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해 근로소득세 수입은 68조4000억원으로 역대 최대를 기록했다. 전년(61조원)보다 12.1%, 7조4000억원이나 늘었다. 최근 10년 사이 전체 세수에서 근로소득세가 차지하는 비중도 12%에서 18%로 뛰었다. 반면 법인세는 2015년 20.7%에서 2025년 22.6%로 소폭 늘었고, 부가가치세는 24.9%에서 21.2%로 오히려 줄었다. 근로소득세 비중만 크게 높아진 것이다.

2015년 27조1000억원이던 근로소득세 수입은 2024년 처음 60조원대를 넘어선 데 이어 지난해 다시 최대치를 갈아치웠다. 올해는 대기업 성과급 확대 등의 영향으로 70조원을 넘어설 수 있다는 전망도 나온다. 증가 속도도 빠르다. 10년간 총국세 수입이 71.6% 늘어나는 동안 근로소득세는 152.4% 증가했다. 국세 증가율의 두 배를 훌쩍 넘는다. 세수가 사실상 월급소득에 더 기대는 구조가 되고 있는 것이다.

근로자가 늘고 월급이 올라 세수가 증가하는 것 자체는 나쁠 일이 아니다. 문제는 근로소득세 과표 구간이 18년째 사실상 그대로라는 점이다. 현행 소득세는 8개 구간 누진세율 구조인데, 최상·최하위 일부를 제외한 대부분 구간이 2008년 이후 바뀌지 않았다. 물가가 오르면 명목임금이 상승하고, 실질임금이 제자리라도 더 높은 세율 구간으로 밀려난다. 특히 8800만원을 넘으면 세율이 24%에서 35%로 뛰어 중산층의 체감 부담을 키운다. 이른바 ‘소리 없는 증세’라는 지적이 나오는 이유다. 여기에 면세자 비중이 32.5%에 달하는 것도 문제다. 근로자 3명 중 1명은 소득세를 전혀 내지 않는다. 일본의 면세자 비중이 14.5%인 것과 비교하면 상당히 높은 수준이다.

소득세 구조 전반을 재검토할 필요가 있다. 물가 상승률에 맞춰 과표 구간을 자동 조정하고 늘어만 가는 각종 공제도 세밀하게 따져봐야 한다. 무엇보다 소비자물가에 연동해 소득구간을 상향하는 물가연동제를 고려해 볼만하다. 미국과 캐나다 등에서는 이미 ‘브래킷 인덱싱(bracket indexing)’을 시행해, 매년 물가 상승률만큼 소득 구간을 올려 자동으로 높은 세율 구간으로 밀리는 일을 막고 있다.

이재명 대통령도 당 대표 시절 “물가상승으로 명목임금만 오르는데 누진세 구조 탓에 세 부담이 계속 늘어난다”고 문제를 제기한 바 있다. 그러나 정권 출범 이후 관련 논의는 진척이 없다. 세수 감소 우려와 제도 설계의 복잡함을 이유로 뒷전으로 밀린 상태다. 세수 안정과 형평성을 확보할 현실적 대안이 마련되지 않으면 근로자 부담은 계속 커지고, 근로 의욕도 꺾일 수 있다. 월급쟁이들의 ‘유리지갑’만 쥐어짜는 결과가 돼선 안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