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용범 청와대 정책실장이 20일 페이스북을 통해 보유세와 양도소득세의 합리적 조정 필요성을 언급한 데 이어, 임광현 국세청장이 다음 날 X(옛 트위터)에 등록임대사업자에 대한 세제 혜택 축소를 제안했다. 7월 세제 개편안 발표를 앞두고 정책 방향이 서서히 윤곽을 드러내는 모습이다.

김 실장은 “반도체가 벌어온 국부가 부동산 불로소득으로 흡수되고 성장의 과실이 소수에게만 집중된다면 이번 호황은 오래가지 못할 것”이라며 “보유세와 양도세를 합리적으로 조정하는 것은 필요하고 옳은 방향”이라고 밝혔다. 생산적 투자로 흘러가야 할 자금이 부동산에 머물 경우 자산시장 왜곡과 자원 배분 불균형이 커질 수 있다는 인식이다. 실제 반도체 산업이 있는 일부 지역에서는 성과급 지급 기대감이 매수 수요로 이어져 단기간에 수억원씩 호가가 뛰는 사례도 나타나고 있다. 임 청장의 발언은 보다 구체적이다. 정부는 서울 지역 등록임대 아파트 6만8000가구를 잠재적 공급 물량으로 보고 있다. 이 가운데 2만5000가구는 이미 의무임대기간이 종료됐고, 나머지도 2028년까지 순차적으로 만료된다. 현행 제도에서는 의무기간 종료 이후에도 양도세 중과 배제와 장기보유특별공제 등 혜택이 유지되면서 매물이 시장에 나오지 않는다는 지적이 제기돼 왔다. 일정 기간 이후 혜택을 조정해 매물을 끌어내겠다는 구상이다.

정부의 의도대로 보유세 강화나 등록임대 혜택 축소는 일정 부분 매물 출회로 이어질 수 있다. 실제 다주택자 양도세 중과 재개 시한을 제시했을 때 단기적으로 매물이 늘어난 사례도 있다. 그러나 유예기간 종료 이후에는 매물 잠김이 나타나고, 전세 물량 감소로 전셋값이 뛰는 상황이다. 등록임대주택 역시 유사한 경로를 밟을 우려가 나온다. 보유세 인상 역시 임대료 전가를 통해 전세시장에 영향을 줄 가능성이 있다.

정부가 보유세 인상의 근거로 드는 것은 실효세율이 0.15% 수준으로 뉴욕(약 1%), 도쿄(1.7%) 등에 비해 낮다는 점이다. 그러나 한국은 거래세 비중이 높아 단순 비교에는 한계가 있다. 취득시 다주택자와 법인에 대해 8~12% 수준의 높은 취득세 중과가 적용되고, 양도 단계에서도 조정대상지역 2주택자는 기본 세율에 최대 20%포인트가 추가된다. 지방소득세 10%까지 적용하면 3주택 이상 보유자의 실효세율은 최고 82.5%까지 높아진다. 이런 상태에서 취득·양도·보유 세제가 모두 강화되면 퇴로가 막히게 된다.

시장은 매매든 임대든 불안이 커지면 요동친다. 세제 개편이 보다 정교하게 설계돼야 하는 이유다. 특히 불안정한 시장에서 가장 큰 영향을 받는 서민층과 청년층을 위한 임대 공급 기반 확충에 더 힘써야 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