올 1월 스위스 다보스(Davos)에서 열린 세계 경제포럼은 ‘제4차 산업혁명’을 주제로 진행됐다. 다보스포럼의 회장인 클라우스 슈밥은 제4차 산업혁명을 두고 미국의 과학사학자인 토마스 쿤이 그의 명저 ‘과학혁명의 구조’에서 말한 ‘패러다임 쉬프트’라고 할 만한 변화라고 했다.
19세기 말 증기기관과 철도의 출현으로 시작된 1차 산업혁명, 전기를 통해 대량생산을 불러온 2차 산업혁명, 20세기말 컴퓨터와 인터넷이 몰고 온 3차 산업혁명에 필적할 만한 변화라는 것이다. 4차 산업혁명은 이전과는 달리 신기술의 발전과 수용을 둘러싼 엄청난 불확실성 때문에 앞으로 어떤 변화가 어떻게 전개될지 알 수 없고 그 여파가 산업, 정치, 경제, 사회 심지어는 인간의 정체성과 윤리적 이슈에까지 영향을 줄 것이라고 전망했다. 슈밥이 옳다면 우리는 지금 매우 중요한 시기를 살고 있는 것이다.
지난 3월, 전세계인이 주목했던 이세돌 9단과 알파고의 대국을 보면서 우리는 말로 표현하기 힘든 묘한 감정을 느꼈다. 혹자는 삶의 편리함이 어디까지 이를 것인지에 대한 기대감을, 혹자는 기계가 인간의 통제력을 벗어나는 영화 ‘터미네이터’의 우울한 미래상을 떠올리기도 했다. 여기서 중요한 것은 우리가 원하던 원치 않던 속도의 문제일 뿐 우리 삶의 많은 부분을 변화시킬 것이라는 점이다.
그런데 곰곰이 생각해보면 네차례의 산업혁명은 ‘변화’라는 키워드를 갖고 있다. 4차 산업혁명을 맞이하는 우리의 당황스러움이 이전 시대를 살았던 사람들은 겪지 않았던 온전히 현시대를 살아가는 우리만의 몫은 아닐 것이다. 결국 ‘변화’와 ‘미래’에 대해 어떤 준비를 하고 실천하느냐가 중요한 화두가 되어야 할 것이다.
과거는 미래의 거울이라고 한다. 인류 역사상 인간의 사고와 극적인 실천의 결과물이 인류 앞에 놓였던 장애물을 극복하는데 얼마나 유용했는가를 생각해 보자. 카이사르, 세종대왕, 르네상스 철학자들이 그랬다. 자신의 시대를 살아간 사람들이 후세대를 위해 얼마나 책임 있는 삶을 살았는가를 생각해 보자. 링컨, 간디와 만델라, 수많은 독립투사들이 그랬다. 역사의 성공적 사례는 우리에게 이런 사람들의 경험을 알려준다. 필자는 ‘창의와 실천’, ‘책임감과 연대감’만이 오늘 우리가 맞닥뜨린 변화의 파고를 극복하는 방법이라고 생각한다.
국내 유일의 방폐물관리 전담기관인 한국원자력환경공단은 중저준위 방폐장의 안전한 운영과 고준위 방폐물 문제 해결이라는 2가지 중요한 변화에 직면해 있다. 지난해부터 운영에 들어간 중저준위 방폐장이 갈등 극복과 국민 소통, 신뢰의 현장으로 기억되는 것, 미래세대와 국민들이 즐겨 찾는 공간으로 탈바꿈시키는 창의적 고민과 전향적 실천이 필요하다. 더 나아가 지난 30년간 중저준위 방폐장을 추진하면서 쌓은 소중한 경험을 살려 고준위방폐물 관리문제를 슬기롭게 해결해야 한다. 고준위방폐물을 안전하게 관리하는 것은 모든 국민이 미래세대를 위한 우리 모두의 책임이라는 사실을 공유하고 연대해야 해결 가능한 일이다.
리더십 분야의 대가인 스티븐 코비는 성공하는 사람들의 7가지 습관 중 가장 중요한 습관은 ‘소중한 것을 먼저 하는 것’이라고 말했다. 해야 할 일들을 중요한 것과 그렇지 않은 것, 급한 것과 그렇지 않은 것으로 분류하고 급하면서 중요한 일을 가장 먼저 하라고 조언했다. 이는 국가도 다르지 않을 것이다.
고준위방폐물을 안전하게 관리하는 것은 국민안전을 위해 무엇보다 급하고 중요하다. 대안없는 반대, 반대를 위한 반대는 능사가 아니다. 가을의 초입에서 많은 변화의 시기에 살고 있는 우리 각자의 조직과 지역사회는 어떤 가치를 공유하고 있는가를 진지하게 물어본다.
oskymoon@heraldcorp.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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