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국발 관세 리스크와 중동전쟁같은 지정학적 불안으로 글로벌 공급망이 재편되고, 자원이 무기화되는 시대에 경제 안보를 다지는 우군 확보는 절실한 과제다. 그런 점에서 이재명 대통령이 인구 대국이자 글로벌 사우스(남반구의 신흥국과 개발도상국)의 리더로 꼽히는 인도의 모디총리와 정상회담을 갖고 에너지 자원과 나프타 등 핵심 원자재의 안정적 수급 등 전방위 경제 협력 방안을 발표한 것은 의미가 크다.
이번 정상회담에서 한국과 인도는 전자·자동차 등 전통 분야를 넘어 조선·금융·방위산업·인공지능(AI) 등으로 협력을 확대하기로 의견을 모았다. 이를 위해 양국은 사상 첫 번째 장관급 경제협력 플랫폼인 ‘산업협력위원회’를 신설하기로 했다. 2010년 발효된 한·인도 포괄적 경제동반자협정(CEPA) 개선 협상에도 속도를 내고, 현재 250억달러 수준인 양국 교역을 2030년까지 500억달러 규모로 확대하기로 했다. 특히 포스코는 인도 1위 철강사인 JSW그룹과 연 600만t 규모 일관제철소 건설을 위한 합작법인(JV· 총 10조7000억원 투자) 본계약을 체결해 21년 숙원을 이루게 됐다. 포스코는 5조원을 투자하고 지분 50%를 보유하게 된다.
인도와의 경협 확대는 미·중 갈등과 보호주의 무역 득세, 에너지 패권 전쟁이 심화하는 국제 정세에서 한국의 경제안보를 다지는 효과가 크다. 14억명이 넘는 거대 내수시장과 세계 4위의 경제 대국인 인도는 중국을 대체할 동력이고 공급망 다변화의 핵심 거점이 될 수 있다.
중동전쟁이 촉발한 에너지 대란에 동병상련인 입장이어서 연대감도 크다. 우리는 원유 70%를 호르무즈 해협을 통해 들여오고 있고, 인도는 세계 제2의 LPG 수입국으로 이 중 약 90%를 중동에서 수입한다. 양국이 지정학적 위기를 타개할 열쇠를 찾는 파트너가 된다면 동반자 관계가 더욱 공고해 질 것이다. 실제로 ‘에너지 자원 안보 공동성명’ 등 4건의 공동성명에는 중동발 에너지 수급 위기에 대한 공급망 협력과 조선·방산 협력 등이 담겼다. 한국의 5대 나프타 수입국인 인도는 한국에 대한 나프타 공급을 안정적으로 유지하기로 했다.
이 대통령의 인도·베트남 순방(19~24일)에 재계 총수들이 대거 동행 중이다. 글로벌 사우스는 에너지 분야에서도 놓칠 수 없는 시장이다. 베트남 정부는 전력 부족 해소를 위해 약 30조원을 투입해 원전 4기를 건설할 계획이다. 1호기를 러시아가 따낸 가운데, 2호기는 ‘팀 코리아’ 수주가 유력하다.
베트남은 또 해안선이 남북으로 길게 뻗어 해상풍력 개발 최적의 입지다. 우리 원전·전력 기업들의 현지 진출과 병행해 주요 에너지 조달의 거점으로 활용하는 전략이 필요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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