공자는 서로 다른 이해와 입장이 공존하는 가운데 대화를 통해 조화를 이루는 사회를 이상적인 공동체로 보았다. 차이를 인정하면서도 공동의 해법을 도출하는 과정, 이것이 오늘날 사회적 대화가 다시 요구되는 이유다.

최근 경제사회노동위원회는 ‘사회적 대화 2.0’의 출범을 선언했다. 이는 단순한 운영 방식의 개선이 아니라, 인공지능 전환, 인구구조 변화, 산업재편 등 복합적 구조변화에 대응하기 위한 사회적 거버넌스의 새로운 출발을 의미한다. 특히 노사 중심의 전통적 의제에서 나아가, 공동체의 미래 과제를 대상으로 국민 참여형 공론화를 결합한 점에서 중요한 전환이라 할 수 있다.

노사정 논의를 통해 앞으로 사회적 대화 2.0에서 우선 다루게 될 사회적 의제는 전환기 복합 위기 대응과 노동시장 구조개선, 그리고 산업현장의 긴급한 현안을 포괄해 구성됐다.

먼저 인구구조 변화와 일자리 의제에서는 세대 간 일자리 상생, 생애주기별 고용안정, 일자리 양극화 완화 문제를 중점적으로 다룬다. 인구구조의 변화는 그 속도와 폭에서 단일 정책으로 해결하기 어려운 영역인 만큼, 공론화를 통해 사회적 수용성을 확보하고 단계적 해법을 모색하는 것이 핵심이다. 청년들이 다시 일자리 희망을 찾을 수 있도록 청년 일자리 개선 과제도 노사정이 함께 해법을 찾는다. 무엇보다 현장의 다양한 청년의 목소리를 담아 실효성을 높이고, 노사 모두의 적극적 역할을 찾을 것이다.

AI 전환과 관련해서는 기술 확산에 따른 직무 변화에 대응하여 전환교육과 직업능력 개발 체계 개편, 노사 간 상생의 전환 전략이 주요 논의 대상이다. 기술 변화가 고용불안을 확대하지 않도록 하는 것도 중요한 과제다. 또한, 산업현장의 시급한 문제로서 소규모 사업장의 산업재해 예방, 그리고 석유화학 산업 침체에 따른 지역 일자리 대응과 같은 현안 역시 사회적 대화의 틀 안에서 논의된다. 특히 지역 단위까지 포함한 협력적 대응을 모색한다는 점에서 기존과 차별화된 접근이다.

무엇보다 이번 사회적 대화 2.0의 출발점은 3월 19일 국민 앞에서 채택된 노사정의 공동선언에 있다. 노사정 대표는 전환기 위기를 극복하고 격차를 완화하며 지속가능한성장을 이루기 위해 공동의 책임을 다할 것을 약속했다. 선언에 그치지 않고 정례적 만남을 통해 논의를 이어가기로 한 점은 사회적 대화의 지속성과 실효성을 높이는 중요한 기반이다.

이제 과제는 명확하다. 공론화를 통해 사회적 신뢰를 축적하고, 이를 실질적인 사회적 합의로 연결하는 것이다. 이를 위해서는 논의 과정의 투명성과 개방성을 높이고, 다양한 이해관계자의 참여를 제도적으로 보장해야 한다.

경사노위는 앞으로 사회적 대화의 외연을 확대하고, 청년·여성·플랫폼 노동 종사자·중소기업 등 다양한 주체의 참여를 강화해 나갈 것이다. 동시에 각 의제에 대해 실행 가능한 한 합의를 최대한 도출하고, 이런 합의가 법·제도개선 등 실제 현장 변화로 연결되는 구조를 정착시키는 데 역량을 집중할 것이다.

지금 우리는 전환의 분기점에 서 있다. 이 변화가 갈등의 확산이 아니라 협력의 진전으로 이어질 수 있도록 하는 것이 사회적 대화의 핵심 역할이다. 경사노위는 사회적 대화 2.0을 통해 우리 사회가 직면한 과제에 대해 공동체가 동의할 수 있는 최대공약수의 답을 만들어가겠다. 국민이 체감할 수 있는 변화와 성과로 이어질 수 있도록 최선을 다하겠다.

이정한 경제사회노동위원회 상임위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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