유진그룹이 미디어 플랫폼 회사로 변신하겠다고 9일 공언했다. 향후 10년 동안 2조원 규모의 투자를 진행하고, 일부 미디어를 인수하는 방안도 검토중이라고 밝혔다. 다만 중앙일보를 인수 하는 것은 현재로선 가능성이 낮다고 밝혔다. 유진그룹 미디어사업 비전 발표를 하고 있는 강희석 유진이엔티 대표 [유진]
유진그룹이 미디어 플랫폼 회사로 변신하겠다고 9일 공언했다. 향후 10년 동안 2조원 규모의 투자를 진행하고, 일부 미디어를 인수하는 방안도 검토중이라고 밝혔다. 다만 중앙일보를 인수 하는 것은 현재로선 가능성이 낮다고 밝혔다. 유진그룹 미디어사업 비전 발표를 하고 있는 강희석 유진이엔티 대표 [유진]

20년 외부 위탁 운영 끝내고 YTN 직접 운영 전환

강희석 대표 “연 1200만명 방문…외국인 비중 계속 올라”

노후 시설 개선부터 착수…문화재 규제 고려해 단계 개발

[헤럴드경제=홍석희 기자] 유진그룹이 YTN 서울타워를 내년 1월 1일부터 직영 체제로 전환한다. 지난 20년간 외부 위탁 방식으로 운영돼 온 남산타워를 직접 운영하면서 K브랜드와 글로벌 브랜드가 마케팅 활동을 펼치는 ‘미디어 공간’으로 키우겠다는 구상이다.

강희석 유진이엔티 대표는 9일 서울 여의도 유진기업 본사에서 열린 기자간담회 질의응답에서 “YTN 같은 경우 내년에 많이 바뀔 것 중 하나는 남산타워에 대한 직영화”라며 “사업적 관점에서는 상당히 많이 달라질 것”이라고 말했다.

강 대표는 “지난 20년간 남산타워는 외부 위탁, 마스터리스 방식으로 외부에서 경영하고 그에 대한 수수료만 YTN에 지불해 왔다”며 “내년 1월 1일부터 직영화가 되기 때문에 YTN 입장에서는 도움이 될 것”이라고 했다.

유진그룹은 남산타워를 브랜드와 콘텐츠가 결합된 오프라인 미디어 공간으로 재정의하고 있다. 강 대표는 “남산타워는 케이팝데몬헌터스 흥행 이후 사람들의 뇌리에 굉장히 강하게 남아 있는 공간”이라며 “실제로 1년에 1200만명 정도가 방문하고, 외국인 비중이 계속 올라가고 있다”고 설명했다.

그는 이어 “이 장소를 미디어화해서 K브랜드들이 세계에 자신의 브랜드를 알릴 수 있는 마케팅 활동을 할 수 있게 하고 싶다”며 “한국에 나와 보면 서울이 굉장히 힙한 도시가 돼 있다. 글로벌 럭셔리 브랜드나 새롭고 힙한 브랜드들이 한국에서 무언가를 하고 싶어 하는 니즈도 많다”고 말했다.

다만 본격적인 개발에는 시간이 걸릴 것으로 봤다. 남산타워 인근에 성곽이 지나가고 있어 문화재 관련 규제와 심의를 거쳐야 하기 때문이다. 강 대표는 “남산타워에 가보면 옆에 성곽이 지나간다”며 “문화재청 심의와 여러 규제가 있기 때문에 그런 부분을 차근차근 정리해 나가려 한다”고 했다.

당장 내년에는 노후 시설 개선부터 시작한다. 강 대표는 “내년에 하려고 하는 것은 일단 너무 노후화된 부분에 대해 사람들이 조금 더 쾌적하게 시간을 보낼 수 있도록 하는 소규모 개선 작업”이라며 “이후 정교한 플랜을 만들어 규제 당국 심의를 받는 부분까지 시간을 두고 정리해 나갈 생각”이라고 말했다.

남산타워 직영화는 유진그룹이 이날 발표한 미디어 사업 확장 전략의 한 축이다. 유진그룹은 향후 10년 동안 2조원 규모의 미디어 부문 투자를 하고, 앞으로 5년 내 미디어 부문 매출 5000억원 달성하겠다고 밝혔다. 또 K라이프스타일 분야 전문 미디어 인수와 기존 미디어의 인공지능 전환, 콘텐츠 펀드 조성도 하겠다고 강조했다.

강 대표는 미디어 사업의 수익 구조와 관련해 “기존 TV 광고 의존도를 낮추는 것이 현실적으로 중요하다”며 “해보고 싶은 사업은 데이터 사업과 오프라인 이벤트 사업”이라고 말했다. 남산타워 직영화 역시 광고 의존형 방송사업에서 벗어나 공간·콘텐츠·브랜드 마케팅을 결합하는 수익 다변화 시도로 풀이된다.

강 대표는 “YTN은 보도전문채널이고 방송법이 지향하는 언론의 공공성을 감안해야 한다”며 “YTN에 대해서는 신뢰 기반을 건드리고 싶지 않다”고 말했다. 그는 “YTN은 YTN대로 고유한 영역이 있다”며 “남산타워는 미디어는 아니지만 사람들의 집객이 강하게 일어날 수 있는 오프라인 공간 자체의 미디어적 기능이 있다”고 했다.

유진그룹은 K라이프스타일 분야 전문 미디어 추가 확보를 위해 국내외 복수의 사업자와 논의를 진행 중이다. 강 대표는 “사실 좀 진지하게 얘기를 하고 있는 데들이 몇 군데 있기는 하다”며 “그게 반드시 인수 차원은 아닐 수도 있다”고 말했다.

그는 “조인트벤처를 하자든지, 지분 투자를 해서 현지에 만들자든지 이런 이야기도 많이 하고 있다”며 “활발하게 진행되고 있다 정도로 말할 수 있다”고 했다. 유진그룹은 신뢰 기반의 에디토리얼 기능을 갖춘 미디어를 확보한 뒤 K컬처와 K인더스트리 콘텐츠를 결합하는 방안을 검토하고 있다.

다만 중앙일보 등 국내 대형 일간지 인수 가능성에는 선을 그었다. 강 대표는 중앙일보 인수 가능성을 묻는 질문에 “방송법에 보면 지분율 제한이 있다”며 “일간지를 가지고 있으면 지분율이 30%다. 중앙일보가 JTBC 지분 30%로 묶여 있지 않느냐. 저희가 그러면 10%를 팔아야 한다”며 “그건 아니다”라고 했다. 현행 방송법상 일간신문을 경영하는 법인은 보도전문채널 지분 보유에 제한이 있는 만큼, YTN을 보유한 유진그룹이 중앙일보 등 일간지 인수에 나서기는 어렵다는 취지다.


hong@heraldcorp.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