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헤럴드경제=도현정 기자] 이란이 미국과의 공습 개시 국면에서 중재에 나선 오만에 호르무즈 해협 내 자국이 관리하는 구역을 오만 쪽까지 넓히는 방안을 제시했다.
이란은 오만과 호르무즈 해협을 양분하는 식으로 자리 잡고 있다. 이에 호르무즈 해협을 통과하려는 배들은 기뢰가 설치된 중앙 지역을 피해 오만 연안 쪽으로 가거나 이란 쪽 연안으로 바짝 붙어서 지나가야 한다. 지난달 종전 양해각서(MOU) 체결로 호르무즈 해협이 열리자, 미군은 선박들에 오만에 가까운 항로를 주로 안내해왔다. 선박들도 예측 불가능한 이란의 통제를 받는 구역보다 오만 쪽 연안으로 향하는 것을 선호해왔다.
이에 호르무즈 해협에 대한 통제권이 줄어들 것을 우려한 이란은 오만 쪽 구역까지 자국이 통제하는 것으로 해협 내 영향력을 강화하려 하는 것으로 보인다. 이란은 오만과 호르무즈 해협을 두고 합의가 이뤄지지 않을 경우 해협을 개방하지 않을 것이라고 주장하기도 했다.
카젬 가리바바디 이란 외무부 차관은 28일(현지시간) 이란 국영 IRIB 방송과 인터뷰에서 호르무즈 해협 통항 재개를 위해 한 방향의 통항로는 이란 영해, 반대편 항로의 일부 또한 이란 영해에 포함되도록 하는 방안을 오만에 제안했다고 말했다.
오만은 지난 11일 이란과 대화하면서 호르무즈 해협 통제권을 반으로 나눠 각자가 독립적으로 관리하자고 제안했다고 전해진다. 이에 가리바바디 차관은 호르무즈 해협의 통항로를 남북으로 나눠 이란과 오만이 별도로 관리하자는 오만의 제안을 거절했다고 전했다.
가리바바디 차관은 “장기적인 역내 안정이 확보되지 않는 한 오만의 제안은 이란의 안보 우려를 해소하지 못한다”라고 주장하며 “이란이 오만에 해당 회랑을 통한 통항 활동을 계속 허용했다면 그 결과는 어떠했겠는가?”고 반문했다.
그는 호르무즈 해협의 완전한 자유 통항을 허용할 수 없다고 밝히기도 했다. 자신들이 전쟁에서 거둔 성공을 불완전하게 한다는 이유에서다. 해협 통제권을 절대 놓칠 수 없다는 의지의 표현이기도 하다.
가리바바디 차관은 “이란의 정책은 호르무즈 해협이 결코 전쟁 이전 상태로 돌아가지 않는다는 것”이라며 “해협이 전쟁 이전 상태로 돌아간다면 이번 전쟁에서 거둔 우리의 성공은 불완전해질 것”이라고 주장했다. 그는 이어 “호르무즈 해협은 이란 안보의 일부이자 국가 방어력의 원천”이라며 “전 세계는 이란 이슬람 공화국이 방어 수단을 한층 업그레이드했음을 알아야 한다”고 말했다.
가리바바디 차관은 미국과 유럽 등 서방에 대한 위협도 서슴지 않았다. 그는 “호르무즈 해협에 근접하는 모든 유럽 선박은 우리의 합법적인 표적”이라고 위협했다. 미국 등 서방과의 협상 가능성에 대해서는 “상대방이 과거 협상에서 반복적으로 약속을 위반했는데 어떻게 우리가 새로운 협상에 나설 수 있겠는가?”라고 일축했다.
가리바바디 차관은 “오만과 합의에 이르지 못한다면 우리는 호르무즈 해협과 관련해 우리의 길을 계속 갈 것”이라며 “오만이 제안을 거부할 경우 호르무즈 해협은 계속 폐쇄될 것”이라는 위협도 이어갔다. 그는 “우리는 해협의 남부(오만 연안) 항로를 어떠한 방식으로든 절대 인정하지 않는다”고 거듭 강조했다.
한편, 로이터 통신에 따르면 오만은 지난 11일 이란과의 외무장관 회담에서 호르무즈 해협의 선박 통항을 2개의 분리된 경로로 관리하는 방안을 제안하면서, 자발적 통행료 징수 방안 등도 제시했다.
kate01@heraldcorp.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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