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9일부터 학생부 영리 목적 취득·이용 금지

대형 입시업체 합격예측·AI 분석 잇단 중단

무료 서비스 사라지고 고액 상담 쏠림 우려

공공상담 수용력 한계…수험생 정보격차↑

지난 23~25일 서울 강남구 코엑스에서 열린 2027학년도 수시 대학 입학정보 박람회에서 한 대학교 부스에 오전 상담 예약 마감 안내문이 표시돼 있다. [연합]
지난 23~25일 서울 강남구 코엑스에서 열린 2027학년도 수시 대학 입학정보 박람회에서 한 대학교 부스에 오전 상담 예약 마감 안내문이 표시돼 있다. [연합]

[헤럴드경제=김용재 기자] 교육부가 학교생활기록부(학생부)를 활용한 사교육을 막겠다며 상업적 이용을 금지했지만 역효과를 우려하는 목소리가 나온다. 대형 입시업체의 무료·저가 서비스가 사라졌고 고액의 컨설팅만 남아 오히려 정보격차가 커질 수 있다는 지적이다.

28일 교육계에 따르면 학생부를 영업 목적으로 취득·거래하거나 이용하는 행위를 금지하는 개정 초·중등교육법이 오는 29일부터 시행된다. 이에 따라 학생들의 학생부를 수집해 유료 강의나 입시 영업에 활용하거나 학생부 분석 서비스를 운영하는 행위, 인공지능(AI) 학습 데이터로 활용하는 행위 등이 금지된다. 이를 위반할 경우 5년 이하의 징역이나 5000만원 이하의 벌금에 처한다.

해당 규정은 당초 졸업생이나 수험생의 학생부를 사고파는 행위를 차단하는 데 초점이 맞춰 준비됐다. 하지만 학생부 금전 거래를 넘어 이를 활용한 컨설팅과 합격예측 서비스까지 제한되자 입시업계의 혼란이 커졌다.

교육부가 학교생활기록부(학생부) 사교육을 막겠다며 상업적 이용을 금지했지만 역효과를 우려하는 목소리가 나온다. [챗GPT로 제작]
교육부가 학교생활기록부(학생부) 사교육을 막겠다며 상업적 이용을 금지했지만 역효과를 우려하는 목소리가 나온다. [챗GPT로 제작]

입시업계 “허용 범위 불명확”

대형 입시업체들은 법 위반 가능성을 감안해 학생부를 활용한 모든 무료 지원 서비스를 중단하거나 축소했다. 메가스터디교육은 약 20년간 운영한 대학 수시 합격예측 서비스를 중단했고, 종로학원도 무료 모의 지원 서비스를 멈췄다. 진학사는 AI 학생부 분석 서비스를 중단하고 교과 내신 등급 중심의 기능만 제한적으로 운영하고 있다. 유웨이도 법 시행 이후 일부 기능이 축소되거나 변경될 수 있다고 공지했다.

입시업계는 허용 범위가 불명확하다고 호소한다. 한 입시업체 관계자는 “교육부에 적용 범위를 질의해도 답변이 늦거나 담당자마다 설명이 다르다”며 “수시 원서 접수를 앞두고 서비스를 어디까지 운영할 수 있는지 판단하기 어렵다”고 말했다.

교육부는 공공서비스 등 입시상담 서비스를 활용하면 된다는 입장이다. 교육부에 따르면 수험생 본인의 내신 성적을 대입정보포털 ‘어디가’에 공개된 대학별 최종등록자 성적과 비교하는 정량 상담은 가능하다. 다만 자기 학생부와 과거 합격생 학생부 내신 성적을 비교해 합격 가능성을 진단해도 불법이다.

이번 조치에 따라 공공 컨설팅 서비스 이용 수요가 늘어날 가능성이 큰 만큼 교육당국은 이를 확대·강화할 예정이다. 한국대학교육협의회가 운영하는 ‘어디가’를 비롯해 시도교육청 진로진학센터, 각 대학의 입시상담 서비스를 확대 활용할 계획이다.

서울 강남구 코엑스에서 열린 2027학년도 수시 대학 입학 정보박람회를 찾은 수험생·학부모들이 상담을 받고 있다. [연합]
서울 강남구 코엑스에서 열린 2027학년도 수시 대학 입학 정보박람회를 찾은 수험생·학부모들이 상담을 받고 있다. [연합]

고액 컨설팅에 매달릴 우려도

수험생과 학부모들은 합격예측 서비스가 사라지면서 지원 전략을 세우기 더 어려워졌다고 지적하고 있다. 그동안 학교·교육청 상담과 여러 입시업체의 예측 결과를 비교해 지원 대학을 정했지만 올해는 활용할 수 있는 정보가 줄었기 때문이다.

고3 자녀를 둔 한 학부모는 “학교와 교육청 상담뿐 아니라 입시업체의 결과도 함께 비교해야 지원 대학을 정할 수 있다”며 “수시를 코앞에 두고 정보가 갑자기 줄어 막막하다”고 말했다.

특히 다수가 이용하던 무료·저가 서비스는 중단된 반면 고액 대면 컨설팅은 허용돼 사교육 수요가 양극화할 수 있다는 우려도 있다. 또 다른 입시업체 관계자는 “대형 업체의 공개된 서비스가 사라지면 (입시 수요가) 소규모 고액 컨설팅으로 이동할 수 있다”며 “정보 격차를 키우는 풍선효과가 나타날 수 있다”고 지적했다.

공공 서비스를 활용한 입시 상담에 수요·공급이 맞지 않는 것도 문제다. 대교협과 교육청의 수시 박람회 대면 상담 혜택을 받을 수 있는 수험생은 1000명 정도에 불과하지만 올해 ‘N수생’을 포함한 수험생은 41만명이 넘는다.

한편 교육부는 사설 학생부 컨설팅 관련 불법 신고센터를 가동한다. 학생부 종합지원포털 내 클린센터를 통해 사안을 접수한 뒤 구체성·심각성 등을 종합적으로 고려해 경찰 수사 의뢰 여부를 결정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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