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책 시행 5개월 부동산 시장 변화
중소형 2월 가격지수 7.3% 급등
대출규제 영향에 59㎡ 중심 수요 쏠림
강북 상승폭 제한, 대형·중대형도 부진
정부가 서울 전역을 토지거래허가구역으로 묶고 고가 아파트의 대출 한도를 낮춘 ‘10·15 주택시장안정화 방안‘을 내놓은 이후, 한강 이남의 중소형 아파트 가격이 급등한 것으로 나타났다. 선호 입지에 있는 규제를 덜 받는 가격대 아파트, 이른바 ‘똘똘한 한 채’로 수요가 몰린 때문으로 풀이된다.
▶강남 중소형 아파트 대폭 상승…강북 소형·중대형은 ‘찔끔’=25일 KB부동산 월간 주택 시계열 자료에 따르면, 지난달 강남 11개구의 중소형(전용면적 40㎡ 이상 62.8㎡ 미만) 아파트 가격지수는 109.7(2022년 1월=100)을 기록해 지난 10월(102.5) 대비 7.3% 급등했다. 이는 같은 기간 강남과 강북의 소형(40㎡ 미만)·중형(62.8㎡ 이상 95.9㎡ 미만)·중대형(95㎡ 이상 135㎡ 미만)·대형(135㎡ 이상) 등 전 지역·면적과 비교해 가장 높은 상승 폭이다.
정부는 10·15 대책에서 서울 전 지역과 경기도 12개 지역을 규제지역(투기과열지구·조정대상지역) 및 토지거래허가구역으로 묶고, 대출 한도를 주택 가격 ‘15억원 이상’과 ‘25억원 이상’을 기준으로 각각 4억원, 2억원으로 축소했다. 이 과정에서 줄어든 대출 한도로 매수가 가능한 아파트 값이 오른 것이다.
강남의 중소형 아파트는 10·15 정책이 시행되기 전 5개월 간 6월 97.3에서 102.5로 5.2% 상승한 것과 대비해서도 2%포인트 넘게 가파른 상승폭을 기록했다. 6·27 규제보다 훨씬 강력했던 10·15 규제가 한강 이남 주요 입지의 작은 면적 아파트 가격을 더 빠르게 올렸다는 해석이 가능한 대목이다.
이와 달리 강남 11개구에서 가장 적게 오른 곳은 대형(135㎡ 이상) 아파트였다. 지난 10월(121.6) 대비해서 5.3% 밖에 오르지 않았다. 중대형(95㎡ 이상 135㎡ 미만) 아파트 오름폭도 5.4%에 그쳐 두 번째로 작았다.
중소형 선호는 강북 14개구에서도 이어졌다. 강북 중소형 아파트는 지난 10월 이후 91.8에서 96.7로 5% 상승해 가장 높은 오름폭을 기록했다. 하지만 이같은 상승 움직임은 강남에서 가장 적게 오른 대형(5.3%) 아파트보다도 적어, 강남과 강북의 양극화가 더욱 심화한 것으로 보인다.
강북에서 가장 적게 오른 곳은 같은 기간 1% 오른 40㎡ 미만의 소형 아파트였고, 그 다음 가장 적은 상승폭을 기록한 것이 98.2에서 101.5로 3.3% 오른 중대형 아파트였다. 소형 아파트의 경우 10평 전후 수준임을 고려했을 때, 강북 역시 95㎡ 이상의 중대형 아파트보단 59㎡ 전후의 소형 아파트로 수요가 몰린 것으로 풀이된다.
▶대형 아파트 급매만 ‘뚝’=실제 매매시장을 봐도 이 같은 중소형 아파트에 대한 수요 쏠림 현상이 두드러지고 있음을 확인할 수 있다. 오는 5월 9일부터 다주택자에 대한 양도소득세 중과가 재개되며 급매물이 나타나는 가운데 59㎡ 전후 중소형 아파트는 상대적으로 높은 몸값을 유지 중이다.
일례로 서울 영등포구 신길동에 소재한 더샵파크프레스티지 59㎡는 현재 호가 15억원~16억원대에 시장에 나와있다. 지난해 말 경신한 13억8000만원 신고가보다도 높은 가격이다. 반면 중대형인 114㎡의 호가는 20억5000만원부터 시작해 84㎡ 호가인 20억보다 겨우 5000만원 높다.
박원갑 KB국민은행 수석전문위원은 “작은 집에 대한 선호는 대출 규제가 주도한 게 맞지만 아파트 시세의 전반적인 폭등, 인구 구조 등이 유기적으로 만들어낸 흐름”이라며 “이 같은 흐름은 당분간 유지될 것으로 보인다”고 분석했다. 홍승희 기자
hss@heraldcorp.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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