교육감협의회 소집, 서울서 공개토론회
“학령인구 줄어도 고정비용은 그대로”
인공지능, 특수교육 예산도 더 필요 주장
예산당국-교육당국, 교부금 입장 평행선
[헤럴드경제=김용재 기자] 전국 시·도 교육감들이 학생 수 감소를 이유로 지방교육재정교부금(교육교부금)을 축소하거나 내국세 연동 구조를 개편해서는 안 된다고 한목소리를 냈다. 학생 수가 줄어도 학교와 학급 운영에 필요한 고정비용은 그대로인 데다 돌봄과 특수교육, 인공지능(AI) 교육 등 새로운 교육 재정 수요도 늘고 있다는 논리를 댔다.
대한민국교육감협의회는 29일 오후 서울 용산구 서울시교육청 대강당에서 ‘지방교육재정교부금 개편, 우리는 어떻게 대응할 것인가’를 주제로 지방교육재정 안정화를 위한 공개토론회를 개최했다.
이번 토론회는 기획예산처가 지방교육재정의 비효율성을 지적하면서 현행 교육교부금 산정 기준을 개편해야 한단 필요성을 제기하자 전국의 교육감들이 머리를 맞대고 대응책을 모색하는 자리였다.
현재 교육교부금은 중앙정부가 거둔 내국세의 20.79%를 자동 배분하도록 설계됐다. 교부금은 시도교육청의 주요 수입원이다. 반도체 섹터의 호황으로 내국세에 포함되는 법인·소득세가 크게 늘면서 자연히 교부금도 커진다. 이대로라면 내년 교부금은 100조원에 육박할 수 있단 전망도 나온다. 기획예산처는 학생은 주는데 교육교부금만 불면 재정 운용 효율성을 해친다며 현재 배분 구조를 고치려고 하고 있다.
교육감들은 세수 변동에 따른 교부금 감소와 교육청 적립 기금 소진으로 이미 일선 교육청의 재정 여건이 악화하고 있다고 강조했다. 학교는 학생 수가 아닌 학교·학급 단위로 운영되는 만큼 학생이 줄더라도 냉난방비와 시설 유지비, 교직원 인건비 등 고정비용이 그대로 발생한다는 설명이다.
서울의 상황을 보면 학생 수는 감소했지만 학교와 학급, 교원 수는 오히려 늘었다. 서울시교육청의 학생 수는 2021년 83만8837명에서 지난해 75만6698명으로 줄었지만 이 기간 학교 수는 1366개교에서 1387개교, 교원 수는 5만7954명에서 6만871명으로 증가했다. 학급 수도 3만8515개에서 3만9248개로 늘었다.
노후 학교시설 개선도 교육감들이 말하는 핵심 예산 수요 항목이다. 서울에서 준공 후 40년 이상 지난 학교 건축물은 전체의 34.3%를 차지한다. 40년 이상 된 건물 가운데 안전등급 C 이하인 건물은 156개 동으로 집계됐다. 석면과 샌드위치 패널 등 위험시설 제거와 스프링클러 설치, 내진 보강에도 지속적인 투자가 필요하다는 것이 교육계의 입장이다.
교원·학부모단체도 교부금 축소를 반대한다. 김동석 한국교총 교권정책본부장은 “교부금이 축소되면 과밀학급 해소가 지연되고 교원 정원 감축과 순회교사 확대, 학교기본운영비 부족으로 이어질 수 있다”며 “그 피해는 학생과 학부모, 교직원에게 돌아갈 것”이라고 말했다.
여미애 평등교육 실현을 위한 전국학부모회 운영위원장 역시 “2024년 학생 수는 8만명 줄었지만 사교육비는 2조1000억원 증가했다”며 “국가가 부담하면 모든 학생이 혜택을 받지만 가계가 부담하면 비용을 지불할 수 있는 가정의 학생만 혜택받게 된다”고 말했다.
정근식 대한민국교육감협의회장(서울시교육감)은 내국세 수입의 일정 비율을 교부금으로 배정하는 현행 연동 원칙을 유지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그는 “지방교육재정 문제는 단순히 학생 수 감소에 따라 교부금을 축소할 것인지의 문제가 아니라 국가가 교육을 어디까지 책임지고 미래 세대를 위해 얼마나 투자할 것인지의 문제”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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