올해 유진이엔티 300억 유상증자 추진
콘텐츠·데이터·행사로 수익원 다변화
YTN 서울타워 리뉴얼·미디어 확보도 검토
[헤럴드경제=홍석희 기자] 유진그룹이 미디어 사업을 그룹의 미래 핵심 축으로 키우기 위해 2조원 이상을 신규 투자할 예정이라고 밝혔다. YTN 인수를 시작으로 방송·콘텐츠 사업을 넘어 데이터, 커머스, 이벤트, 공간개발까지로 수익원을 확대하겠다는 구상이다. 5년 안에 미디어 부문 매출 5000억원을 달성한다는 목표도 제시했다.
유진그룹의 미디어 중간지주사 유진이엔티는 9일 서울 여의도 유진그룹 본사에서 기자간담회를 열고 이 같은 내용의 ‘유진그룹 미디어 사업 비전’을 발표했다. 유진그룹은 우선 유진이엔티를 미디어 사업 확장과 운영의 중심축으로 육성하기 위해 올해 300억원 규모의 유상증자를 진행한다. 이후 K라이프스타일 분야 등 전문 미디어 추가 확보, 인수 미디어의 AI 전환, 미디어·콘텐츠 펀드 조성 등에 2조원 이상을 투자한다는 계획이다.
투자 규모는 콘텐츠 분야 1조2000억원, 사업 분야 8000억원 등이다. 유진그룹은 현재 8대2 수준인 콘텐츠 매출과 사업 매출 비율을 2030년까지 6대4로 다각화한다는 방침이다. YTN, 유진이엔티, 스튜디오 유지니아 등을 묶어 5년 내 미디어 부문 매출 5000억원 이상을 달성하겠다는 목표도 내놨다.
유진그룹은 지난해 YTN 지분 30.95%를 약 3200억원에 인수하며 미디어 사업에 본격 진입했다. 기존 레미콘, 건자재 유통, 금융서비스 중심의 사업 포트폴리오에 글로벌 확장 가능성이 있는 미디어를 새 성장축으로 더하겠다는 전략이다.
유진그룹이 미디어 투자를 확대하는 배경에는 기존 방송산업의 수익모델이 한계에 도달했다는 문제인식이 깔려 있다. 유진그룹은 한국방송광고진흥공사 방송통신광고비 조사보고서에 따르면 국내 방송광고 시장은 2021년 4조531억원에서 2024년 3조2191억원으로 20% 이상 줄었다. 2026년에는 2조5583억원으로 다시 2년 만에 20% 이상 감소할 것으로 전망됐다.
광고와 수신료 중심의 수익 구조가 약해지는 반면, 생성형 AI와 디지털 플랫폼 확산으로 검증된 정보의 가치는 커지고 있다는 것이 유진그룹의 판단이다. 유진그룹은 미디어 산업을 ‘신뢰기반 사업’으로 정의했다. 검증되고 신뢰할 수 있는 정보를 핵심 자산으로 삼아 데이터, 커머스, 이벤트, 라이선싱 등 인접 사업으로 확장하는 개념이다.
유진그룹은 ‘미국 펜스케 미디어 코퍼레이션(PMC)’의 성장 사례를 참고 모델로 제시했다. PMC는 빌보드, 버라이어티, 롤링스톤 등 레거시 미디어를 인수한 뒤 데이터, 라이브 이벤트, 라이선싱 등으로 사업을 넓힌 글로벌 미디어그룹이다. 유진그룹은 이 같은 구조를 한국 시장과 미디어 공공성에 맞춰 ‘유진 미디어 선순환 성장구조’로 구현하겠다는 방침이다.
유진그룹은 또 “자본은 비즈니스 외연을 넓히는 데 집중하고, 보도 인프라 투자를 늘려 미디어 사업의 핵심 자산인 신뢰도를 강화하겠다”고 설명했다. 탐사·심층 보도 확대와 산업 데이터 분석·제공도 추진 과제로 제시했다. 실행 로드맵은 신뢰 자산 선점, 미디어 가치 고도화, 고부가가치 사업 추가 등 3단계로 구성됐다. YTN은 객관성, 공정성, 신뢰도를 기반으로 한국 경제·산업 분야의 데이터와 콘텐츠를 강화한 플랫폼으로 육성한다. K라이프스타일 분야 전문 미디어 추가 인수·확보도 검토한다.
그룹 계열사의 역량도 미디어 사업에 결합한다. 유진투자증권 등 금융 계열사는 미디어·AI 분야 투자 경험을 바탕으로 펀드 조성을 추진한다. 스튜디오 유지니아는 K콘텐츠 창작 허브로 키운다. 유진ITS의 디지털 전환 역량과 TXR로보틱스의 AI·자동화 기술도 미디어 운영 효율화와 데이터 활용에 적용한다.
해외 제휴도 확대한다. 유진그룹은 지난 4월 미국 싱클레어브로드캐스트그룹과 업무협약을 체결했다. 지난달에는 미국 전미방송협회, 연방통신위원회와 K콘텐츠 유통 관련 논의를 진행하는 등 북미 지역 미디어 사업 진출을 협의하고 있다고 밝혔다.
공간개발사업도 새 수익원으로 제시됐다. 유진그룹은 YTN 서울타워를 K컬처 확산의 상징적 랜드마크로 리뉴얼하는 방안을 추진한다. 이와 함께 B2B·B2G 대상 산업 데이터 제공, 포럼과 시상식, 콘텐츠 IP와 미디어 브랜드를 활용한 리테일·커머스 사업으로 영역을 넓힐 계획이다.
강희석 유진이엔티 대표는 “AI 에이전트 시대가 가져온 미디어 산업의 환경 변화 속에서 광고와 수신료에 의존한 기존 미디어 사업 모델은 한계를 가질 수밖에 없다”며 “좋은 미디어 기업이 오랜 기간 쌓아온 신뢰는 대체가 어려운 희소한 자산이 됐다”고 말했다.
강 대표는 이어 “유진그룹은 신뢰 자산을 기반으로 K산업에 대한 콘텐츠와 데이터를 제공하고 자본과 글로벌 네트워크를 연결하는 미디어 기반 종합 플랫폼을 구축할 것”이라며 “YTN 인수 역시 이러한 전략의 출발점”이라고 했다.
hong@heraldcorp.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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