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리나라 전기요금, 일본의 반값 수준이지만
450kWh 초과시 누진제로 4인 가족 월 10만원
[헤럴드경제=배문숙 기자]우리나라의 전기요금은 주요 선진국 가운데 최저 수준이지만, 에어컨 사용으로 전력 소비가 일정 수준을 넘으면 누진제 영향으로 요금이 큰 폭으로 늘어나는 것으로 나타났다.
29일 한국전력에 따르면 2022년 기준 우리나라의 1인당 냉방 전력 소비량은 191.5kWh(킬로와트시)로 집계됐다. 이는 2020년 기준 1인당 766.2kWh를 기록한 미국의 약 4분의 1 수준이지만, 미국을 제외한 주요국과 비교하면 높은 편이다.
특히 여름철 기후가 비슷한 일본(2024년 기준 160.2kWh)보다 1.2배 많고, 이탈리아(123.8kWh)의 1.5배, 스페인(81.4kWh)의 2.4배, 프랑스(38.5kWh)의 5배, 독일(15.9kWh)의 12배에 달했다.
반면 전기요금은 주요국 가운데 가장 낮은 수준이었다. 지난해 우리나라 4인 가구의 7~8월 평균 전력 사용량인 419kWh를 기준으로 분석한 결과, 한국의 전기요금은 7만7760원으로 비교 대상 7개국 가운데 가장 저렴했다.
한전이 일본 도쿄전력, 프랑스전력공사(EDF), 미국 남캘리포니아에디슨(SCE) 등 해외 주요 전력사의 요금제를 같은 사용량에 적용해 비교한 결과, 해외 가구가 부담하는 월 전기요금은 한국의 1.4~3배 수준이었다.
국가별로는 일본이 16만5983원으로 한국의 2.1배였고, 미국은 19만3848원으로 2.5배, 독일은 23만149원으로 약 3배에 달했다. 프랑스와 호주도 각각 16만3609원, 16만3746원으로 한국보다 2.1배 높았으며, 비교적 전기요금이 낮은 홍콩도 10만8441원으로 한국보다 40%가량 비쌌다.
국제 에너지 가격 사이트인 글로벌페트롤프라이스닷컴 분석에서도 한국의 주택용 전기요금은 1kWh당 0.127달러로 조사 대상 144개국 가운데 81위에 그쳤다. 이탈리아(0.414달러), 독일(0.406달러), 일본(0.227달러), 미국(0.188달러) 등 주요국보다 낮았고, OECD 회원국 가운데서는 캐나다, 헝가리, 멕시코, 튀르키예만 한국보다 저렴했다.
다만 절대적인 전기요금 수준은 낮지만, 주택용 전기요금에는 누진제가 적용돼 사용량이 늘어나면 요금 증가 폭이 커질 수 있다.
여름철(7~8월) 주택용 전기요금은 ▷300kWh 이하(1kWh당 120원) ▷300kWh 초과~450kWh 이하(214.6원) ▷450kWh 초과(307.3원) 등 3단계 누진제로 운영된다. 기본요금도 300kWh 이하는 910원이지만, 300kWh를 넘으면 1600원, 450kWh를 초과하면 7300원으로 오른다.
이에 따라 에어컨 사용으로 월 사용량이 450kWh를 넘으면 최고 누진구간이 적용돼 전력량 요금 단가와 기본요금이 함께 올라 월 전기요금이 10만원에 육박할 수 있다. 지난해 여름 4인 가구 평균 사용량이 419kWh였던 점을 고려하면 폭염으로 냉방기기 사용이 조금만 늘어나도 최고 누진구간에 진입할 수 있는 셈이다.
한전 관계자는 “우리나라는 주요국 가운데 냉방 전력 소비가 높은 편임에도 전기요금은 상대적으로 매우 낮은 수준을 유지하고 있다”며 “다만 월 사용량이 450kWh를 초과하면 최고 누진구간이 적용돼 요금 증가 폭이 커질 수 있는 만큼 전력 사용량 관리가 필요하다”고 말했다.
oskymoon@heraldcorp.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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