루벤스 ‘십자가에 못 박힌 그리스도’
프랑스 화가 부그로 후손들이 발견
상속 재산 정리 중 작업실 저택서
[헤럴드경제=한지숙 기자] 400여년 간 행방을 알 수 없던 페테르 파울 루벤스의 ‘십자가에 못 박힌 그리스도’가 지난달 30일(현지시간) 프랑스 한 경매에 출품돼 수수료를 포함해 약 300만 유로(약 50억원)에 낙찰됐다.
AFP통신은 이날 오후 베르사유 오스나 경매장에서 해당 작품이 낙찰 예상가격대인 100만 유로~200만 유로를 뛰어넘는 290만 유로에 낙찰됐다고 보도했다.
가로 72.5㎝, 세로 105.5㎝의 이 작품은 바로크 시대를 대표하는 플랑드르 출신 화가 루벤스가 1613년 그린 것이다. 이후 행방이 묘연해졌다가 지난해 9월 파리 6구에 있는 한 저택의 매각 과정에서 우연히 발견됐다.
19세기 프랑스 아카데미 화가 윌리암 부그로의 후손들이 상속 재산을 정리하던 중 부그로의 작업실 저택에서 이 작품을 발견했다. 이 작품이 어떻게 프랑스에 들어왔는지는 알려져 있지 않다.
루벤스 연구기관에서 루벤스의 작품임을 인증 받은 뒤 이날 경매에 출품됐다.
작품을 발견한 오스나 경매사의 대표 장피에르 오스나는 앞서 프랑스 일간 르파리지앵에 이번 발견을 “매우 드문 사건”이라며 “바로크 회화의 시작을 보여주는 작품으로, 루벤스가 전성기에 그린 것”이라고 설명했다.
이 작품은 어둡고 격동하는 하늘을 배경으로 십자가에 못 박힌 예수의 모습을 밝고 빛나게 그리고 있다.
루벤스 연구의 최고 권위자이 닐스 뷔트너는 “이 그림은 예수의 옆구리 상처에서 피와 물이 나오는 것을 보여주는데, 루벤스가 이렇게 그린 건 유일하다”고 설명했다.
루벤스는 십자가에 못 박힌 그리스도의 그림을 최소 3차례 더 그렸는데, 독일 뮌헨에 있는 미술관 알테피나코테크에 전시된 게 가장 유명하다.
루벤스의 작품은 경매에 나올 때마다 수백만 유로에 거래되고 있다.
2023년 1월 미국 뉴욕 소더비 경매에서는 루벤스의 1609년 작인 ‘살로메에게 바쳐진 세례자 요한의 머리’가 2700만 달러(약 390억원)에 낙찰됐다.
jshan@heraldcorp.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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