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헤럴드경제=김지헌 기자] 삼성전자의 실적에 대한 시장의 기대치가 높아진 가운데 ‘수급’만을 살펴봐도 삼성전자 주가가 당분간 고공행진을 이어갈 가능성이 높다는 목소리가 나오고 있다. 지난 7월에는 외국인이 삼성전자를 끌어올렸다면 최근에는 삼성전자(자사주 매입)와 기관이 돌아가며 상호 보완적으로 주가를 끌어올리고 있다는 지적이다.

▶ 자사주 매입 ‘압박’이 만든 사상최고가 = 지난 19일 외국인과 기관의 338억원, 557억원에 달하는 순매도에도 불구하고 삼성전자 주가는 167만5000원을 기록하며 사상최고가를 경신했다.

22일 코스콤에 따르면 통상 자사주 매입 세력으로 해석되는 ‘기타법인’은 지난 19일 5만2737주를 매입해 순매수 금액만 872억원을 기록한 것으로 나타났다.

기타법인이 순매수한 금액으로 올해 들어 최대치로 매입 주식수로도 올 들어 두 번째로 많은 양이다. 결국 19일의 사상최고가 기록은 삼성전자 스스로 만든 셈이다.

전문가들은 자사주 매입시 기간마다 할당량이 등분된다는 점을 지적한다.

지난 7월 말부터 4회차 삼성전자 자사주 매입(약 1조8000억원 규모)이 시작된 이래 할당된 자사주 매입량을 준수하려는 과정에서 19일 자사주 매입이 폭증했다는 것이다.

문제는 그 전날인 18일 기타법인의 순매수 금액이 75억원에 그쳤다는 점이다. 당시 외국인의 거센 순매수세로 인해 삼성전자의 자사주 매입량이 대폭 축소되면서 매입 계획에 차질이 빚어졌고 이 부담이 19일에 강도높은 자사주 매입으로 드러났다는 지적이다.

실제로 자사주 매입이 시작된 지난해 10월 말 이후 기타법인의 순매수 금액이 회차마다 일정하게 분할되는 양상을 확인할 수 있다. 4회차 자사주 매입 이후(기타법인 기준)에는 1175억원(8월 첫째주 누적), 1504억원(8월 둘째주 누적), 1466억원(8월 셋째주 누적)으로 1000억원 초ㆍ중반에서 분할 매입되는 양상을 보이고 있다.

19일에 기타법인이 872억원을 순매수하지 않았다면 기타법인의 8월 셋째주 누적 순매수 금액은 594억원에 불과한 상황이었다.

▶ 기계적으로 ‘사는’ 외국인…삼성전자를 ‘사야만 하는’ 기관 = 지난 7월 동안 삼성전자를 끌어올린 투자 주체는 외국인이다. 이들은 7월 한달간 7456억원을 순매수해 140만원대이던 삼성전자 주가를 150만원 중반까지 끌어올렸다.

8월 이후 외국인은 ‘팔자’세를 보이고 있지만 프로그램 비차익거래(코스피200지수에서 15종목을 이상을 바스켓으로 매매)에서는 여전히 순매수(누적 금액 599억원) 우위를 보이고 있다.

전문가들은 외국인들이 여전히 삼성전자를 ‘종목’으로 구매하지 않더라도 비차익거래를 하는 과정에서 기계적으로 매수한다는 점을 지적한다.

기관 역시 삼성전자를 사야만 하는 상황이다. 특히 국민연금이 지난 6월 벤치마크(BM)로 사용되는 지수 복제율을 새롭게 통보하면서 위탁받은 자산운용사들은 벤치마크를 올해 말까지 50% 이상 따라야 하는 상황이다.

벤치마크로 사용되는 코스피200에서 24%가 넘는 비중을 차지하는 삼성전자 주가가 오를수록 시장 수익률을 따라가기 위해 삼성전자를 당분간 지속적으로 매수할 수밖에 없는 것이다.

실제로 올해 초부터 지난 6월 23일까지 삼성전자를 줄곧 순매도하던 연기금(누적 순매도 금액 8639억원)은 이후부터 현재까지 순매수(누적 순매수 금액 2689억원)를 유지하고 있다.

업계 한 관계자는 “삼성전자 주가가 오르면 코스피200수익률과 운용 자금의 추적 오차가 심해진다”며 “연기금은 단기 관점에서 매수하지 않고 장기 투자를 한다는 점도 당분간 삼성전자를 매수세 우위로 만들 것”이라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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