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남도, 4일 18개 시·군 상수도부서장 긴급대책회의
밀양댐 저수율 33.2%…농업용 저수지 평균 40.4%
특별교부세 65억5000만원 등 160억 국비지원 요청
[헤럴드경제(창원)=황상욱 기자] 비가 내리지 않는 폭염이 장기화하면서 경남 지역 생활용수 확보에 비상이 걸렸다. 과수와 가축, 밭작물 등 농축산 피해도 빠르게 확산하고 있다.
4일 경남도와 기상청에 따르면 도내 강수 부족은 예년보다 훨씬 심각한 수준이다. 지난 6월 경남 지역 강수량은 93.9㎜로 평년의 49.8%에 그쳤고, 7월 강수량은 68㎜로 평년 대비 12.6% 수준까지 급감했다. 최근 1개월 누적 강우량도 68㎜에 불과해 평년 강우량 297.9㎜의 23% 수준에 머물고 있다.
폭염도 연일 기록적인 수준이다. 지난 2일 양산의 낮 최고기온은 42.5도를 기록해 1904년 기상관측 개시 이래 전국 최고기온 기록을 경신했다. 폭염과 가뭄이 겹치면서 도내 곳곳에서 생활용수와 농업용수 확보 우려가 동시에 커지고 있다. 주요 수원의 저수율도 빠르게 떨어지고 있다. 밀양시·양산시·창녕군 주민들의 주요 생활용수 공급원인 밀양댐 저수율은 3일 기준 33.2%까지 하락해 가뭄 경계 단계에 진입했다.
경남도는 도민들의 안정적인 생활·공업용수 공급을 최우선 과제로 두고 하천 유지용수와 농업용수 방류량을 단계적으로 감축하는 등 대응에 나섰다.
도는 이날 오후 4시 도 수질관리과 주재로 도내 18개 시·군 상수도 부서장이 참여하는 긴급대책회의를 열었다. 회의에서는 밀양댐 용수를 공급받는 지자체의 수요관리 대책을 점검하고, 시·군별 취수원 수위와 수질 상시 점검 체계, 비상급수체계 가동 준비 상황, 공공기관과 도민 대상 물 절약 홍보 방안 등을 집중 논의했다.
농업 현장 피해도 갈수록 커지고 있다. 도내 농업용 저수지 평균 저수율은 40.4%로 평년 대비 55.8% 수준에 그치고 있다. 이에 따라 도내 18개 시·군은 이미 가뭄 경계 또는 주의 단계에 들어갔다. 경남도는 저수율이 낮은 농업용 저수지 100개소를 대상으로 양수저류와 직접 급수 등 비상 용수 공급을 추진 중이다.
특히 과실 비대기를 맞은 배, 사과, 단감, 키위 등 노지 과수는 폭염과 토양 수분 부족으로 잎 시듦과 햇볕데임, 조기 낙과 우려가 커지고 있다. 고온·건조한 날씨가 이어지면서 응애류와 총채벌레 등 병해충 발생 밀도도 높아져 과원 관리 부담이 커진 상태다. 밭작물도 계속된 가뭄으로 생육 부진 현상을 겪으면서 수량 감소 우려가 나온다.
축산 농가의 피해도 이어지고 있다. 폭염 장기화로 가축 폐사와 생육 부진, 생산성 저하 사례가 잇따르고 있으며, 축사 내부 온도 관리 부담도 커지고 있다. 도 농업기술원은 현장 점검단을 운영해 적기 관수, 차광망 설치, 서늘한 시간대 약제 방제 등 긴급 기술지도를 강화하고 있다.
경남도는 가뭄과 폭염 장기화에 대비해 중앙정부에 총 160억원 규모의 긴급 국비 지원을 요청했다. 행정안전부에는 관정 개발과 급수차 지원 등을 위한 가뭄 대응 특별교부세 65억5000만원을 신청했고, 농림축산식품부에는 용수개발 사업비 등 98억원 지원을 건의했다.
또 폭염 취약계층 보호를 위해 도내 무더위쉼터 8200개소에 긴급 냉방비 8억2000만원을 지원했으며, 주요 쉼터 338개소는 야간과 주말까지 운영 시간을 연장하고 있다.
이재철 경남도 환경산림국장은 “기록적인 폭염과 극심한 가뭄이 동시에 이어지는 엄중한 상황”이라며 “생활용수 공급에 차질이 없도록 현장 점검을 강화하고 농작물과 가축 피해를 최소화하기 위해 시·군, 관계기관과 밀착 대응하겠다”고 말했다.
ook967@heraldcorp.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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