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정관 산업통상부 장관이 최근 노동계에서 ‘영업이익 기반 성과급’ 요구가 확산되는 분위기와 관련해 “성과급이 쟁의 대상이 되는 것은 맞지 않다”며 반대 의견을 분명히 했다. 김 장관은 “영업이익과 관련해 경영진과 노조만 있는 게 아니라 손실을 각오하고 들어온 투자자도 있다”며 이같이 말했다. 그는 “노동자들은 월급이 보장되는 만큼, 리스크를 떠안은 투자자에 대한 보상은 노조와 경영자와 다르게 보장돼야 한다”며 “투자자의 관점이 논의에서 빠져 있어 제도적 보완이 필요하다”고 설명했다. 개인 견해라는 단서를 달았지만 초호황에 따른 기업의 특별 이익 배분이 노사 교섭만의 사안이 아닌, 경영 판단의 영역이고 사회적 혼란을 최소화하려면 법적 원칙을 세워야 함을 강조했다는 점에서 주목할 만하다.
성과급은 대법원 판례상 단체교섭 대상이 아닌 경영 판단의 영역이었다. 그런데 지난 3월부터 시행된노란봉투법(개정 노동조합법)에 ‘근로조건에 영향을 미치는 사업 경영상의 결정’(제2조 5항)이 포함되면서 모호성의 영역이 돼버렸다. ‘N% 성과급’의 시발점이 SK하이닉스·삼성전자 뿐만 아니라 자동차와 조선 등 주요 대기업, 심지어 급식·청소 등 생산활동과 무관한 사내 하청까지 성과급 논란에 휩싸였다.
올해 삼성전자 영업이익 전망치(300조원)를 감안하면 반도체 부문에 지급될 성과급만 약 31조원이다. 이 엄청난 금액을 투자로 쓴다면 이사회 의결 사항인데, 성과급이라는 이유로 주주총회나 이사회 의결도 없이 지출되는 구조는 타당하지 않다. 앞서 대한민국주주운동본부 등은 삼성전자 노사 성과급 합의가 회사 이익을 어떻게 처분해야 할지의 문제인 만큼 주주총회 결의가 필요하다며 효력정지 가처분과 무효확인 소송을 예고한 상태다.
노란봉투법에 규정된 사업 경영상의 결정에 성과급은 해당하지 않는다는 명확한 단서가 필요하지만 노동계의 반발 등 현실적으로 쉽지 않다. 그렇다면 정부가 상법이나 자본시장법을 개정해 일정 규모 이상의 성과급 지급을 이사회나 주주총회 결의 사항으로 명시하는 보완책이 대안이 될 수 있다. 상법을 개정한다면 영업이익 연동 성과급 지급을 이사회 의결 대상에 포함해 기업 이익 배분 과정에 주주 의견을 반영할 수 있다. 자본시장법 개정은 성과급 산정 기준과 지급 규모에 대한 공시 의무를 강화하고, 일정 규모 이상 성과급은 이사회 심의를 거치도록 하는 방안을 마련할 수 있다.
법적 원칙없는 영업이익 분배 방식은 국내에서 이전투구식 혼란을 극대화할 뿐 아니라 해외 투자자의 반발을 불러 ‘코리아 디스카운트’를 다시 불러올 수 있다. 지금까지 공들인 K-증시 레벨업이 물거품이 되지 않도록 법적 공백 상태를 하루빨리 해소해야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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