더불어민주당이 22일 통일교의 정치인 금품 지원 의혹 사건에 대한 특검 요구를 전격 수용했다. 국민의힘과 개혁신당이 특검법 발의에 합의하며 전재수 의원 등 여권 정치인을 둘러싼 의혹에 대한 압박에 나서자 “일고의 가치도 없다”던 입장에서 선회한 것이다. 많은 국민이 ‘내란 청산’을 위한 종합 특검은 추진하고 통일교 특검을 거부하는 것을 ‘내로남불’로 보고 있는 것이 사실이다. 민주당 지지층에서도 통일교 특검 도입에 대한 찬성이 압도적으로 높은 상황에서 계속 특검을 피하면 여론 악화로 오히려 국정에 부담이 될 수 있다는 판단도 했을 것이다. 이에 따라 김건희씨와 건진법사 전성배씨, 권성동 전 국민의힘 원내대표 등 윤석열 정부 핵심인물의 정교유착 의혹에서 시작돼 여권으로 확산된 통일교 로비의 실체 규명이 새로운 국면을 맞았다.

민주당이 특검 요구를 수용하고 야당이 환영하면서 여야는 조만간 협의를 시작할 것으로 전망되지만 합의까지는 진통이 예상된다. 내년 6·3 지방선거에서 맞붙게될 여야가 통일교 이슈를 선거 전략의 일환으로 활용하려는 속내가 읽히기 때문이다. 이미 특검 추천권과 수사 범위를 두고 줄다리기가 시작됐다. 특검후보 추천의 경우 국민의힘은 제3자인 대법원 법원행정처가 2명을, 민주당은 여야가 각각 1명을 추천하자고 하고 있다. 수사범위도 국민의힘은 정치권 로비 의혹뿐 아니라, 민주당 전·현직 의원들의 금품 수수 의혹을 뭉갠 민중기 특검의 수사 은폐 의혹 등을 수사 대상에 넣자는 입장이다. 반면 민주당은 여야 전현직 의원들뿐 아니라 윤석열· 김건희 부부와 통일교의 관계를 포함해 윤 전 대통령이 당선됐던 2022년 대선도 수사 범위에 포함시켜야 한다는 입장이다. “통일교 로비 특검이 여권이 가랑비에 젖는 수준이라면 야권은 흠뻑 젖을 정도가 될 수 있다”며 역공을 펴는 모양새다.

통일교 특검의 본질은 ‘정교분리’ 원칙을 규정한 헌법의 취지를 거슬러 종교계 리더가 정치권과 거래를 시도하고, 정치권은 그 대가로 종교계의 숙원사업을 해결하려 불법을 저질렀는 지를 규명하는 것이다. 통일교 특검이 여야의 정치적 셈법에 따라 상대방을 공격하는 칼로 활용되면 본질은 퇴색되고 정쟁의 수단으로 전락하게 된다. 이는 특검에 대한 국민적 피로감만 더할 뿐이다.

민주당은 통일교 특검을 받으면서 3대 특검의 남은 의혹 등을 추가로 수사할 ‘2차 종합특검법’을 발의했다. 그런 만큼 통일교 특검은 야당의 합의안을 존중해 현재 불거진 의혹을 집중 규명하는데 초점을 맞추는 것이 좋다. 특검 장기화로 화급한 민생 현안이 뒤로 밀리면 내년 지방선거에 이로울 게 없다. ‘먹사니즘’에 유능해야 민심을 얻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