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헤럴드경제=고승희 기자] 지상파 방송3사가 모바일 시장에 전략적으로 뛰어든 이유는 새로운 수익모델의 창출을 위해서다. 미디어 환경의 다변화와 장기적인 경기불황으로 인해 위축된 광고시장에서 모바일은 새로운 광고 재원을 확보할 수 있는 창구로 떠올랐다.

방송통신위원회의 ‘2015 회계연도 방송사업자 재산 상황’에 따르면 전체 방송광고 시장에서 지상파의 비중은 2006년 75.8%에서 2015년 55%로 하락했다. 반면 모바일 광고시장은 놀랄 만큼 성장했다. 제일기획이 발표한 ‘2015년 대한민국 총 광고비 결산’ 자료에 의하면 지난해 모바일 광고비는 1조2802억원으로, 전년 대비 50% 이상 증가했다. 지상파 방송사의 광고비는 지난해 1조9702억원으로 전년 대비 0.2% 감소한 것으로 나타났다.

드라마틱한 감소는 아니지만 방송 관계자들은 모바일 시장을 새로운 수익창구로 보고 저마다의 전략 수립에 돌입한 상황이다. 고찬수 KBS 플랫폼개발사업부 팀장은 “MCN 분야가 생각보다 빠르게 발전하고 있지는 않지만 모바일 콘텐츠로 트렌드가 이동하는 것은 막을 수 없는 상황”이라고 말했다.

문제는 기대만큼의 수익 창출이 쉽지 않다는 데에 있다. TV 콘텐츠 제작비와 비교해 저렴한 제작비로 콘텐츠를 제작한다고 하나 각사마다 사정은 다르다. 애초의 예산 투입이 적어 제한된 환경에서 고군분투하는 방송사도 있다.

이같은 상황에 수익모델이 뚜렷하지 않은 것은 의외의 변수가 됐다. 업계 관계자들은 “올초까지 MCN 사업은 붐처럼 일었으나 광고주의 움직임이 더딘 데다 국내에서 수익모델을 찾는 데에 성공을 못해 주춤해지는 분위기도 있다”고 입을 모았다. 수익이 분명한 성과를 내면 방송사 차원의 적극적인 지원을 기대할 수 있으나, 미래시장을 전망하고 막대한 예산을 쏟기엔 현재 지상파 방송사의 여건도 좋지 않다.

수천만 건의 클릭수를 기록하는 모바일 콘텐츠의 경우에도 당장의 수익이 나오지 않는다. 클릭당 수익은 플랫폼에 따라 다르지만 건당 1~2원에 불과하다.

지상파 방송사의 경우 온라인광고대행사인 스마트미디어렙(SMR)을 통해 조금 더 가격을 책정하고 있다. SMR은 소속 방송사(지상파 3사, CJ E&M, 종편) 콘텐츠의 온라인 영상에 관한 광고영업을 대행한다. 온라인에서 소비하기 쉽게 만든 짧은 영상에 15초짜리 광고를 붙여 플랫폼 업체에 제공하는 방식이다. 현재 SMR의 콘텐츠를 공급 받는 곳은 네이버 TV캐스트와 다음TV팟, 카카오TV 등이 있다.

그럴지라도 “플랫폼과 방송사 간의 수익 분배의 경우 대부분 플랫폼에서 가져가기에 올바른 방식은 아니”라는 시각이 적지 않다.

무엇보다 광고를 통한 수익 창출을 위해서는 콘텐츠당 일정 수준 이상의 클릭수를 담보해야 한다는 전제가 따라온다. 간접광고의 경우에도 마찬가지다. 한 업계 관계자는 “광고가 의미가 있으려면 사용자가 일정 숫자를 넘어가야 한다. 대형 광고주의 입장에서 광고를 붙일 수 있을 만큼 영향력 있는 콘텐츠는 기본 100만 건의 조회수가 보장되는 콘텐츠인데, 고정적으로 100만 건을 넘는 것이 쉽지 않다”고 말했다.

인기 아이돌 그룹이 출연하는 콘텐츠의 경우 100만 건 이상의 클릭수를 담보할 수 있지만 약점은 시청층에 있다. 광고시장을 적극적으로 소비하는 20~30대 여성들이 아닌 “아이돌 팬덤인 10대가 대다수라 광고효과가 없다”는 판단이 광고주 사이에서 먼저 나온다.

SBS 모비딕이 채널 분화를 계획하는 이유도 이 때문이다. 박재용 SBS CP는 “향후모비딕은 채널 분화를 거쳐 모비딕 펀, 뮤직, 뷰티, 패션, 푸드 등 장르별 콘텐츠를 만들 계획”이라고 말했다. 특히 “뷰티, 패션 쪽 콘텐츠를 강화해 20~30대 젊은 여성들을 적극적인 소비계층으로 끌어들이겠다”는 판단이다. 실제로 모바일 콘텐츠 업체를 비롯해 1인 크리에이터의 뷰티 채널은 규제 없는 간접광고로 상당한 수입을 올리고 있다. 현재까지 지상파 방송사의 모바일 사업이 뚫지 못한 지점이다.

광고를 통한 수익창출이 어렵다고 모바일 콘텐츠 업계의 미래가 불투명한 것은 아니다. 현재 지상파 방송3사의 모바일 콘텐츠는 해외 시장 진출로 그나마 숨통이 트이고 있다.

KBS 예띠 스튜디오는 중국 시장을 겨냥, 지난해 MCN 사업자 트레져헌터와 웹-모바일 콘텐츠 공동제작과 해외진출 업무협약을 체결했다. 고찬수 KBS 팀장은 “중국의 경우 위성TV의 규제가 심하기 때문에 젊은 세대들이 인터넷 콘텐츠로 몰리고 있다. 젊은 세대 중심으로 인터넷 콘텐츠가 재밌고 새롭다는 인식이 확산돼있다”라며 “중국은 TV 만큼 인터넷 시장이 영향력이 있다. 광고도 활발해 수익을 낼 수 있는 시장이 형성돼있다”고 말했다.

실제로 중국에선 개인 크리에이터들의 인기가 높다. 올 들어 국내의 콘텐츠 제작사들이 중국의 대형 포털사이트로부터 모바일 예능 제작 러브콜을 받는 사례가 많아졌다. 한 업계 관계자는 “중국의 경우 개인 크리에이터의 숫자가 대한민국 인구에 육박할 정도로 인기를 모으고 있는 사례도 있을 정도로 시장이 형성돼있다”라며 “민중 속 영웅을 찾고자 하는 심리가 반영됐다. 국내 콘텐츠 업계가 한류스타에 의존하지 않고 콘텐츠만으로 수출이 가능한 길로 중국의 모바일 시장이 떠오르고 있다”고 말했다.

물론 모든 1인 크리에이터가 4000만의 팔로워를 거느리는 것은 아니다. 이 같은 사례는 극히 소수이나, 이들의 인기가 높은 것은 사실이다.

중국에선 ‘인터넷스타’를 ‘왕뤄훙런(網絡紅人)’의 줄임말인 왕훙으로 부르고 있다. 패션·뷰티 등 시장에서 막강한 영향력을 행사하는 1인 크리에이터를 일컫는 말이다. 중국 내에선 이들의 막강한 영향력에 ‘왕훙경제’라는 신조어도 생겨났다. 왕훙의 뷰티 콘텐츠는 상상을 초월하는 인기를 누린다. 국내의 경우 화장품 브랜드로 1회 방송을 할 경우 100만 정도의 광고료가 지급되나, 이들은 시간당 2000만원을 가져가는 스타다. 국내 모바일 업계와 달리 수요가 넘쳐 중국 시장이 새로운 활로로 떠오르게 됐다. 다만 현재의 상황은 또 다시 미지수다. 고고도 미사일방어체계(사드·THAAD) 배치 결정 이후 현지 분위기를 살피는 상황이 됐다. 한 업계 관계자는 “두세 달 정도는 조용히 지켜봐야할 것 같다”고 말했다.

당장의 수익 창출은 어렵지만 업계 관계자들의 전망은 밝다. 고찬수 KBS 팀장은 “올 하반기까지는 모바일 업계의 상황이 풀리진 않을 것으로 보인다. 현재 수익구조가 충분하지 않아 모두가 어려운 시점”이라며 “모바일 콘텐츠가 재미있다는 인식이 있어야 시장이 형성된다. 내년에 접어들면 공격적이고 재미있는 시도들이 많이 나올 것으로 보인다. 시간은 필요하나 내년께 디지털 시장으로 일정 정도 광고가 움직일 것이라는 전망이다”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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