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창 꿈을 품고 일할 나이에 쉬고 있는 20·30대가 빠르게 늘고 있다. 지난달 통계에 따르면 ‘쉬었음’으로 분류된 30대 인구는 33만4000명, 20대는 40만명을 넘어섰다. 일을 하고 싶어도 일자리를 찾지 못하거나 아예 구직을 포기하고 쉬고 있는 이들이 74만명에 이른다는 말이다. 개인의 어려움을 넘어 사회적으로 막대한 손실이다.
청년층의 어려움은 수치로 그대로 드러난다. 지난달 전체 취업자는 19만3000명 증가했지만 청년층(15~29세)은 16만3000명 감소해 전 연령층에서 감소 폭이 가장 컸다. 양질의 일자리로 꼽히는 제조업과 건설업 취업자가 각각 5만1000명, 12만3000명 줄어든 영향이 크다. 15세 이상 고용률은 63.4%로 10월 기준 역대 최고치를 기록했지만 청년층 고용률은 1.0%포인트 떨어진 44.6%로 18개월째 하락세다. 취업 문턱도 갈수록 높아져 지난달 청년층 취업자 수는 1년 전보다 16만3000명 줄어든 352만1000명이었다. 이 중 20대 취업자가 15만3000명 줄어 전 연령대 가운데 감소 폭이 가장 컸다. 한마디로 청년들이 일자리에서 점점 밀려나고 있다는 뜻이다.
무엇보다 30대에서 ‘쉬었음’이 급증한 점이 우려스럽다. 지난달에만 2만4000명 늘어 역대 최대치를 기록했다. 30대 쉬었음 인구는 구직 의욕이 있지만 원하는 일자리를 찾지 못해 쉬는 경우가 많다. 근무 조건과 임금, 복지에서 상대적으로 나은 일자리를 찾기 위해 쉬고 있을 가능성이 크다. 주로 대기업과 안정적 중견기업에 한정된 일자리다. 그런 곳일 수록 강성 노조 영향으로 임금과 복지혜택은 확대되고 해고와 구조조정이 쉽지 않다. 취업문이 좁아져 이직 준비가 길어지고, 결국 구직 포기로 이어질 수 있다.
더 큰 문제는 인공지능(AI) 기술 혁신과 자동화가 고용시장을 근본적으로 바꾸고 있다는 점이다. 반복적 사무 업무와 단순 관리직은 빠르게 AI로 대체되고 있고, 특히 2030세대가 감당할 만한 일자리에서 변화가 가장 빠르다. 청년층이 가장 먼저 타격을 입고 있다.
지금 상황은 단기적 청년 일자리 지원으로는 문제를 해결할 수 없다. 지속적인 교육과 훈련을 통해 필요한 기술과 직무능력을 갖출 수 있도록 하고, 노동시장 경직성을 완화해 청년에게 기회가 돌아가도록 해야 한다. 중소기업으로 청년층을 흡수하는 것은 시급한 과제다. AI가 일부 일자리를 줄이더라도 새로운 기회를 만들어내는 만큼, 청년들이 아이디어를 접목해 창업에 도전할 수 있는 환경을 조성하는 것도 중요하다. 젊은층이 일하고 싶어도 기회를 얻지 못하는 상황이 누적되면 사회 갈등으로 번질 수 있다는 점을 명심해야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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