주주배정 4468만주 발행…발행가 10월 확정

증권신고서에 “상폐 의사 없다” 명시

SK디앤디 CI [SK디앤디 제공]
SK디앤디 CI [SK디앤디 제공]

[헤럴드경제=안효정 기자] 사모펀드(PEF) 운용사 한앤컴퍼니(한앤코)가 포트폴리오 기업 SK디앤디 유상증자에 참여한다. 사실상 상장폐지 계획을 백지화하고 유동성 위기를 극복하려는 시도로 풀이된다.

1일 투자은행(IB) 업계에 따르면 SK디앤디는 지난달 28일 이사회를 열고 총 1367억원의 주주배정 유상증자를 결의했다. 예정 발행가액은 주당 3060원이며, SK디앤디는 보통주 4468만주를 발행한다. 이는 기존 발행주식 총수의 2.4배(240%)에 해당한다. 최종 발행가액은 오는 10월 초 확정된다.

이번에 조달하는 자금 1367억원은 전액 채무 상환에 투입된다. 오는 10월 만기가 도래하는 사모사채 상환에 620억원을 집행하고, 군포 트리아츠 지식산업센터 수분양자 중도금 대출 연대보증 이행에 747억원 가량을 사용할 예정이다.

이번 유증 배경으로는 SK디앤디를 둘러싼 자본시장의 환경 변화가 꼽힌다. 최근 제이알글로벌리츠, JTBC 유동화 차입금 부실 등 연쇄 악재로 신용 리스크가 급격히 확대됐다. 비우량등급(BBB급 이하) 기업에 대한 금융기관의 대출 및 채권 심사가 강화되면서 신규 차입이나 만기 연장을 통한 자금 조달에 난항을 겪게 됐다.

SK디앤디로서는 상업용 부동산 시장 침체로 주력 사업의 현금 창출력이 떨어진 터라, 기업 자체 가용 현금만으로는 유동성 압박을 감당하기 어렵다는 판단이 작용한 것으로 보인다. SK디앤디는 최근 공정공시를 통해 재무구조 개선 계획을 내놨는데, 여기에는 자산 매각과 유동화를 추진하는 동시에 자본을 늘려 부채비율과 차입금 의존도를 낮추겠다는 내용이 담겼다.

IB 업계 관계자는 “이번 유증은 SK디앤디의 극심한 자금난을 막고 기업을 살리기 위한 대주주 차원의 긴급 수혈 성격이 강하다”고 말했다.

시장 일각에서는 증자 방식에도 관심을 보인다. 이번 유상증자는 구주주 청약 이후 발생한 실권주를 미발행 처리한다. 최대주주인 한앤코는 배정 물량 전량 청약하겠다는 입장인데, 최종 지분율은 기존 주주들의 청약 참여율에 따라 달라진다. 최대주주의 지분율이 높아질 가능성이 있어 시장에서는 상장폐지 가능성에 주목했으나 SK디앤디는 증권신고서를 통해 ‘당분간 상장폐지나 공개매수를 추진할 계획이 없다’고 밝혔다.

업계 관계자는 “자금 수혈이 급박한 상황에서도 한앤코가 주주배정 방식을 선택한 것은 유증을 완성시키겠다는 의지로 읽힌다”고 전했다.


an@heraldcorp.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