손은호·한철종 센터장 인터뷰
‘디스플레이 저탄소 기술 연구’
화학·전자硏, 2030년 개발목표
“최근 프랑스·스페인 폭염으로 인해 유럽의 환경 규제는 더욱 강화될 것입니다. 친환경 대체가스 기술개발에 성공하는 순간 중국과 격차를 더 벌릴 수 있는 ‘기술적 해자’를 구축할 수 있습니다.”(한철종 한국전자기술연구원 디스플레이연구센터장)
국내 디스플레이 업계가 글로벌 핵심 고객사의 탄소중립 요구와 유럽발 무역장벽 가능성에 대비해 저탄소 공정가스 개발에 속도를 내고 있다. 삼성디스플레이·LG디스플레이 같은 해당 기업은 물론 한국화학연구원·한국전자기술연구원 등 산·학·연 37개 기관이 ‘드림팀’을 꾸렸다.
이들 목표는 식각(Etching) 성능은 유지하면서도 기존 가스 대비 지구온난화지수(GWP)를 1000분의 1 수준으로 끌어내리는 것이다. 현재 유망 후보물질을 발굴한 단계로 2030년까지 개발을 추진 중이다.
저탄소 공정가스 개발 움직임은 글로벌 기업의 탄소중립 선언으로 구체화됐다. 애플·구글·델 같은 완제품 기업에서 공급망인 디스플레이 제조사에도 탄소중립을 요구하고 있다. 부품을 납품하는 우리나라 입장에선 발등에 불이 떨어진 셈이다.
디스플레이 탄소중립핵심기술개발사업을 주도하고 있는 손은호 한국화학연구원 계면재료화학공정연구센터장과 한철종 한국전자기술연구원 디스플레이연구센터장을 ‘K-디스플레이 전시회’에서 만났다.
한철종 센터장은 “자체 전자기기 제조 역량이 떨어지는 유럽이 중국을 견제하기 위해 탄소중립 스마트폰만 수입할 수 있다는 식의 규제를 만들 수 있다”며 “중국도 관련 기술 개발에 한창이지만 우리 입장에선 기회일 수 있다”고 설명했다.
장기적인 목표는 GWP가 수천에서 2만을 넘는 고탄소 온실가스를 대체하는 것이다. 현재 식각공정에서 사용되는 육불화황(SF6), 사불화탄소(CF4)과 유사한 성능을 구현하면서 GWP를 획기적으로 낮추려 한다.
한 센터장은 “기존 불화계 공정가스에서 불소 비율을 낮추고 수소·산소를 더하는 식의 연구를 하고 있다”며 “불화계 공정가스는 가벼운 성질이 있어 대기 중에서 오존층을 파괴했기에 이를 무겁게 바꾸는 것”이라고 말했다.
아직까지는 후보물질을 발굴한 초기 단계다. 신약 개발처럼 후보 가스를 찾아 생산 라인에 적용하기 전 연구기관에서 자체적으로 실험을 해본 뒤 최종 수요기업에서 검증을 하는 식으로 개발이 진행된다.
손은호 센터장은 “현재 후보군을 찾은 1단계 수준으로 2단계에 진입하면 파일럿 스케일 검증 및 실제 생산 라인 투입 전 랩 테스트를 마친 뒤 상용화를 준비하려 한다”며 “핵심은 150GWP 이하 물질을 찾아내는 것”이라고 말했다.
이어 한 센터장은 “수요기업의 니즈에 맞춰 독성은 있지만 성능이 뛰어난 물질부터 안전성이 보장된 물질까지 나눠 개발하고 있다”며 “수요기업에서 철저한 보안을 유지하고 있어 피드백을 받기 어려운 여건이지만 그럼에도 요구 조건을 충족시키려 한다”고 덧붙였다.
이정완 기자
jeongwan@heraldcorp.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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