조직개편 우려엔 “예산실 분리돼도 차질 없다”…재정건전성은 GDP 확대 전략
[헤럴드경제=김용훈 기자] “신도시가 늦어지는 것은 옳지 않다. 135만호 공급 계획을 빠르게 집행하는 것이 핵심이다.”
구윤철 부총리 겸 기획재정부 장관이 8일 첫 기자간담회에서 부동산 정책의 최우선 과제로 ‘속도전’을 꼽았다. 구 부총리는 “국민 입장에서는 집 마련 기회가 앞당겨지는 것이 중요하다”며 “속도를 내는 데 집중하겠다”고 강조했다.
이날 간담회는 구 부총리 취임 후 처음으로 기자들과 공식적으로 마주하는 자리였다. 그는 모두발언에서 “거시경제 관리(매크로 매니지먼트)와 민생활력 제고에 집중하겠다”며 “동시에 특정 분야를 정밀 타깃팅해 단기간 내 성과를 내는 ‘마이크로 타깃팅’ 전략도 병행하겠다”고 밝혔다.
구 부총리는 “2분기 성장률이 당초 0.6%에서 0.7%로 상향 조정되고, 소비심리와 소매판매가 회복세를 보이고 있다”며 “소비 분위기를 이어가는 것이 민생 회복에 도움이 될 것”이라고 말했다.
특히 정부가 준비 중인 2차 민생지원금 지급과 상생페이백 제도를 언급하며 “22일부터 4조7000억원 규모의 지급이 시작된다. 지난해보다 20% 확대해 소비 촉진과 경기 반전을 이끌겠다”고 강조했다.
정부조직 개편과 관련해 가장 큰 관심사는 기재부 예산실 분리였다. 예산실은 ‘재정 컨트롤타워’ 역할을 해온 부서인 만큼, 정책 조율에 공백이 생길 수 있다는 우려가 제기됐다. 그러나 구 부총리는 “가족이 떨어진다고 가족이 아닌 게 아니다”라며 “예산실이 분리돼도 의사결정에 차질이 없도록 하겠다”고 말했다. 이어 “오히려 새로운 장점이 생길 수 있고, 시너지가 날 수 있다”며 긍정적 시각을 내비쳤다.
물가 안정도 핵심 과제로 제시됐다. 구 부총리는 “물가가 2% 안팎에서 등락하고 있지만 누적된 인플레이션으로 체감 물가 수준은 여전히 높다”며 “폭염 등 기후 영향으로 농산물 작황이 좋지 않다”고 설명했다. 그는 “추석 성수품 공급을 사상 최대 규모로 늘리고 할인 지원도 확대해 취약계층 부담을 줄이겠다”며 추석 민생대책 발표를 예고했다.
재정운영 방향에 대해서는 ‘건전성’과 ‘성과’ 두 마리 토끼를 잡겠다는 입장을 내놨다. 관리재정수지 적자(4%) 우려에 대해 구 부총리는 “선택과 집중을 통해 생산성을 높여야 한다”며 “초혁신경제 프로젝트를 통해 GDP 분모를 키워 건전성을 확보하겠다”고 말했다. 그는 “재정적자가 더 커지지 않도록 구조적 개혁과 속도전으로 대응하겠다”며 “재정구조 혁신 TF를 출범해 사회보험·예타·민투 등 의무지출 구조까지 점검할 것”이라고 설명했다.
대외 리스크 관리 구상도 내놨다. 그는 “유럽 장기 국고채 금리 상승, 미국 연준 금리정책 등 불안 요인이 있다”며 “오는 18일 FOMC를 계기로 거시경제회의를 열어 기재부·한은·금융당국 간 공조를 강화하겠다”고 밝혔다. 또 “무역질서 변화에 대응해 10월 중 신(新)대외경제 전략을 마련하겠다”고 말했다.
최근 불거진 미국 내 한국 기업 인력 구금 사태에 대해서는 “불법 취업이 아닌 시운전 준비 차원의 단기 체류였다”며 “미국 측에 비자 제도 개선이나 예외 적용을 요청하겠다”고 설명했다. 그는 “앞으로 한국 기업의 대미 투자 과정에서 같은 일이 반복되지 않도록 하겠다”고 덧붙였다.
부동산 세제와 관련해선 “시장에 직접 영향을 주는 세금정책은 신중히 접근하되, 응능부담 원칙에 따라 필요시 검토하겠다”고 했다. 의무지출 개편 문제에 대해서도 “사전적 건강 유지 인센티브 같은 새로운 아이디어를 검토 중”이라고 답했다.
마지막으로 공공기관 혁신 방향도 제시했다. 구 부총리는 “공공기관도 글로벌 혁신기업 못지않게 변해야 한다”며 “안전 평가 체계를 대폭 개편하고, 혁신 노력을 평가에 반영하겠다”고 밝혔다. 그는 “혁신을 통해 안전이 확보될 수 있고, 선도적 역할을 할 수 있다”고 말했다.
구 부총리는 “성과를 내는 것이 전 부처의 과제”라며 “기업을 만나고 현장을 찾아 속도전으로 성과를 내겠다. 성과를 못 내면 질책해 달라”고 말했다.
fact0514@heraldcorp.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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