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헤럴드경제=이한빛 기자] 작년까지 바이오ㆍ제약주 등 중소형주의 기세에 눌려 천덕꾸러기 취급을 받던 업종 대표주가 화려하게 부활했다. 바야흐로 대장주의 시대다.
증시 전문가들은 올 들어 대형주 및 업종 1등주 중심으로 시장 흐름이 완전히 바뀌었다고 진단했다.
8일 금융투자업계와 한국거래소에 따르면 시가총액 최상위권에 자리한 대형주들이 최근 잇달아 사상 최고가 또는 52주 신고가를 갈아치우면서 연고점 높이고 있는 코스피 지수를 견인하고 있다.
대형주 랠리의 선봉엔 코스피 대장주 삼성전자가 있다.
삼성전자는 지난달 18일 3년 7개월 만에 종전 사상 최고가(158만4000원)를 갈아치운 뒤 연일 고점을 높여 지난달 23일 장중 최고 169만4000원까지 올랐다.
최근에는 갤럭시노트7 배터리 발화 이슈로 소폭 하락세를 보였지만 160만원대를 지키고 있다.
인터넷 대장주 네이버도 전날 87만2000원으로 마감하며 종가 기준 사상 최고가를 경신했다.
안정적인 실적과 미국ㆍ일본 증시에 동시 상장한 자회사 라인의 주가 반등세에 힘입어 강세를 보이는 것으로 풀이된다.
조선 대표주인 현대중공업은 한층 극적인 반등세를 보였다.
현대중공업은 지난 6일 14만4000원까지 오르며 52주 신고가를 경신했다.
작년 말 종가(8만7800원)와 비교하면 두 배 가까이 오른 것이다.
현대중공업은 극심한 조선 업종 불황 속에서도 2분기 연속 흑자를 달성해 매수세를 끌어들이고 있다.
‘자동차 3인방’ 중 하나인 현대모비스는 중국 시장에서의 실적 호조세가 이어질 것이란 전망과 더불어, 지배구조 개편 이슈가 더해지면서 지난 6일 52주 신고가(28만9000원)를 새로 썼다.
이밖에 KB금융 등 대형 은행주도 미국이 연내 기준금리를 높일 것이란 관측이 힘을 받으며 수익성 개선이 이뤄질 것이란 기대감 속에서 연일 고점을 높이고 있다.
전문가들은 이 같은 대형주 장세가 당분간 지속될 것이란 전망이다.
대형주 주도 장세는 밸류에이션(평가가치)이 부각되고 실적이 개선되고 있는 것과 무관치 않다.
또 신흥국으로의 외국인 자금 유입이 대형주로의 장세 전환을 이끌고 있다는 분석도 나온다.
이종우 IBK투자증권 리서치센터장은 “업종을 대표하는 대형주들에 대한 시장의 외면이 오랫동안 지속되며 가격이 많이 내린 상황에서 올해 1분기와 2분기를 거치며 실적이 바닥을 통과했다는 자신감이 커졌다”고 분석했다.
이 센터장은 “이들 대표주는 대체로 경기 민감주로서의 특성을 보인다”며 “반등할 경우 그 폭이 클 수 있다”고 말했다.
오현석 삼성증권 투자전략센터장은 “유가 반등 및 브렉시트 이후 글로벌 정책 공조 기대감으로 외국인 자금이 신흥시장으로 많이 유입됐다”며 “외국인의 특성상 대형주 중심의 매수세가 이뤄지고 있다”고 분석했다.
그는 “국민연금이 올해 국내 주식 투자 전략을 코스피200 등 지수를 추종하는 패시브형으로 많이 전환한 것도 대형주의 수급 개선에 도움을 준 것으로 보인다”고 설명했다.
미국 기준금리 인상 이슈도 대형주 장세에 힘을 실어주는 요인으로 꼽힌다.
정훈석 한국투자증권 연구원은 “불확실성에 대한 주가 민감도는 대형주보다 소형주가 훨씬 높다”며 “삼성전자를 중심으로 한 대형 블루칩 장세가 지속될 것으로 보는 것이 합리적”이라고 분석했다.
vicky@heraldcorp.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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