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부가 2030년까지 신차 판매의 절반을 전기·수소차 등 친환경차로 채우는 방안을 확정했다. 목표치를 달성하지 못한 자동차 제조·수입사에는 미달 차량 1대당 최대 300만원의 기여금을 물린다. 사실상의 벌금이다. 주요국들이 전기차 전환 속도를 조절하며 기업 부담을 덜어주고 있는데 우리만 거꾸로 가고 있다.
당장 올해 자동차 회사들은 친환경차 보급 비율을 28%까지 끌어올려야 한다. 지난해 국내 신차 가운데 전기·수소차 비중이 13.5%에 그친 점을 감안하면, 1년 만에 판매 비중을 두 배 가까이 늘려야 한다. 이를 채우지 못하면 미달 대수당 150만원의 기여금을 내야 한다. 현대차·기아의 경우 지난해 국내 판매량을 기준으로 하면 올해 부담액이 1300억원 안팎에 이를 것이란 추산도 나온다. 이 기여금은 2028년부터 대당 300만원으로 더 오른다.
문제는 현실과의 괴리다. 충전 인프라는 여전히 부족하고, 가격 부담과 주행거리 불안도 해소되지 않았다. 이런 상황에서 5년 만에 친환경차 비중을 50%까지 끌어올리라는 것은 시장 여건을 무시한 처사다. 더구나 소비자가 친환경차를 선택하지 않더라도 그 책임은 전적으로 기업이 져야 한다. 정부가 전기차 수요 정체기(‘캐즘’)를 넘기겠다며 매년 줄여온 보조금 단가를 동결하고, 내연차를 전기차로 바꾸면 전환지원금 100만원을 더 얹어주기로 했지만, 그 비용 부담을 기업에 떠넘긴 것이나 다름없다.
글로벌 전기차 시장은 이미 속도 조절 국면에 들어섰다. 미국은 전기차 세제 혜택을 없애고, 유럽연합(EU)도 2035년 내연기관차 판매 금지를 사실상 철회했다. 중국의 저가 전기차 공세 속에서 자국 자동차 산업의 부담을 덜고 경쟁력을 지키려는 조치다. 그런데 우리는 관세 전쟁 속에서 어렵게 활로를 모색하는 기업들에 추가 부담을 얹고 있다. 이번 목표 할당제는 국산 업체뿐 아니라 중국 비야디(BYD) 등 수입 전기차 업체에도 적용되지만, 일정 판매 실적을 기준으로 삼는 구조여서 적용 대상에서 빠질 가능성도 있다. 더구나 전기차만 생산하는 외국 업체들에겐 목표치 자체가 큰 부담이 되지 않는다. 결과적으로 국내 기업에 대한 역차별 논란을 피하기 어렵다.
탄소중립과 미래차 전환은 거스를 수 없는 흐름이다. 그러나 전환의 속도와 방식은 유연할 필요가 있다. 그렇지 않아도 정부가 2035년 국가 온실가스 감축 목표를 2018년 대비 53~61%로 설정해 산업계 우려가 적지 않다. 결국 비용 부담으로 돌아와 경쟁력 약화를 불러온다. 과도한 목표와 벌칙으로 끌고 갈 일이 아니다. 관련 산업이 적응할 시간을 주고, 기업 경쟁력을 키우는 데 더 초점을 맞춰야 한다.
![요즘 ‘큰손’들은 주식 팔지도 사지도 않는다…‘11월 3일’부터 본다, 왜? [큰손 따라잡기]](https://wimg.heraldcorp.com/news/cms/2026/09/07/news-p.v1.20260826.97fcdbca4f2c4562acc488b50990cb2d_T1.jpg?type=h&h=240)

![못 믿을 AI기업…검증하고 평가받게 하라[머브 히콕]](https://wimg.heraldcorp.com/news/cms/2026/09/07/news-p.v1.20260823.2391f1fe070840f39f8da5e471902ef7_T1.png?type=h&h=240)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