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험체계’ 구축해 제시하면 마케팅비 줄고 팬덤 형성도

기업들에 있어 소비자와 시장 연구는 기술·제품 연구 못지 않게 중요하다. 초연결 환경으로 인해 상호작용의 단초가 될 소비자접점은 모바일을 중심으로 비약적으로 확대됐다. 그런데 위축될 것으로 예상됐던 실물환경도 덩달아 발전하고 있다.

이 지점에서 기업들의 고민은 커질 수밖에 없다. 세분화에 이은 정교화의 거센 요청이 등장한다.

고객에게 제품과 서비스의 기능·장점·효용을 호소하는 매체는 폭발적으로 증가했다. 고객이 접하는 정보총량이 커진 만큼 기호와 취향, 삶의 방식도 상상할 수 없을 정도로 다양해졌다. 이른바 라이프스타일의 부상이다.

이처럼 비실물 중심의 무한한 접점 확장은 기업들의 고민을 키운다. 엄청난 자원을 요구하는 탓이다. 잘 정립되지 않은 고객접점, 고객경험 개념으로 마케팅에 돌입하는 기업들이 적지 않다. 이로 인해 경계성이 모호한 막대한 비용들이 투입·매몰되고 만다. 효익측정과 통제는 당연 어렵다.

이 시점에서 ‘경험체계’란 개념을 떠올려 보자. 체계란 말에 눈이 번쩍 뜨일 것이다. 클라우드 환경에서 데이터와 AI의 도움을 받을 수 있단 의미로 연결된다. 관련 솔루션도 개발되고 있다.

소셜미디어의 발달은 통합마케팅커뮤니케이션(IMC)의 효율을 높여줄 것 같지만 실은 그 반대일 수도 있다. 각종 활동의 파편화 가능성도 높다는 얘긴데, 전술했듯 투입된 자원들이 쉽게 매몰돼버릴 수 있게 된다. 정밀한 전략이 구사되지 않으면 말짱 꽝이란 소리다.

따라서 체계화가 강력히 요구된다. 즉 경험도 시스템적 경험, 수치화가 가능하며 기댓값을 산출할 수 있는 상태가 돼야 한단 뜻이다.

제품 또는 브랜드와 소비자를 만나게 하고 경험을 항유하며 가치를 인지하고 구매에 이르도록 하는 여정들은 일관된 흐름 내에서 작동해야 한다. 이같은 경험체계 구축은 마케팅의 성패를 가르게 된다. 더 요약하면, 고객은 모으고 비용은 줄일 수 있게 한다.

고객경험에도 세분화·표적화·정위화(STP)가 적용돼야 함은 재론의 여지가 없다. 대량소통보다는 차별화된 소통, 정교화(Elaborating)한 맞춤소통이 필요하다. 이제 STPE가 돼야 한다.

앞으론 개인의 라이프스타일을 지금 같은 규모적 재화로는 충족시킬 수 없을 것이다. 각각의 니즈에 맞는 특정의, 범위적 재화가 제공돼야 한다. 그러므로 라이프스타일에 대한 천착은 집착과도 같아야 한다. 머잖아 고객과 ‘일대일 소통’, ‘다품종 낱개생산’도 감수해야 한다는 전문가들도 있다.

대량생산과 효율성은 포기해야 할 지도 모른다. 그렇다고 수작업을 하란 것은 아니다. 모듈화란 답이 있다. 레고블록처럼 수십∼수천개 덩어리를 제공하면 고객은 수고를 마다 않고 꿰맨다. 그 수고에 답이 있다. 고객맞춤과 대량생산의 조화라는 난수암호가 풀린다. 제품이 이럴진대 마케팅도 개인의 경험체계를 바탕으로 이뤄져야 함은 더 말해 무엇하겠는가.

고객에게 제품경험을 형성하게 하고 각각의 스토리를 갖게 하는 것. 그래서 완결된 가치체계를 구성토록 하는 게 경험체계의 궁극적 도달점이다. 그러면 고객은 재구매자가 아니라 팬이 되며, 팬덤을 만들어 안긴다.

고객에게 가치가 높으면서도 독특한 경험이 되게 해주는 것. 기업들은 경험체계를 구성해 제시할 수 있어야 한다. 그리하여 제품이 아닌 경험을 구매하게 해야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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