리 지지 광고를 내왔다.

힐러리 클린턴 민주당 후보가 16일(현지시간) 대표적 경합주인 펜실베이니아의 필라델피아에서 유세를 벌이고 있다
힐러리 클린턴 민주당 후보가 16일(현지시간) 대표적 경합주인 펜실베이니아의 필라델피아에서 유세를 벌이고 있다

이 슈퍼팩의 가이 세실 공동의장은 “민주당이 힐러리의 유권자 지도를 확장하길 바라고 있어, 다른 주요 격전지로 자금을 돌리려 한다”며 “새로운 잠재적인 클린턴 지지자를 찾는 데 도움이 될 것”이라고 설명했다.

TV 광고를 중단한 것은 최근 이들 경합주 여론조사에서 힐러리가 트럼프를 이미 압도한 데 따른 것으로 분석된다. 미 NBC뉴스-월스트리트저널(WSJ)이 지난 4∼10일 실시한 여론조사에 따르면 힐러리는 콜로라도와 버지니아에서 각각 14%포인트와 13%포인트 차로 트럼프를 앞질렀다. 또 펜실베이니아에서는 트럼프를 10%포인트 차로 제쳤다(퀴니피액대학 7월 30∼8월 7일 여론조사). 이밖에 버지니아와 뉴햄프셔, 위스콘신 등지에서도 10%포인트 안팎의 격차가 나는 상황이다.

힐러리의 기세는 전통적으로 공화당을 지지해 온 레드스테이트에까지 뻗치고 있다고 미국 일간 워싱턴포스트(WP)가 16일(현지시간) 보도했다. 트럼프의 러닝메이트인 마이크 펜스 부통령 후보가 주지사로 있는 인디애나에서는 두 후보가 거의 같은 지지율을 보이고 있으며, 미주리ㆍ애리조나ㆍ사우스 캐롤라이나에서는 트럼프가 고작 2%포인트만 리드하고 있을 뿐이다. 텍사스ㆍ캔자스ㆍ조지아와 같은 지역에서도 트럼프가 우세이긴 하지만 지지율 격차는 고작 4~6%포인트다.

1996년 이후 치러진 대선 중 이상의 7개 레드스테이트에서 민주당 후보가 승리한 경우는 단 한 차례, 2008년 대선의 인디애나 뿐이다. 1980년 이후 치러진 대선으로 범위를 넓히더라도 총 63회 가운데 58회가 공화당 후보의 승리로 돌아갔다.

WP는 격차를 좁히는 것과 뒤집는 것 사이에는 큰 차이가 있다며 힐러리가 실제로 공화당 우세주에서 승리하는 일이 쉽지는 않을 것이라 전망하면서도 “힐러리가 레드스테이트를 손에 넣는 일이 생각보다 가까이 있다”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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