다주택자 양도소득세 중과가 재개된 첫날인 10일 서울 아파트 매물이 하루 만에 1500건 넘게 감소한 것으로 나타났다.
부동산 플랫폼 아실에 따르면 서울 아파트 매물은 9일 6만8495건에서 10일 6만6914건으로, 1581건 줄었다. 성북구, 강서구, 노원구 등의 감소 폭이 컸고 서울 25개구 가운데 매물이 늘어난 곳은 한 곳도 없었다. 집주인들이 매물을 거둬들인 영향이 크다는 게 시장의 대체적인 분석이다.
중과 시행 직전까지는 절세를 위한 막판 거래가 몰렸다. 이달 1~8일 서울 토지거래허가 신청 건수는 3273건으로, 평일 기준 하루평균 818건에 달했다. 지난 3월 하루평균의 거의 두 배 수준이다.
그러나 중과가 시작되자 분위기가 급변했다. 2주택자의 경우 양도세 부담이 기존보다 두 배 이상 늘어나는 만큼 무리하게 팔기보다 보유를 택할 가능성이 커진 것이다. 정부가 다주택자에게 적용했던 실거주 의무 유예를 일부 비거주 1주택자에게까지 확대하는 방안을 검토하는 것도 이런 흐름을 의식한 것으로 보인다.
하지만 실제 효과가 있을지는 의문이다. 비거주 1주택자는 직장·학군·생계 등의 이유로 자신이 보유한 주택을 전·월세시장에 내놓고 다른 곳에 거주하는 경우가 많다. 정부는 실거주 의무 유예를 통해 이런 ‘전세 낀 매물’의 거래를 늘리겠다는 취지이지만 향후 임대 물량만 줄 뿐이다.
지금 임대시장의 불안이 적지 않다. 수천가구 대단지에서도 전세 매물이 몇 건 없을 정도라고 한다. 서울 전세수급지수는 최근 180.3까지 올라 2020년 12월 이후 가장 높은 수준을 기록했다. 지수가 100을 넘으면 공급 부족을 뜻하는데 180을 넘었다는 것은 그만큼 전세난이 심각하다는 얘기다.
가격도 뛰고 있다. 한국부동산원에 따르면 올해 들어 5월 첫째 주까지 전국 아파트 전세 가격 누적 상승률은 1.56%로, 매매가격 상승률 0.98%를 웃돌았다. 수도권은 전세가 2.20% 오르는 동안 매매 가격은 1.79% 상승하는 데 그쳤다. 잠긴 매물이 전세시장으로 이동하면 일부 숨통이 트일 수는 있지만 공급 부족이 해소되지 않는 한 전세가는 더 오를 수밖에 없다. 그런데 서울 공동주택 입주 예정물량은 올해 2만7058가구에서 내년 1만7197가구로 급감할 전망이다.
전·월세시장의 가장 큰 피해자는 청년층과 서민이다. 공공임대 공급을 확대하는 게 중요하지만 속도도 느리고 물량도 턱없이 모자란다. 재개발·재건축 등 민간 정비사업을 활성화하고 거래 정상화를 유도할 방안도 함께 추진할 필요가 있다. 세금과 규제 강화가 거래 위축과 전세물량 감소로 이어져 서민 주거 부담만 키우는 결과가 돼선 안 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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