조세지출 241개 중 115개 정비…종료·축소 등으로 2조5000억원 감축

하이브리드차 개소세 감면 종료…주담대 이자공제는 실제 거주자만 적용

생활과 밀접한 주요 조세지출 개편 [재정경제부 제공]

[헤럴드경제=김선국 기자] 정부가 비과세·감면 등 조세지출의 절반가량을 정비한다. 혼인과 출산·입양 관련 세액공제는 폐지하고 보조금 등 직접적인 재정지원으로 전환한다. 하이브리드 자동차에 대한 개별소비세 감면은 올해 말 종료하고, 전기차와 수소전기차 감면도 단계적으로 줄인 뒤 보조금으로 통합한다.

재정경제부는 3일 발표한 ‘2026년 세제개편안’에서 전체 조세지출 241개 가운데 115개를 정비하기로 했다. 정부는 관행적으로 일몰을 연장해온 조세특례를 원점에서 재검토해 20개는 종료하고, 17개는 재정지원으로 전환한다. 64개는 지원 방식과 공제 수준을 재설계하고 14개는 상시 제도로 바꾼다.

이번 정비에 따른 감축 효과는 총 2조5000억원으로 추산됐다. 이 가운데 조세지출을 보조금 등 예산사업으로 바꾸는 재정 전환 규모가 1조1000억원이다. 올해 전체 조세지출 전망치인 80조5000억원의 약 3%에 해당한다.

구윤철 부총리 겸 재정경제부 장관은 “조세지출을 지속해서 일몰 연장해오던 관행에서 벗어나 전체 241개 중 약 50%인 115개를 정비하겠다”고 말했다.

정부는 우선 정책 목적을 달성했거나 실효성이 낮아진 조세특례 20개를 종료한다. 하이브리드차 구매 시 차량 한 대당 최대 70만원의 개별소비세를 깎아주는 제도는 올해 말 사라진다.

근로시간 단축이나 일자리 나누기로 고용을 유지한 중소기업과 근로자에게 제공하던 고용유지 과세특례도 올해 말 종료한다. 직전 3년 평균보다 임금을 더 올린 기업에 소득세와 법인세를 공제해주는 근로소득 증대 세제는 2028년 말까지만 운영한다.

농협·수협 조합원의 융자서류와 예·적금 증서에 부과하는 인지세를 건당 최대 7만원 면제하는 제도도 올해 말 종료한다. 외국인 관광객이 특례 관광호텔에서 30박 이하로 숙박할 때 객실요금의 부가가치세를 돌려주는 제도는 2027년 6월 말까지만 유지한다.

세금을 내야 혜택을 받을 수 있어 저소득층에 상대적으로 불리하다는 지적을 받은 세액공제는 직접적인 재정지원으로 바꾼다. 출산·입양 세액공제와 혼인세액공제가 대표적이다.

현재 출산·입양 세액공제는 첫째 30만원, 둘째 50만원, 셋째 이상 70만원을 산출세액에서 공제한다. 혼인세액공제는 혼인신고를 한 해에 부부가 각각 50만원씩 생애 한 차례 받을 수 있다. 정부는 이를 폐지하는 대신 보조금 등으로 지급해 세금 부담이 적거나 없는 가구도 같은 지원을 받을 수 있도록 할 방침이다.

전기차와 수소전기차 개별소비세 감면도 단계적으로 축소한다. 내년 감면 한도는 전기차 200만원, 수소전기차 300만원으로 각각 100만원 줄어든다. 2028년에는 전기차 100만원, 수소전기차 150만원으로 낮아지고 2029년부터는 세제 혜택을 종료해 보조금으로 통합한다.

신용카드 소득공제 가운데 대중교통 이용액에 적용하던 추가공제도 폐지하고 관련 지원을 재정사업으로 전환한다. 도서·공연 등 문화비 사용액 추가공제는 총급여 7000만원 이하 근로자에게만 적용하던 소득 제한을 없앤다.

다만 추가공제 한도는 축소한다. 총급여 7000만원 이하 근로자는 현행 300만원에서 200만원으로, 7000만원 초과 근로자는 200만원에서 100만원으로 줄어든다. 구체적인 재정지원 방식은 기획예산처가 추후 발표할 예정이다.

주택담보대출 이자 상환액 소득공제 요건도 강화한다. 앞으로는 대출을 받아 취득한 주택에 실제 거주해야 공제를 받을 수 있다. 주택을 보유하면서 다른 곳에 거주하는 경우에는 장기주택저당차입금 이자 상환액을 소득에서 공제받을 수 없게 된다.

취학 전 아동 학원비의 교육비 세액공제 범위도 줄어든다. 체육과 음악, 미술 등 예체능 학원비는 공제 대상에 남지만 영어와 국어 등 교과 관련 학원비는 제외한다.

자영업자의 신용카드 매출액에 적용하는 부가가치세 세액공제 우대율은 현행 1.3%에서 1.2%로 낮춘다. 우대율은 3년 연장하되 우대 공제 한도는 폐지한다. 정부는 신용카드 사용 확대로 사업자의 과세표준을 양성화하려던 제도 목적이 상당 부분 달성됐다고 판단했다.

외국인 근로자에게 적용하는 단일 소득세율은 현행 19%에서 21%로 높인다. 내국인과의 과세 형평성을 고려한 조치다. 신성장·원천기술 투자세액공제는 국가전략기술과 마찬가지로 2029년 말까지 적용 기한을 두고, 세부 기술과 시설별로 지원 필요성을 주기적으로 재평가한다.

통합고용세액공제 대상에서는 대기업을 제외한다. 육아휴직을 마치고 복귀한 근로자에 대한 추가공제도 일몰한다. 정부는 조세지출을 줄이는 대신 취약계층에 직접 지원이 돌아가도록 재정사업을 보강해 지원 효과와 소득 재분배 기능을 높인다는 방침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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