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헤럴드경제=양영경 기자] 한진그룹주(株)가 한진해운이라는 ‘앓던 이’를 빼면서 주가 상승 기대감이 커지고 있는 가운데 그룹의 양 날개 격인 대한항공과 한진의 주가가 희비를 달리하면서 그 배경에 눈길이 쏠리고 있다.

2일 금융투자업계에 따르면 한진해운의 법정관리가 가시화된 지난달 30일부터 3거래일간 대한항공은 18.73% 올랐다.

반면 한진은 8.91% 빠지며 대한항공과는 엇갈린 주가 흐름을 보였다. 이는 지난달 30일 7.90% ‘반짝’ 급등한 이후 이틀간 주가가 더 큰 폭으로 하락한 데 따른 것이다.

대한항공과 한진은 한진해운에 대한 지원 리스크가 해소됨과 동시에 손상차손 이슈가 부각될 수 있다는 공통분모를 가졌다.

그럼에도 두 종목이 다른 행보를 보이는 데는 사업영역의 ‘한진해운 의존도’에서 비롯됐다는 분석이 나온다.

대한항공의 경우 한진해운의 법정관리에 따라 추가로 인식해야 하는 손상차손 금액이 최대 3761억원인 것으로 추정되고 있다.

하지만 추가 부담에 대한 우려보다 리스크 제거 측면이 더 부각되는 것은 한진해운과는 별개로 ‘본업’에서의 성장이 뒷받침되고 있기 때문이다. 즉, 한진해운에 대한 부담만 털어내면 본업을 바탕으로 우상향할 가능성이 크다는 말이다.

상반기 대한항공의 국제 여객수요(RPKㆍ유상 여객 수에서 비행거리를 곱한 값)은 지난해 같은 기간보다 7.1% 증가했다. 저유가로 인한 원가절감 효과도 나타나면서 올해 2분기 영업이익은 전년 동기대비 157.5% 늘어난 4820억원을 기록했다.

3분기 들어서도 환율과 유가는 대한항공의 업황에 유리한 방향으로 흘러가고 있다. 지난 7~8월 평균 환율은 전년 동기대비 3.0% 하락한 1126원/달러 수준을 기록했다.

이 같은 수준이 9월 말까지 이어지면 대한항공은 5000억원 이상의 외화환산 이익을 볼 것으로 전망되고 있다.

항공 유가도 3분기 들어 전년 동기대비 13% 하락한 54.9달러 수준을 기록하며 원가 절감에 따른 이익 개선세를 지지하고 있다

정유석 교보증권 연구원은 “대한항공은 한진해운에 대한 충당금을 쌓고 난 이후 리스크 요인이자 기업가치 할인요인이 제거된다”며 “이자비용을 감당할 수 있는 영업이익이 창출되고 있어 점진적으로 재무구조도 개선될 것으로 보인다”고 봤다.

반면 한진은 상황이 다르다. 한진해운에 대한 매출 의존도가 높아 ‘계열사 지원 리스크’를 ‘실적 하락 리스크’와 맞바꿨다는 분석도 나온다.

올해 상반기 기준으로 한진의 사업 중 하역사업의 영업이익 기여도는 전체의 67%로 가장 높다. 특히 한진이 지난해 11월 한진해운으로부터 인수한 한진해운신항만은 상반기 영업이익의 82%를 기여하며 실적개선에 큰 역할을 담당했다.

하지만 해당 컨테이너 처리물동량의 58%가 한진해운의 물량이었다는 점은 ‘양날의 검’이 되고 있다. 한진해운의 업황이 호조를 보일 때는 같이 득을 보는 구조였지만, 현재는 상황이 뒤바뀐 것이다.

관련 업계에서는 한진해운의 얼라이언스 퇴출, 선박압류 등으로 물량이 감소하면서 최악의 경우 한진의 영업이익이 50% 가까이 감소할 수 있다는 관측도 제기되고 있다.

이런 상황에서 영업이익 기여도가 두 번째로 높은 택배사업(16%)에 대한 기대감도 한풀 꺾였다. 업계 1위인 CJ대한통운의 공격적인 영업에 밀려 성장이 더딘 데다가 기존 한진해운의 하역ㆍ육상운송 물동량이 큰 폭으로 줄어든다는 점에서다.

윤희도 한국투자증권 연구원은 “한진은 6월 말 기준으로 한진해운에 대한 매출채권 수백억원과 아시아 역내 일부 노선 영업권 중 기지급된 300억원에 대한 손상차손 이슈도 부각될 수 있어 당분간 보수적인 관점으로 지켜봐야 할 것”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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